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발생한 산불로 부서진 경기도 양주군 회암사터 선각왕사비(보물 제387호)가 1년 6개월여의 보존처리 끝에 완전 복원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화재 당시 높은 열을 견디지 못하고 130여 개 조각으로 부서진 비석의 몸통 부분 파편들을 모아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 작업을 마쳤다고 2월 14일 밝혔다.

이명희 보존과학실장은 "화재로 석질 자체의 변형이 일어나 훼손된 접합면이 맞지 않고 각가의 부재들의 접합강도가 약해 부분적으로 티타늄봉을 사용해 접합강도를 높였다"며 "2월 22일 문화재위원회 회의를 거쳐 양주군에 인계해 경기도박물관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분 복원이 아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된 석조문화재의 전면 보존처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보존처리 과정을 담은 보고서를 3월말께 발간할 예정이다.

이 비는 회암사에서 득도해 왕사가 된 선각(나옹 화상)을 기념하기 위해 고려 우왕 3년(1377)에 제작된 부도비로 몸통은 대리석, 귀부는 화강암으로 돼 있다.

권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