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품은 중생을 위한 복의 그릇이요 참된 진리에 이르는 길이니 누구라도 보시의 공덕을 생각하거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내라. 베품은 널리 평등하게 골고루 하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아야만 베푸는 마음속에서 나를 만나 구제받는 인연을 맺으리라. <증일아함경>

광주지검 목포지청에서 일명 ‘고구마와 벌금 사건’이 벌어졌다. 3월 18일 대검 홈페이지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번 사건을 접한 이들은 잔잔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3년 전 고구마를 길거리에서 판매하기 위해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돼 7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하루 생활하는 데도 빠듯했던 터라 벌금을 갚지 못했던 그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 벌금을 받지 못하는 속칭 ‘깡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목포지청 징수기동반에 의해 16일 검거됐다.

그러나 직원들은 평소와 같이 벌금 미납자를 구인해 노역장에 유치하지 못했다. 벌금집행을 위해 방문한 그의 집은 영세민 생활보호 대상자로 배우자가 지체장애 3급이었고 자녀 2명은 중ㆍ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딱한 사정을 안고 있었다.

가장인 그가 노역장으로 유치되면 가족을 부양할 수 없었다. 직원들은 해결책을 찾아 나섰고 그가 팔려고 사놨던 고구마를 사들이는 것으로 도움을 줬다. 고구마 판매대금으로 그는 벌금 70만원 가운데 절반을 납부했고 나머지는 분납키로 약속했다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은혜를 아는 깨끗한 믿음으로 남에게 베풀면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그가 있는 곳 어디라도 그림자처럼 복된 갚음이 따르니 인색한 마음을 버리고 조건없는 깨끗한 베품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셨다. 이번에 조건없이 도운 목포지청 직원들은 진정한 보시의 공덕을 쌓은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도움을 받은 그 역시 앞으로 베품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게 되지 않을까. 요즘 같이 힘든 세상, 작은 온정이 모인 따뜻한 보시로 마음이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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