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미술의 원류로 주목받아온 간다라 불교유적에 대한 학술조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미술사연구소장 문명대(동국대) 교수는 최근 “지난 2월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간다라 지역 유물 및 유적 조사 허가를 공식적으로 받았다”며 “우선 1차로 8월 20일부터 파키스탄 박물관에 소장된 간다라 불상에 대한 현지 학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다라 불상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스와트 박물관과 탁실라 박물관, 라호르 박물관, 페샤와르 박물관이 조사 대상이다. 올해 스와트 박물관과 탁실라 박물관에 소장된 불상들을 조사하고 내년 8월엔 나머지 박물관에 대한 학술조사를 실시한다.

문 교수는 “박물관 소장 유물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빠르면 내년 말부터 간다라 불교유적 발굴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발굴 가능성이 높은 곳은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지역이다. 서기 1∼4세기 유적으로 그 동안 200여 개의 불상이 발견됐고, 높이 40m에 이르는 대탑이 유명하다.

그 동안 극히 일부만 발굴됐을 뿐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가장 안 된 곳 중 하나다. 특히 간다라 지역 가운데서도 우리 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북부 쪽이다 보니 우리 나라 불상과 유사한 불상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문 교수는 “스와트 지역은 경주 석굴암 조형의 뿌리로 보여지는 붓카라 제3사원지, 남산 칠불암 불상에 영향을 준 자하나바드 마애불 등이 있어 우리 나라 불교 미술의 원류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며 “불상 양식이 어떻게 우리 나라로 전해져 왔는지를 현장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고 말했다.

발굴을 위한 사전 조사 격인 박물관 불상 조사 역시 기존 답사 형식의 연구가 아닌 정밀 학술 조사라는 데 의의가 크다. 사진 촬영은 물론 정밀 실측 작업을 함께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파키스탄 간다라 불교유적 발굴에는 일본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은 2000년에도 간다라 불상 50여 점을 발굴한 바 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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