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법당에서, 박물관 전시실에서 우리는 다양한 모습의 불상을 대한다. 앉았기도 하고, 서 있기도 하고, 때로는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다른쪽 다리에 올려놓은 모습이기도 하다. 이외에 또 불상은 어떤 자세를 하고 있을까? 용맹좌. 엉거주춤 웅크린 채 꿇어앉는 자세로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고 다른 쪽 다리는 무릎을 세운 자세를 말한다. 강릉 신복사지 석불좌상(보물 제84호)이 바로 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오도하는 순간 취한 자세인 길상좌, 왼발이 오른발 밑에 숨어서 오른쪽 발바닥만 보이는 반가부좌, 한쪽 손으로 땅을 짚고 다리도 편안하게 풀어놓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앉은 안락좌, 불상의 목·허리·무릎의 세 부분에서 몸을 튼 삼곡자세 등 세심히 살펴보면 불상도 저마다
선(禪)이 학문의 한 분야로 등장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불교학 분야 전반에 대한 현대적인 연구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동안 선의 경우 그것이 학문으로 성립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 선학은 새로운 불교학의 한 분야로 다양한 응용학문들을 배출해내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동국대 선학과 현각스님이 펴낸 는 선학에 대한 본격적인 입문서이자 개론서다. 이 책은 선의 역사나, 선사들의 이야기에만 치중했던 기존의 선 관련서와 달리 선의 역사와 수행, 선전(禪典), 선학의 방향 제시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입문서로서의 격을 갖추었다. 현각 스님은 “선이 학문의 분야로 등장한 이후 선에 대한 체계적이고 분류적인 해석의 작업과 더불어 선의 의
종단의 정체성 확립과 동아시아 밀교사상사를 아우르는 국제학술대회가 10월 17일~18일 이틀간 진각종에서 열린다. 진각종(통리원장 효암)이 회당 대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이 국제학술대회의 대주제는 ‘회당사상과 밀교’. 국내 학자 13명과 해외 학자 4명 등 총 17명의 불교학자들이 참가하게 될 이 학술대회는 △회당사상과 종교적 실천 △밀교의 성립과 전개 등의 분과와 각 분과별 4~5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각 분과별 소주제는 동일 주제별로 발표자 1인과 논평자 1인으로 구성된다. 10월 17일에 열리는 분과에서는 △회당사상의 체계와 특성(김무생 위덕대 대학원장) △회당의 수행과 실천(김성수 진각종 교법부장) △회당사상의 밀교사적 전개(전중배 동국대 강사) △
대구지역 시민들에게 고즈넉한 산사의 다양한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화제다. 대구시는 10월 5,6일 양일간 개최되는 ‘2002 팔공고려문화제전’을 맞아 ‘한국전통사찰음식전’을 마련한다.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소장 적문스님)에서 준비한 이번 행사는 대구 팔공산을 비롯, 경주, 부산 등 각 지역의 고찰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사찰전통음식을 대구 금호강 생태공원에서 선보이게 된다. 특히 계절에 맞춰 합천 해인사의 연근물김치, 대구 동화사의 산초장떡, 부산 범어사의 씀바귀김치, 양산 통도사의 표고밥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산사의 음식 30~40여점이 소개돼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기간 중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산사의 선식'과 '산사
티베트 불교 경전과 고서들이 한 단체에 의해 데이터베이스화되고 있어 영구 보존의 길을 찾았다. 미국 뉴욕에 있는 비 영리단체인 티베트 불교 연구센터(TBRC)는 현재 무수히 많은 티베트 고서들을 스캐너를 이용해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9월 24일 보도했다. 컴퓨터 저장작업이 끝나면 티베트 고서들은 CD롬으로 제작되며 곧이어 인터넷에 올려져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있게 된다. 이 작업을 하고 있는 TBRC의 진 스미스 소장은 "티베트 고서들은 이제 우리가 막 이해하기 시작한 티베트 역사와 고전을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에는 현재 1만2천여권의 티베트 경전 등 고서가 소장돼있다. 아마도 서방, 나아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를 자랑한다. 이 많은 고서들은 대부
