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발해사 연구는 문헌적인 연구에 그쳐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발해의 역사유물들을 실증적인 자료로 남겨, 발해에 관심이 많은 연구자들을 돕기 위해 이번 <발행성곽>을 발간했습니다."

1949년 연변대 대학생 신분으로 발해 정혜공주묘 발굴 사업에 참가하면서부터 한평생을 발해사 연구에 바친 방학봉 교수(73, 중국 길림성 연변대, 역사학)가 최근 발간한 <발해성곽> 출판기념회를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갖는다. 방교수가 <발해성곽>도감 발간을 계획한 것은 지난 94년 고구려와 발해의 활동무대인 만주 답사를 하고 있는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을 만나면서부터. 이 때 법륜스님과 방 교수는 역사를 복원해 민족의 발자취를 더듬고 민족문화의 정화를 계승하고자 하는 것에 의기 투합하게 됐다.

“법륜 스님과 한국 불자님들의 정신적, 물질적 후원을 통해 발해성곽의 사진자료화가 가능했다”고 말하는 방 교수가 책에 실은 발행 성곽은 모두 277개에 이른다. 방 교수는 평지성 132개, 산성 113개, 보루 32개 등 만주 전역에 펼쳐져 있는 발행성곽을 도보로 현장답사했다.

생사 위기를 수차례 넘기는 등 역경 끝에 탄생한 <발해성곽>은 현재 중국역사 학계에서도 훌륭한 연구업적이라는 뜻의 ‘진서(眞書)’ 평가를 받고 있다.

“글을 쓸 수 있는 순간까지 발해사 연구를 하겠다”는 방 교수는 앞으로 발해성곽의 크기, 형태, 특징을 밝히는 <발해성곽연구>(가칭)의 발간과 발해사의 문헌학 자료를 총망라한 <발해국지장편>의 한국어 번역에도 곧 착수할 계획이다.

강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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