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수류화개
“사회가 어려워지는 만큼 10여 년 간 그려온 선묵화를 모두 내놓을 생각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차와 선에 심취하여 10여 년 전부터 선묵화를 그려온 김화백은 “차와 불교는 나눔으로 귀결 된다”며 “30년 그림인생을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2005년도에는 나눔의 마음으로 살고 싶다.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눠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화백은 본지 뿐 아니라 2005년도에 강릉 자비원과 김흥국 장학회, 심장병재단에도 선묵화를 기증할 계획이다.

30여 차례 개인전과 200여회의 국내외 초대전을 개최한 김화백은 굵고 활달한 필력으로 동양화의 모든 분야에 능해 독창성 있는 한국화가로 정평이 나 있다.

김창배 화백
“‘찻잔은 내 몸이고, 차는 내 마음’이라 생각하며 먹을 갈고 그림을 그린다”는 김화백은 “홀로 조용히 마음을 관하고, 그 마음 그대로 그림을 그리고 표현하다보니 차와 불교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김화백의 그림에는 고사성어나 선시, 작가가 받은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유독 많다.

충남 서산의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태어난 김화백은 어린시절 문설주에 걸려 넘어지면서 큰 가마솥에 빠져 사경을 헤매야 했다. 죽음의 고비를 겨우 넘기자 집안에서 '부처님의 은덕' 이라며 어린 김화백을 마을 인근의 절에 보냈다.

절에서 생활한 1년의 추억은 훗날 김화백이 불교와 차 그리고 선묵화에 심취하는 계기가 됐다.

김화백은 대학시절부터 염불소리에 심취하여, 그림을 그릴 때면 꼭 염불테이프를 틀어놓고 작업한다. 염불소리를 들으며 작업하다보면 마음이 저절로 맑아진다고.

단원 김홍도의 맥을 잇는 북종화의 대가였던 고(故) 금추 이남호 선생의 수제자인 김화백은 “가능하면 불교의 정신, 달마의 행적을 더듬어가면서 그림을 그리려고 애쓴다"고 말한다.

군포불교신도회 회장을 역임한 김화백은 “불교와 차 문화의 포교를 위해 선묵화를 그린다”고 말할 정도로 포교열정이 남다르다.
선묵화 달력을 25년간이나 만들어 보급해온 것은 물론 정보통신부 그림공모에 참여해, 차와 선을 표현한 선묵화 연하장을 전국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98년부터 <한국의 달마> 2권을 비롯해 <선방풍경> <차한잔의 풍경> <차한잔의 인연> <차한잔의 명상> <붓가는대로 마음가는대로>등 글과 그림을 조화시킨 화문집도 7권이나 발간했다.

김화백은 더 나아가 선화의 세계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0년 인사동 사거리 성보빌딩 3층에 30여평 규모의 상설전시관인 담원 갤러리를 열었다.

“전통의 거리 인사동에 불교가 없다. 그래서 선화를 전문 전시관을 열게 됐다”는 김화백은 현재 담원 갤러리에 달마도와 스님과 일반인들의 일상을 그린 선묵화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담원 갤러리는 누구나 찾아와 명상음악을 들으며 국산차를 마시고, 선묵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365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02) 736-7445

한편 현대불교신문은 김화백의 기증그림을 2005년도에 국내외 전시회 및 인터넷 또는 지상전시회를 통해 판매한 뒤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02) 722-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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