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끔 움켜쥔 것을 그냥 모두 놓고 살아 보세요

▲ 그림 최주현

발심할 수 있도록 한마디…

문) 받기 어려운 인간 몸 받았을 때 이 마음 도리를 알고 가야 될 것 같은데 제가 발심할 수 있도록 한마디 일러 주십시오.

답) 우리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고생은 되더라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됩니다. 미생물에서부터 수억겁 광년을 거쳐 오면서 얼마나 진화되면서 쫓고 쫓기면서 인간까지 이렇게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사람 몸 받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짐승의 몸으로 한번 태어나 보세요. 그 습이 붙어 가지고 짐승의 그 무명을 벗지 못한단 말입니다. 그러니 천 년 만에 한 번 벗거나 말거나 한다고 그랬습니다. 인간도 이 인간 몸에서 벗어나야 인간을 굴리죠. 자기를 굴리죠. 그 많은 중생들이 자기 몸속에 있는데 말입니다. 그 많은 의식들을 다 한마음으로 몰고 가려면 그래도 그 속에서 나오는 것쯤은 그 속에다 넣을 줄 알아야 되죠. 하인을 부려도 똑똑히 부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이 부처라면 바로 부처는 한생각을 내서 법신으로서, 보살로서, 이 중생들을 보살을 만들려면 그렇게 한마음으로 굴리고 리드해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럼으로써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화해서, 즉 말하자면 입자가 분자가 되고 분자가 그 보살이 돼서 수없는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들이 털구멍을 드나들면서 사람을 전부 삼십이응신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고 모든 것을, 누가 어떠한 말을 해도 순식간에 그냥 한 찰나에 드신다고 그랬어요.

그러니 모두 여러분 마음에 달렸어요. 여러분이 여러분 자체를 무시하지 마시고 여러분 육신 안에 들어 있는 그 중생들을 바로 딴 나무로 보시면 안 됩니다. 그게 바로 여러분이란 말입니다 여러분이 미생물에서부터 이렇게 올라온 그 과정을 모르걸랑 ‘네 속을 봐라, 네 속.’ 그러는 겁니다. 네 속에 다 들어 있다. 그러니 그 내가 있는 데서 그 공부를 하는 거지, 내가 없고 무슨 공부를 합니까? 그러니 큰 거부터 알려고 하지 말고 나부터 알면 모두 물리가 터지게끔 돼 있습니다.

당장 시급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문) 눈앞에 당장 어떤 시급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관하라고만 하시는데 제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어떨 때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정말로 그 방법밖에 없는 것인지요.

답) 이 세상에는 어느 집 어느 집 쳐 놓고 문제가,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수천에 달해요. 자기가 한 거만큼 그것이 그냥 일 년에 나올 수도 있고 몇 년에 나올 수도 있고 당대에 나올 수도 있고 2대에 나올 수도 있고, 또 이렇게 살아가면서도 될 만하면 안되고, 될 만하면 안되고, ‘야, 이건 자빠져도 코가 깨져.’ 이런 문제, 또는 유전성, 인과응보 이런 문제 등등으로 인해서 오는 그런 인연, 그 인연줄을 끊지 못하고 얽히고설켜서 앨 쓰는 걸 많이 봅니다. 이건 다 누구의 짓입니까. 다 자기가 한 거만큼입니다.

모든 어려운 거, 가난한 거, 외로운 거, 고독한 거, 어떤 우환 가환, 또 병도 그래요. 이것은 말로 할 수 없으리만큼 병들이 인간으로서는, 의학으로써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병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많은 까닭에 그런 걸로 인해서 왔다 할지라도 그것이 급한 게 아니라 그 뿌리를 끊어 주는 게 급하기 때문에 자기 근본을 찾으라는 겁니다. 그게 시급한 거예요. 그걸로 인해서 그게 끊어지니까요.

