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축구경기일 뿐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미 월드컵은 온 세계인이 즐기는 놀이문화가 되었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놀 줄도 아는 존재이다. 우리 가요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란 가사도 있지만 정말 올바른 삶을 가꾸기 위해서는 일과 더불어 삶을 즐기는 일도 필요하다. 레크리에이션, 다시 말해 여가를 이용하여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스포츠나 오락이 필요하다.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스트레스라 한다. 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사람들이 저마다 애쓴다. 스포츠도 즐기고 기호식품의 하나인 담배도 핀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환각제 같은 마약까지도 복용하다보니 중독이 되어 오히려 심신이 멍들고 만다. 성(性)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지나치게 색(色)을 탐하면 역시 자신을 물론이고 이웃에게도 해를 끼친다.

정말 살맛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불어 놀며 즐기는 일이 필요하다. 속된 표현이지만 잘 놀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잘 노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문화와 예술이 잘 노는 일에 으뜸되는 존재이다. 문화와 예술은 그침없이 솟아나는 샘물과 같아서 퍼낼수록 맑은 물이 샘솟는다. 그렇지만 참다운 문화와 예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노력이 요구된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레져문화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는다. 그런데 우리 불교는 수많은 문화유산을 자랑하지만 막상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불국사를 순례하고 나도 웬지 허전하다. 왜 그럴까.

어딜가도 똑같은 관광상품이 더 그러한 마음이 일어나게 한다. 요즈음에는 국산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만든 물건들이 관광지에서 판을 치고 있다.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를 제공하면서도 돈도 벌 수 있는 일 그것이 문화산업이다. 불교문화의 새로눈 장을 열기 위해 불교문화산업을 진흥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자.

이기선(조계종 성보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