오강남 리지아나대 교수 (심층종교아카데미 강연)

오강남 리지아나대 교수는 3월 6일 김영사 서울사무소에서 ‘종교너머, 아하’가 개최한 심층종교아카데미에서 ‘문젯거리가 되고 있는 종교, 도대체 뭔가? - 닫힌 종교와 열린 종교’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오강남 교수는 종교계가 열린 마음으로 사회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종교 알아야 자기종교 알아
‘편가르기’이분법 분쟁의 원인
“열린 사고로 세계평화 이끌자”

비교종교학은 두가지를 상징합니다. 인간은 다 종교적이다. 종교가 없다는 것도 종교적으로 해석하면 종교인 것입니다. 인간 이외에 종교가 있는 동물은 없다. 라틴어로 ‘호모 렐리지우소스’입니다.
종교학은 막스 뮬러라는 독일 사람이 정립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에서 막스 뮬러가 동양의 종교를 모두 정리했습니다.

막스 뮬러가 한 말 중 가장 유명한 말이 ‘하나의 종교만을 아는 이는 아무 종교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사실 괴테가 한 말입니다. 괴테는 ‘하나의 언어만을 아는 사람은 아무 언어도 모른다’는 말을 했습니다.

내 종교가 좋다는 것을 알려면 내 종교보다 좋고 나쁜 다른 종교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 종교학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적어도 두 종교에 대해서는 깊이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다른 종교, 타 종교라는 말 말고 이웃종교라는 말을 씁니다.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내면적인 대화입니다. 세계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종교간 평화가 중요합니다. 그 첫걸음은 종교간 대화인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 wcc(세계교회협의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한 이 단체는 2차 대전을 겪으며 의식있는 종교인들이 ‘어떻게 기독교가 중심인 유럽에서 2차대전이 일어나는가’는 생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유대인들의 ‘샬롬’이 ‘평화’라는 말이고 이슬람이라는 이름 자체도 ‘평화’에서 나온 것입니다. 기독교도 예수님이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를 부르짖으셨습니다.

이 단체 사람들은 예수님 정신에서 우리가 화합하자고 봉사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자같은 사람들도 정신이상자나 죄인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내편이냐 니편이냐 편가르기 하는 것이 모든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이 것이냐 저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반대는 이 것도 저 것도입니다. 이분법적 사고에서는 평화가 없습니다. 서양 사상의 대부분은 이분법적 사고입니다. 동양은 비이분법적 사고가 있습니다.

조로아스터교가 페르시아 종교인데 유대인들이 포로로와서 살았습니다. 페르시아 왕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향으로 풀어줬습니다. 유대교에서는 그 무렵, 조로아스터교의 선신 악신, 천당, 지옥 등이 반영됩니다. 그 이후 유대교가 기독교, 기독교가 이슬람교 등으로 구조가 옮겨갑니다. 공산주의도 기독교의 세속적인 면을 축약해 구조에 반영했습니다. 가진 자와 없는 자, 고용주와 노동자 등으로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세계 평화를 원한다면 비이분법적인 사고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혹여 나쁜일을 하더라도 연민의 마음으로 감싸야 합니다.

한국에는 도법 스님이 계십니다. 도법 스님이 하시는 말씀은 자신이 간디에게 제일 영향을 받았다고 하십니다. 쌍용차 노동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 있는데 노사가 내편 니편으로 갈라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결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가장 강력히 한 분이 팃낫한 스님입니다. 내가 아프면 다른 이도 아프다는 것입니다. 원수가 아프다면 나도 아픈 마음이 있어야 평화가 온다는 것입니다. 달라이라마는 이를 ‘내적인 평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종교로 넘어가야 합니다.

서양은 이제 근본적인 배타적인 자세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더 배타적인 자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기독교 만이 진리다, 예수만이 이 세상 유일한 구원의 길이다.’고 근본주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류가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이 생태 위기, 경제 불균형 등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교가 열린 자세로 나서야 합니다. 교세 확장의 모습을 떠나 사회 문제에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필요한 때입니다. 새로운 시대 선교, 포교는 자기 교회ㆍ절의 신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를 함께 이끄는 것입니다.

오강남 교수는…비교종교학계의 석학인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종교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기독교를 중심으로 종교학을 공부했다. 비교종교학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1970년대 캐나다로 건너가 동서 종교와 철학에 몰두한다. 저서로 <예수는 없다>를 비롯해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종교로 읽다> 등이 있다.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