그런데 그것들은 모르고 “나는 지금 급해서 아주 발등에 불이 떨어지겠어서 왔는데 주인공 찾으래.” “저이는 저 남의 급한 걸 모르니깐 그렇지. 그래, 저 말이 나와?” 그럴 겁니다. 분명히 그럴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로부터 온 건지 당신네들이 모르니깐 그럽니다. 모든 일체 만법은 거기서 나오는 거, 거기다가 맡겨 놓고 살게 되면 바로 우환, 가환, 병 이런 모든 것을 거기 용광로에다가 놓는 셈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러면 새로 생산될 건 생산되고 바로 녹여 버릴 건 녹여 버리고 이렇게 해서 가환을 면하고 우환을 면하고, 가난을 면하고 내 마음의 지혜를 넓히고, 넓히면 넓힌 그 마음이 무기가 돼서 일체 만법을 자유스럽게 활용할 수가 있고, 그때에 내 근본의 인간이 거기에서 뚜렷하다 이겁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당장 급한 거 있으면, 물론 나부터라도 그러겠죠. 그것 때문에 지금 죽겠는데 공부할 새가 뭐 어딨냐고. 아니, 그게 바로 공부라는 이름이 아닌 나로부터 나온 거니까 나로부터 거기에다가 모든 거, 그런 저런 것을 다 맡겨 놔야 그것이 녹아 버리지, 만약에 나로부터 생긴 건데 거기다 놓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이 면해 돌아갈 수 있겠느냐는 얘깁니다.

그래서 석존께서도 육년 동안 앉아서 고행하실 때 그 모두 항복 받았다는 그런 얘기가 있죠? 항복 받은 것은 왜냐. 내 몸의 중생들, 모든 것이 자기가 공부하려니까 그게 모습을 바꿔서 자꾸 앞에 탁탁, 인연에 따라서 나오는 겁니다. 자기 모습이에요, 그게 다. 그런 걸 부처님께선 아시고선 ‘아, 이것은 바로 내 모습이로구나.’ 하는 걸 알기 때문에 다 항복을 받은 거예요. 자기가 억겁을 통해서 살던 그 습의 모습을 다 항복 받은 거라 이겁니다. 이 원점 한 점에다가, 입자 하나에다가 그냥 모두 몰아친 거죠. 그러니 항복을 받았다 이 소립니다. 그렇게 항복을 받을 것 같으면 우리 살아나가는 데 지탄이 없어요.

그런데 모두들 그냥 아무렇게나 그냥 우연히 온 거고, 무슨 이유가 많아서 이렇게 이렇게 됐기 때문에 이런 병이 났다 그러고, 의학적으로도 그렇고 과학적으로도 그렇고, 요건 요렇고 요건 요렇고 요렇게 내놔야 그것이 아주 철두철미하다고 하는 거죠. 그러나 철두철미한 거는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안으로부터 철두철미해야 바깥으로도 철두철미한 겁니다. 내가 안으로 눈이 밝고 청림해서 오고 감이 없이 그 오관을 다 내가 부릴 줄 알고 소소영영하게 철두철미하게 찰나찰나 응용을 할 때 그것이 아주 참인간의 모습이죠. 그 모습도 허망한 모습이 아니라 영원한 모습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그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거, 누구 탓하지 말고 모든 건 자기 이 자원에 있다. 모든 건 거기에다가, 거기서 한 일이니까 거기에 놔라. 그런다면 수억겁을 거쳐서 나온 어떠한 잘못, 과오가 있다 할지라도 거기서 한 거니깐 거기다 놓는 거뿐입니다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나하나를 닥치는 대로 마다하지 말고 녹여라 이겁니다, 선이든 악이든. 악을 녹이려면, 인과를 녹이려면, 유전을 녹이려면, 업보를 녹이려면 바로 내가 한 거마저도, 내가 잘했다는 거마저도 놔야 그것이 놔진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잘했다 못했다를 몽땅 믿고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낱낱이 생각해서 참 주저주저하고 ‘야, 이렇게 된 도리에서 내가 이렇게 하니까 요거 조금 좀 낫게 되면 어떻게 해야겠다.’ 이러거든요. 그럼 벌써 이미 걸린 겁니다. 당장 죽게 된다 할지라도 탁 넘어설 줄 알아야 돼요. 그래야 그것을 다 녹일 수가 있는 거예요. 이게 시급한 겁니다. 이게 놓는 거부터, 맡겨 놓는 거부터, 믿는 거부터, 물러서지 않는 거부터 이걸 배워야 그것이 다 홀랑, 나중에는 다 점차적으로‘아이구, 이런 게 언제 이렇게 없어졌지?’ 하고 어느 때 보니까 항상 봄처럼 웃고 살게 된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어떠한 지탄과 어떠한 가난과 어떠한 문제가 닥치더라도 그것을 주인공에 맡겨 놓고, 진짜로 주인공이 모든 업보와 그 인과응보와 유전을 다 녹여 주고 삶을 보람 있고 생동력 있게 끌고 가는 바로 길잡이라고 생각하고 물러서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 사람이 살아나가다 보면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저는 잘 판단이 되질 않아서 머뭇거려질 때가 많습니다. 이것도 주인공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그럴까요?

