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우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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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오전 편집국에 한 불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불자는 자신이 다니는 사찰에서 7월 20일 자정경 어느 스님이 한 노인을 몽둥이질하는 것을 목격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문제의 당사자에게 확인한 결과 그 불자의 말은 사실로 밝혀졌다. 제보자와 당사자인 스님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60대의 이 노인은 그 사찰의 야간경비원으로, 신도들의 철야기도를 돕고 사찰 야간 순찰을 위해 스님들이 교대로 법당에 나가도록 돼 있었고, 그 교대시간을 경비원이 챙기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경비원이 제때 스님들에게 교대시간을 알리지 않았고, 신도들이 스님을 찾으며 사찰 측에 항의를 해오자 재무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은 경비원을 엎드리게 해놓고 근무가 태만하다며 경비봉으로 구타를 한 것이다.

그 스님은 기합을 준 것은 사실이나 경비봉으로 몇 차례 찔렀을 뿐 구타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내 성질이 급해서 그렇게 됐다. 가끔씩 그렇게 기합을 주는데 신도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것은 잘못된 일이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 26일에는 조계종의 한 사찰에서 젊은 스님이 70이 다 된 노스님의 뺨을 때린 사건이 발생했다. 자초지종은 정확히 전해지지 않았지만 그 사찰에서는 젊은 스님을 징계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불교계는 뿌리박힌 폭력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비폭력적이고 자비로워야 할 승가에서 폭력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최근 들어 불교계 18개 단체로 구성된 ‘비폭력 문화 정착을 위한 불교단체추진위원회’와 본사주지연합회가 종단 내 폭력근절을 외치고 나섰고, 폭력근절을 위한 21일 단식 정진 기도를 마친 실상사 스님들도 폭력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폭력은 증오와 또다른 폭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반성과 함께 명예를 바로잡기 위한 모두의 의식개혁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