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번뇌⑦ 두 종류의 중수번뇌와 십 종류의 소수번뇌

 수번뇌에는 전회에서 설명한 방일(放逸)ㆍ해태(懈怠)ㆍ불신(不信)ㆍ혼침(昏沈)ㆍ도거(掉擧)ㆍ실념(失念)ㆍ산란(散亂)ㆍ부정지(不正知)의 대수번뇌 8종류에 이어 2종류의 중수번뇌와 10종류의 소수번뇌(小隨煩惱)가 있다. 중수번뇌(中隨煩惱)는 무참(無慚)과 무괴(無愧)이고 소수번뇌는 분(忿)ㆍ한(恨)ㆍ뇌(惱)ㆍ복(覆)ㆍ광(誑)ㆍ첨(諂)ㆍ교(憍)ㆍ해(害)ㆍ질(嫉)ㆍ간(慳)이다. 이들 번뇌를 전부 합하면 수번뇌는 20종류가 된다.

이 중에 중수번뇌는 진리를 따르지 않는 오염된 마음이 번뇌가 일어날 때 항상 따라 일어나는 상태를 말하고, 소수번뇌는 항상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일어나는 번뇌를 말한다.

무참(無慚)과 무괴(無愧)는 근본번뇌가 일어날 때 항상 따라 일어나는 중수번뇌이다. 이 중에 무참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나 마음에 대해 자기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상태이다. 무참의 참(慚)은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고 수치스러워 하는 마음이다. 무참은 스스로 이러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나 마음에 대해 남에게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상태이다. 객관적으로 반성하는 마음이 없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올바른 지적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로 인해 죄를 저지르는 행동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소수번뇌에는 근본번뇌인 분노[瞋]와 함께 일어나기도 하고 일어나지 않기도 하는 세 종류의 번뇌가 있다. 그 중에 분(忿)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고 멀리하는 대상에 대해 화내는 마음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인데 특히 폭력을 행사하게 될 정도의 매우 격한 마음의 분노를 말한다.

난폭한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다음으로 한(恨)은 분에 이어서 일어나는 번뇌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원망하는 마음을 갖는 작용을 말한다. 한을 품은 사람은 그것을 억누르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와 같은 사람은 평상심을 갖지 못해 항상 번민하는 생활을 보낸다. 그 다음 분과 한에 이어서 일어나는 번뇌가 뇌(惱)이다. 뇌는 화가 나서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계속 더해져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에 따라 상대를 더욱 오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스스로 번민하는 상태이다.

복(覆)은 글자 그대로 덮는 것을 의미한다. 불이익을 당하고 명예를 상실 할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이 저지른 죄를 덮어 감추는 것이 복이다. 그러나 후에는 반드시 후회하고 슬퍼하게 된다.

광(誑) 또한 글자가 의미하는 그대로 속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자신만의 이익과 명예, 세간의 평판을 얻기 위해 마음속에 계략을 감추고 남을 속이는 거짓된 마음이다.

첨(諂)은 광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이익이나 세간의 평판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려는 마음이다. 다만 광이 계략적으로 남을 속이는 마음이라면 첨은 아첨을 통해 사람을 조정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은폐하려는 마음이다.

교(憍)는 거만하고 교만한 마음상태를 말한다. 자신의 외모나 행위 등에 도취되어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높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해(害)는 자비심이 없어 다른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 마음상태이다. 말하자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다.

질(嫉)은 질투하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여 다른 사람의 뛰어난 점이나 영화를 질투한다.
간(慳)은 인색한 마음이다. 자신만의 이익을 희구하므로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마음상태를 말한다. 재물이든 법이든 오직 자신만을 위해 모으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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