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손잡기’ 소녀가장 결연

“엄마 아빠가 새로 생겼어요”
소년소녀가장 결연사업을 전개해온 나눔의 손잡기 캠페인에 결연신청한 경기도 고양시 김성권 거사와 손혜숙 보살이 3월 22일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 추천으로 후원가족을 만났다.

강북구 번동초등학교 4학년 이슬비의 집을 방문한 손혜숙 보살은 주방을 둘러본 뒤 가장 먼저 40kg들이 쌀 한포대를 주문해야 했다. 슬비네는 쌀이 떨어져 며칠간 라면으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 1급 외할아버지 이영치씨, 외할머니 전정자씨와 번동 임대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슬비는 어릴 때 어머니 아버지가 가출해버렸지만 밝고 착하게 성장했다. 남들처럼 학원에는 못가지만 매일 인근 복지관에서 하는 방과 후 학교에 꾸준히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다.

지난해 9월까지 외할아버지가 지하철에서 껌을 팔아 월 10~15만원, 외할머니가 취로사업으로 월 16만원정도를 벌어왔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1급 시각장애인 할아버지가 앞을 보지 못해 3층높이에서 떨어진 후 거동을 못하게 되고, 병원비마저 빌려서 갚다보니 임대아파트 관리비와 임대료가 밀려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이 됐다.

이날 슬비집을 방문한 손혜숙 보살은 “매달 후원을 조금씩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자주 찾아와 엄마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번동의 2층건물 허름한 5평짜리 옥탑방에서 동생 홍은지와 외가쪽으로 5촌뻘 되는 할아버지 박해룡, 장애인 할머니 김옥자씨와 살고 있는 정신지체 장애인 소녀가장 홍지수(정의중 2)네를 방문한 김성권 거사.

지수의 외할아버지 박해룡씨가 “지난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월 5만원씩 후원해주던 후원자가 끊겨 어렵게 살아왔다”며 “아이들을 위해 큰마음을 내줘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먼저 감사함을 표했다.

김 거사는 손사레를 치며 “작년까지 사회에서 잘나갈 때만 해도 이웃을 어려움을 잘 몰랐다”며 “지난해 병을 얻어 어려운 지경에 놓이다보니 불교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고, 그러면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거사는 “지금 쓰고 있는 생활비를 줄여 지수자매가 밝게 자랄 수 있도록 나눠주겠다”며 “가족과 함께 자주 찾아와 오래도록 인연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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