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1.2>

김시연 지음/은행나무 펴냄/1만2천원
<이몽>은 강화도령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비운의 조선 왕 철종을 150년 만에 재조명한 소설이다. 권문세도가들이 장악하던 조선 후기 신권 사회에서 성군이 되길 원했으나 허수아비왕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던 철종. 이 작품은 왕으로서가 아닌 인간 이원범(철종)의 숨겨진 삶과 비극적 사랑을 통해 철종을 인간적으로 재조명하며 잘못 인식된 철종의 역사를 바로잡는다.


철종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한 축으로, 철종과 흥선군, 순원왕후와 조 대비, 왕을 지키려는 충신들과 세도가들의 서로 다른 꿈과 야망을 드라마틱하고 박진감 넘치게 펼쳐 보인다. 저자가 6년간 집필에만 몰두해 완성한 <이몽>은 사옹원과 내시, 왕실 의식, 풍속 등 그동안 소설과 드라마에서 왜곡시켰던 것들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으로 쓰였다.


노련한 방송작가 출신답게 무겁고 어려운 역사를 영상미 넘치는 문장과 압권의 스토리,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되살려낸다. 임용한, 김인호 등 권위 있는 사학자들이 작품 감수를 마쳤으며 철저한 고증과 개연성을 확보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조선시대부터 사용하던 순우리말을 발굴해 전문가들로부터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녹여 낸 결정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 소설은 누명과 왜곡과 냉대로 만신창이가 된 채 역사와 백성들에게 잊혀진 철종의 숨겨진 삶을 누이처럼 때론 학자처럼 애틋하고 정갈한 시선으로 복원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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