2003년도 문화예산 정부안이 1조2천815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일반회계 정부재정규모(111조7천억원) 대비 1.15%로 2002년의 1.09%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라고 문화관광부가 9월 25일 말했다. 이로써 문화예산은 국민의정부 예산편성 2년차인 2000년에 정부 재정규모 대비 1%를 넘어선 이후 4년 연속 1% 이상의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문화부는 덧붙였다. 문화예산은 체육.청소년 부문을 제외한 문화관광부 예산과 문화재청 예산을 합친 것을 말한다. 문화재청 예산은 2002년(2천994억원)보다 11.4%(340억원) 증가한 3천334억원으로 확정됐다. 문화관광부 예산은 총 1조931억원으로 2002년(1조991억원) 대비 60억원(0.5%)이 감소했으나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불국사 다보탑, 석가탑, 감은사지 석탑 등 신라시대 국보급 석탑이 최대 1도까지 기울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채 방치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신영균 의원은 9월 23일 “문화재청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주 불국사 다보탑(국보 20호) 0.6, 석가탑(국보21호) 0.9, 감은사지 석탑(국보 112호)이 1도씩 기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탑 꼭대기를 기준을 할때 10, 12, 23cm씩 중심에서 각각 벗어나 탑의 기울어짐 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긴급 보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또 “지난해 12월초 문화재위원회가 자체회의에서 금년초부터 보수사업 시작을 결정하고 문화재청이 2002년 예산까지 배
전남 순천시 송광사 국사전(국보 56호)과 약사전(보물 302호), 영산전(보물 303호), 나주 향교 대성전(보물 394호) 등 일부 국가지정 목조문화재가 부실 수리공사로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해당 시공업체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어 정확한 진상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9월 24일 국회 문화관광위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송광사 국사전, 기림사 대적광전 등이 화재 예방을 위한 방염공사 과정에서 약품을 과다 살포, 목재가 부식되고 단청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공업체인 (주)공신개발의 한 관계자는 “방염제는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데 송광사가 주암호와 가깝고 안개발생이 빈번한 산속에 위치하고 있고 올해는 특히 폭우로 습기
평화로운 삶을 위한 균형과 조화의 길을 모색하기위해 지속적인 이야기 마당을 펼치고 있는 화엄광장이 ‘오늘의 눈으로 불교공동체를 본다’를 주제로 제9차 화엄광장을 연다. 10월 4일 조계사 소설법전에서 열리는 첫째 광장에서는 소유와 탐욕을 재생산하는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불교적 가치아래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광장에서는 백도수 동국대 인도철학 박사가 ‘불교공동체, 역사로 읽기’로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까지 불교공동체의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고, 박석동 한국불교환경교육원 사무국장이 현재 세계에서 불교공동체가 어떤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이들 공동체의 활동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각각 주제발표 한다. 여기에 유정길 정토회 공양주와 조연현 한겨레 신문사 기자가 토론
는 중국 남송 말기에 선풍을 드날린 고봉 원묘 선사(高峰 原妙 禪師, 1238~1295)의 법문집이다. 고봉 선사는 중국 조사선 임제종의 선맥을 이은 임제 선사의 18대 적손이자, 육조 혜능의 23대손이다. 에 나오는 법문은 주로 고봉 선사 만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선(禪)에 대한 입장이 쳬계화되고, 깨달음이 완전히 성취된 뒤에 나왔기 때문에 조사선의 핵심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저서로 평가되어왔다. 이 를 조사선의 전통을 이은 우리나라 강원의 사집과에서도 일찍부터 필수 과목의 하나로 정해 배우고 있다. 에서 고봉 선사는 ‘본래성불(本來成佛)’이라는 입장을 근본 바탕으로 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것도 이미 선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또 ‘순간(瞬間) 깨침’을 말하면서도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하근기 사람
본격적인 단풍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산문을 열어 처음으로 절을 세운 날을 기념하는 개산대재가 잇달아 열려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개산대재를 여는 사찰들은 개산조의 사상과 가르침을 이어받아 사찰의 법통을 바로세우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한 포교를 지향하고 있어 새로운 문화포교 형태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개산 1200주년을 맞는 합천 해인사는 10월 1일 대대적인 기념 법요식에 앞서 9월 28일 무비스님(조계종 교육원장) 초청 임제록 강설, 29일 해인사의 역사 및 사상 조명 세미나, 30일 헌공다례와 다도강좌 등을 열어 시민들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 9월 24일부터 아시안 게임 성공기원 만다라 그리기 행사를 진행하는 양산 통도사는 개산 1357년 기념 행사를 10월 6~30일 연다. 6일 영
