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쁘다.” “시간이 없다.”

자, 지금 자신에게 물어보자. 위에 나열한 두 마디를 오늘은 몇 번이나 했던가?

바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로 치부되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다.

한자어로 바쁘다는 뜻을 지닌 단어는 망(忙)이다. 마음(心)과 죽음(亡). 이 두 글자의 조합이 ‘바쁨’이다. 마음을 죽인다는 뜻이다.

마음을 죽이고서, 몸은 살 수 있을까? 단연코 아니다. 마음을 살려야 몸도 살고, 몸을 살려야 마음도 산다.

<쉼>과 <휴>는 쉬면서는 일을 생각하고, 일할 때는 휴식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만의 휴식 법을 찾아 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그래서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맘껏 사랑하면서도 자유로워지라고 이야기한다.


‘쉼(休)’


맹한승 지음
마당넓은집 / 1만 2천원

나를 비우러 길을 떠나자. 어디로? 쉬러.

<쉼(休)>은 최고의 휴식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각의 전문 지식을 실생활에 맞게 바로 적용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휴식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한마디로 현대인의 휴식 전략 지침서이다.

삼림욕에서부터 허브 요법, 아로마테라피, 요가, 명상, 발 마사지, 음악감상, 여행, 동이학교, 목욕, 사우나, 해수찜, 스파, 생활 속 휴식 공간, 수면, 티타임, 산책 등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또 참선 수행을 지도하는 전국의 대표적 시민선방과 위빠사나, 아봐타, 단학수련 등 수행 단체들의 연락처도 수록했다.

여기에 ‘휴식’이라는 주제를 놓고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소장, 한국명상요가센터 위일석 원장,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 관광레저 칼럼니스트 고태규 씨 등 각계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삶을 보는 태도와 휴식전략을 들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50여컷의 흑백 사진을 담아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보는 책으로서의 기능도 추가했다.

‘휴(休)’
웨인 밀러지음 / 박윤정 옮김
도솔 / 8천9백원

불교, 도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두루 섭렵한 목사이자 명상전문가인 웨인 밀러씨가 쓴 책이다.

생산성과 능률만을 강조하고 노동의 대가를 휴식이 아닌 소비를 통해 보상하고 있는 현대 산업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영혼을 살찌우는 자기만의 휴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유대인의 오랜 종교 전통인 안식일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저자는 안식일을 두 가지 뜻으로 사용했다. 하나는 특별한 수행법의 의미로, 다른 하나는 폭넓은 비유로서, 즉 잊혀진 휴식의 필요성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으로 사용했다. 특정 종교의 전통을 고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 최상의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수행법으로서의 ‘안식’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기독교를 포함해 불교와 이슬람교, 힌두교, 도교 등 종교적 신앙을 하는 모든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안식을 위한 수행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굳이 종교에 얽매일 필요 없이 휴식에 대한 품격 있는 에세이, 생활속에서 휴식을 실천하기 위한 명상 가이드북으로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은자 기자
ejlee@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