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운달 스님.
최근 어느 비구니 스님이 조계종단에서 추진 중인 승려노후복지시설 건립 추진을 놓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시설 건립에 필요한 예산지원 사찰 10곳 가운데 비구니 사찰은 한곳도 지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총무원 집행부의 고의적인 행정처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그동안 우리종단의 비구니에 대한 소외와 인식부족이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를 통해 최근 전국비구니회와 비구니 중앙종회의원들이 주장하는 비구니부의 신설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분명 조계종 종헌에는 비구와 비구니가 2부승가의 구성원으로 명문화되어있다. 구성원 가운데 절반인 7000여명이 비구니인 것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현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취임과 동시에 총무원 문화부장으로 비구니 스님을 임명하기까지 했다. 종단 내 비구니가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려는 종법에 규정된 것이 아니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라고 하는 21세기는 종교 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따라서 우리불교가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의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대사회 지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는 비구니의 활용과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이제 조계종은 비구니 전담기구의 신설을 통해 비구니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ㆍ활용하기 위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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