답) 사실 결정짓는다는 건 인생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가 생각을 깊이 해야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평상시에 어렵지 않게 살면서도 한번 뒤집는 그런 거를 생각해 보세요. 뭘 가지고 뒤집는다고 그러느냐 하면은 ‘이건 잘못될 거다’ 이렇게 생각할 때에 ‘이건 잘될 거다’ 하고 뒤집는 거 말입니다. 번연히 잘못된 걸 알면서도 잘될 거다 하고 뒤집는 거, 무조건. 이게 아주 필요합니다.

자기는 과거 정신계하고 자기 현실 물질계하고 포함이 되어서 지금 살고 있어요. 그런데 포함이 된 사실을 모르고 그렇게 자기를 쓰지 못한다면 보이지 않는 데서 일어나는 무슨 일들을 어떻게 갈망합니까. 그리고 어떻게 결정을 짓고 일을 합니까. 내일 일을 모르고 모래 일을 모르는데 어떻게 결정을 해요? 그러니까 과거 자기란 살아나가는 데 결정적으로 일을 하고 결정적으로 결정을 짓고, 모든 거를 화해서 바꿔서 일을 하고…. 이렇게 하는 자기가 있어요. 자기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자기의 뿌리, 나무의 뿌리와 같이 자기가 있다고 꼭 생각하세요. 있으니깐 지금 움죽거리고 말을 하고 모두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하고 살아요.

그런데 사회에서 지금 살아나가는 건 살아나가는 거로되 사회에서 살아나가는 건 이건 잘못된 거다, 이건 잘된 거다, 이렇게 똑똑하게 따지는 것을 사회인이라고 하죠. 그거를 그렇게 똑똑하게 못 보고 그런다면 참 사회인이 똑똑하게 못 살죠.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말을 하느냐. 그래 사회인도 이렇게 똑똑히 보되 저거는, 얼른 쉽게 말해서 회사가 부도가 나서 지금 아주 위기에 걸려 있다, 저건 망하지 않고는 안 된다 그럴 때 어떻게 생각을 하시겠어요? ‘저거, 저 회사 또 망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겠죠? 그런데 우리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는 안 돼요, 절대로. 그건 왜냐하면 피바다를 일으키고 싸우는 싸움터나 마찬가지예요, 그게. 왜냐하면 회사 하나에 사람 살아나가는 그 인력이 얼마나 많이 거기에 붙어서 삽니까. 그러면 하다못해 애들까지도 그냥 살 수가 없이 가정에서 울고 기가 막히게 가슴에 멍이 들어서 앨 쓰는 사람이 허다 많아요. 받을 돈은 많지만 그게 부도가 나서 없어지면 받을 돈도 아주 영 없어진다는 소리예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거는 무슨 이게 옳고 그게 옳고 이렇게 따져서 될 일이 아니죠. 생각이 어떠세요? 따져서 될 일이 아니죠.

그래서 이건 보이지 않는 여러분의 자성불이 통신을 해서 모두 아래의, 즉 말하자면 하늘과 땅, 이 풍신 바람신, 이 물, 즉 말하자면 용신 그런 분들이 모두 한데 합쳐서 일을 하게 되니까 뭐가 좀 살게끔 돈 못 받던 사람도 받게끔 일이 퍼지죠. 그렇게 보이지 않는 데서 일을 해야 회사뿐이 아니라 가정도 모두 살게 되죠. 그래 여러분의 모습이 그런 자리를 잡아야 저 불국사의 다보탑이라고 하는 그런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니까 자기 몸 안에, 내면에 다보탑이 되어 있다. 아주 맥반석처럼 튼튼하게 되어 있다. 그걸 가지고 주장자라고도 하고 그걸 한자리라고도 하죠.

