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화 속에 등장하는 신장들이 게임의 주요 캐릭터로 개발되고 단청장의 손끝에서 이루어진 문양이 디지털 기술로 재가공 되어 산업현장에서 활용된다. 불교계가 안고 있는 수많은 이미지 등 원형 자산이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콘텐츠의 개발 보급이 디지털 사회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불교의 원형들에 대한 관심도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6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발표한 제2차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화 공모에서 ‘만봉스님 단청문양의 디지털화를 통한 산업적 활용방안연구’ 등 3건의 불교관련 콘텐츠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의해 폭파된 바미얀 대불이 3D 기법으로 디지털 복원되기도 했고, 청소년 포교를 겨냥한 불교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제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화 사회의 핵인 콘텐츠 분야에서 불교에 눈길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진단한다. 우리민족의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방대한 전적과 인물 등 이 분야에서 활용할 소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 때문에 연구기관과 벤처기업들이 더욱 체계적으로 불교의 원형에 관심도를 높여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작 불교계에서는 아직 불교원형의 콘텐츠화에 대해 전격적으로 발을 담그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개발과 영상자료 확보 등 초기단계의 투지와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 대형 프로젝트를 운영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각 종단의 캐릭터 개발 성과와 일부 스님들의 개별적인 노력, 불자 기업인들의 꾸준한 관심이 불교계의 콘텐츠 산업 활성의 희망을 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원장은 “불교관련 소재는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차별성을 담보해 독창적인 창작영역을 확장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만큼 불교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연태 기자
ytl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