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하기 위한 봉축열차가 4월 10일부터 지하철 5호선에서 운행되기 시작했다. 봉축열차 운행이 알려지자 서울도시철도공사홈페이지에는 타종교인들의 항의성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하철이 특정종교 자가용입니까? 발상 자체가 참 한심스러우며, 대선을 고려한 집권당의 모략인지 아니면 공사가 알아서 기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 등의 항의성 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것도 모자라 일부 타종교인들은 협박전화까지도 서슴치 않고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동차 내부에 설치했던 불상도 혹시 모를 훼불에 대비해 아예 철거하고 10여명의 직원들이 항시 전동차에 타고 대기할 정도로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 이벤트가 잡혀 있는 날은 몰지각한 타종교인이 공연을 방해할까봐 앞 뒤에서 지키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에는 산타열차가 운행됐었다. 특정종교만 편애하여 문화열차를 편성한 것도 아닌데 일부 타종교인의 반응은 과잉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산타열차나 봉축열차나 특정 종교의 명절에 맞춰 운영되는 것으므로 서로 이해하고 축하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도시철도공사 게시판에는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봉축열차에 대해서만 배척하는 행위는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타기 싫다면, 다음 열차를 타는 것이..."(오윤석, youn8691@hitel.net), "기독교의 문화라 할 수 있는 '산타열차(성탄열차)'도 운행했습니다. '봉축열차'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대신 걱정스러운 것은 일부 모진 기독교인들이 열차를 망가뜨릴까봐 걱정입니다.(원정연, helpwjy@hanmail.net)" 등의 우려의 글들도 있다.

이처럼 대다수의 건전한 종교인들은 이웃 종교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극소수의 광신자들은 매년 초파일을 전후해 훼불사건을 야기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6월 30일까지 남은 기간동안 무사히 운영되도록 타종교를 배려하는 성숙함을 기대해 본다.

강지연 <뉴미디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