그렇다면 그거는 무조건이죠. 무조건 결정을 지어야죠. 그거는 모든 사람이 아니라 일이백이 아니라, 가정도 일이백 집이 아니고 그러니까 무조건 살아야 되는 결정을 지어야죠. 군소리도 필요 없죠. ‘너는 이렇게 되어야 살게 되지 않겠어?’ 하는 그런 생각이죠. 그 생각이 아주 중요해요. 그 생각이 천지를 진동을 한다고 그랬어요. 그 생각이 그냥 부실하게 이렇게 다니는 게 아니고 바람을 통하고, 즉 말하자면 용신을 통하고 전부 통해서 이게 통신이 되는 거죠. 그리고 한 순간이죠. 한 찰나예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그러한 것을 꼭 알아야 되겠다.

언젠가 어떤 사람이 차사고가 크게 났는데 돈을 줘야 할 사람은 너무 가난하고 어려웠어요. 근데 이 공부를 하기 시작을 했어요. 그래서 뭐라고 그랬느냐 하면 “무조건 된다고 해라. 무조건 된다고 한다면 뭐가 달라지느냐 하면 그 쪽의 마음도 달라지고 네 마음도 달라지고 결정적인 일이 성사가 된다.” 아니나 달라요? 그쪽에서는 그 형세를 다 조사해 보고선 저거 하니깐 “보시한 셈 치지.” 하고선 받질 않았답니다. 그래, 그거를 무조건 받지 않는다고 해서만이 아니라 그 마음이 달라진단 말입니다. 내가 결정을 지으면 그쪽 마음도 달라지고 이쪽 결정도 모두가 달라진단 얘깁니다.

이 결정적인 문제를 단호히 뒤집을 줄 알아야 합니다. 뒤집으면 안될 거를 뒤집는다면 됩니까? 이렇게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돼요. 왜냐? 상대방도 달라지니까. 사람의 마음이 같아지니까. 그래서 묘법이라고 그러죠. 진짜로 믿고 참 귀하게 생각하셔야 돼요. 정말 말로는 어떻게, 말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리만큼 귀해요.

가정에서도 뭐가 이게 돈을 받지 못했다든가 밥을 굶는다든가 이런 문제가 나올 때 ‘이건 굶지 않고 꼭 먹어야 돼.’ 하고 먹게끔 아예 결정을 지어 버린다면 꼭 먹게 되죠. 근데 못 먹게 결정을 지어버린다면 못 먹게 됩니다.

알고 보면 여러분이 이 세상을 다 자유스럽게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자력을 가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자기 하나 어쩌지 못해서 어찔어찔하고 피곤하게 산다면 그건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이 아니죠. 자기 길을 살려서 공용으로다가 씀씀이를 쓰니까 모두 더불어 같이 하는 거죠. 그러니깐 무조건 어떠한 악한 일이 상대방에 있다거나 그래서 이거를 해결을 해야 할 텐데 한다면 이건 해결을 선하게, 그냥 주인공에다가 놓고 해결을 하도록 하시도록 하세요. 그렇게 하려면 믿어야 되겠죠.

이 소리가 우습게 들릴는지 모르지만 여러분을 세세생생에 이끌어 갈 수 있는 자력을 얻는 겁니다. 정말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믿고 그렇게 하는 분들에 한해서는 식구들도 다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지나가다가 어떠한 불쌍한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을 건지는데도 그 능력이 주어져요.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차근차근히 생각하세요. 차근차근히 하나서부터 그저 조그만 거든지 큰 거든지 사유를 따지지 말고 그냥 자기 앞에 닥치면 닥치는 대로 그냥 맡겨 놓되 그냥 잘되게끔 결정을 지으시란 말입니다. 무조건, 따지지 말고 무조건 결정을 좋게, 살 수 있게 결정을 지으세요. 모든 거를 다. 내가 이런 되지 않을 거를 이렇게 결정을 짓고 살 수가 있나 그러지만 상대방에서도 살 수 있게끔 만들어요. 그게 거짓말인 줄 알지 마시고 그렇게 안되든 되든 무조건 해 보세요. 무조건 해 나가면 몸에 마음에 배요. 그러면 ‘참 감사하구나. 이런 법이 있었던가.’ 하고 하늘을 쳐다보고 하루 종일 울다가 땅을 내려다보곤 웃을 일이 생길 겁니다.

