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의 길목에 사천왕이 있다면 봄의 길목엔 꽃들이 있다. 추웠던 겨울이 그 자릴 지나지 못하고 따뜻한 봄은 거기에서 시작된다. 2월 25일 경남 양산 통도사. 용화전 앞마당의 목련 나뭇가지에 꽃망울이 부풀기 시작했다. 까마득한 세월을 기다리는 미륵부처님 앞에서야 한 계절 바뀌는 것이 별일도 아니겠지만 미혹한 중생의 눈에는 꽃잎 한 장도 용화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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