알고보면 여러분은 이 세상을 다 자유스럽게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자력을 가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자기 하나 어쩌지 못해서 어찔어찔하고 피곤하게 산다면
그건 마음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니지요.
그러니까 어떠한 악한 일이 있다거나 그래도
그냥 주인공에다가 놓고 해결을 하세요.
그렇게 하려면 믿어야 됩니다.
그것이 여러분을 세세생생에 이끌어 갈 수 있는
자력을 얻는 길입니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아요

문) 살다 보니 이 몸이 말을 안 들어 고생하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배신감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말 못할 사연이 많은데 살기가 싫을 정도로 정말 세상살이가 만만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절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데 살림 형편이 어려워 벌이를 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우리가 지금 제일 중요한 게 뭐냐. 우리가 깨닫는 게 중요한 겁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이 깨닫는가. 그런데 깨닫기 이전에 모두 살아나가면서 극하게 욕심을 부리고 극하게 집착을 가지고 아주 극히 그 모든 사물에도 그냥 많은 생각들을 하시기 때문에 거기에서 사람 사는 게 많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극히 그 욕심 안 내는 것만치 다 갈 수 있다 이런 소립니다. 여러분이 때로는 병이 들고 때로는 집안이 안되고 사는 게 힘들고 뭐 어쩌니 저쩌니 그런 일들이 너무나 많아요. 가지가지죠, 뭐. 어떻게 고것뿐이겠습니까.

새록새록 너무 천차만별로 많은 그 뜻을 제가끔들 이렇게 움켜쥐고 사시는데 그 움켜쥔 것을 그냥 놓고 사세요. 왜냐하면 그걸로 인해서 내일 죽는다 이따가 죽는다 하더라도 죽는 거를 겁내지 않는다면, 죽는 거를 겁내지 않고 나를 버린다면 살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죽을까 봐 겁을 내니까 이게 그 겁내는 반면에 모든 게 틀어지고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 거죠. 겁을 내지 않고 부지런히 뛰고 부지런히 한다면 뭐가 안되겠습니까.

여러분이 이렇게 이 땅에 앉아서도 마음을 그렇게 태연하게 가지고 살 수만 있다면 불구덩이도 들어갈 수 있고 물도 건널 수 있고 어떠한 마구니 틈에도 벗어날 수가 있다는 얘깁니다. 가면 가는 대로 말입니다. 우리가 지금 마음공부다 하는 이 길은 대로가 돼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좁고 아주 엉망으로 된 길입니다. 그 길을 갈 때에 어떠한 것이 닥치더라도 다 치우고 그렇게 가야 되겠죠.

여러분이 지금 살림을 하고 모두 살고 계신데 그 살림을 하면서 이 공부 한다고 앞에 닥치는 거를 등한시하고 살면 결국 나중에 그걸 또 해야 되니까 내 앞에 닥친 거는 누구한테 밀지 말고 꼭 여러분 자신들이 하셔야 됩니다. 그렇게 하고 살다 보면 그 길이 어지반 어지반 다 당도해서 갈 때가 있죠.

그런데 하날 가지고 붙들어매 가지고 그걸 집착을 하고 그런다면 그거 어느 때에 벗어나게 되겠습니까. 거기에 매달려서 애를 쓰지 마시고 그냥 죽는다 산다를 떠나서 그냥 사신다면, 모두 나와 더불어 몽땅몽땅 놓는다면 바로 뛰어넘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마음으로 괴롭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거는 인간공장에서 인간을 만들려고 이렇게 하고들 가는 거니까 그저 내 앞에 닥치는 대로 마다하지 말고 그냥 여여하게 하고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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