우리들이 안고 있는 가장 일상적인 감정인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특유의 넉넉한 시선과 따뜻한 필체로 그려낸 틱낫한 스님의 가 불교책방 여시아문에서 3개월째 1위를 달리고 있다. 시내 대형 서점인 교보, 영풍문고에도 는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에 장기간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그 열풍이 대단하다. 지난해부터 달라이라마 관련 책들이 서점 가에서 각광받는 불서로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여기에 틱낫한 스님의 책까지 주목을 받으면서, 요즘 서점가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불교전문출판사가 아닌 일반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들의 선전은, 일반의 불교에 대한 관심과 그동안의 목마름에 대한 일종의 신호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일반 독자의 불서 읽기 편식을 조장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들 책은
도선사(주지 혜자)는 청담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고 청담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재평가 하기 위해 10월부터 두 차례의 학술세미나를 비롯한 추모법회 및 산사음악회, 논총 및 문집 간행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청담스님(1902~1971)은 두 차례씩 조계종 총무원장과 종회의장을 역임하고, 66년에는 통합종단 제2대 종정을 지냈으며, 47년 봉암사 결사와 54년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하는 등 근현대 한국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10월10일 오후 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1차 학술세미나는 '청담대종사의 불교사상과 불교교단 정화운동'을 주제로 성본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 목정배 교수(전 동국대 교수) 등 6명이 주제발제에 나선다. 10월12일 오전 10시 수원 봉녕사에서 열리는 2차 학술세미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정보사회는 가족 관계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남편에게 있던 가사결정권은 부인에게로 혹은 공동 결정권으로 바뀌고 있고, 부모-자녀 관계는 자녀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사회에 필요한 가족 가치관은 무엇이며, 불교는 거기에 얼마만큼 유효한 답을 줄 수 있을까? 현대불교사회문화원은 9월 26일 ‘정보화 사회에 대한 불교의 대응’을 주제로 5차 포럼을 연다. 이날 ‘정보사회에서의 가족관계 변화와 불교적 가족가치관’을 발표할 박수호(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씨는 미리 제출한 발표문에서 “집착하지 않고 끊임없는 개방과 창조를 향해 열려진 불교적 가치관은 분권화되고 수평적이며, 탈중심화한 정보사회를 설명하는데 있어 높은 적합성을 보이고
‘여성의 몸과 마음을 열고 세상과 마주보는 축제, 여성문화의 울림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축제 옴(The Sound Of ‘Womb’)이 온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창립 10주년과 한국여성민우회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옴’(The Sound Of ‘Womb’)이 9월 28일 오후 6시부터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다. 공연의 제목인 The Sound Of ‘Womb’은 ‘자궁 깊은 곳에서 나는 소리’라는 뜻으로, 새 생명이 잉태되는 자궁에서 나오는 평화와 희망의 소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행사의 사회는 뉴욕 유니온 신학대학 현경 교수가 맡았고 무용가 홍신자 씨의 소리 퍼포먼스와 가수 한영애 씨의 공연, 타악기 연주 그룹 공명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또한 미국 최초의 여성잡지
한반도의 동남쪽에 있는 작은 나라였지만, 동아시아뿐 아니라 서역까지 그 활동영역을 넓힌 신라.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신라가 8~9세기 아시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조명한 공동연구업적이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신형석 외, 백산자료원)는 2000년 10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0’ 행사의 하나로 한국사학회(회창 최근영)와 백산학회(회장 신형식)가 개최한 '8~9세기 아시아에 있어서 신라의 위상'이라는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원고들을 모은 것이다. 책은 신라와 당, 신라와 일본 관계 및 신라와 서역 관계를 다각도로 접근해, 8~9세기 경주가 돈황과 서안, 일본 경도를 축으로 하는 세계 문화교류의 중심지였음을 밝히고 있다. 문명대 교수(동국대)는 돈황에 남아 있는 신라인의 족적을 추적한
예, 숙박, 공공편익 등 10개 테마별로 역사ㆍ문화촌을 개발키로 하고 구체적인 개발 계획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미륵공간과 역사ㆍ문화공간. 우리나라 각지에 흩어져 있는 미륵신앙 관련 자료와 유물 등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할 계획이다. 또한 역사ㆍ문화공간에는 미륵사와 왕국 편성의 축소 재현, 마한ㆍ백제시대의 주거지 복원 및 삼국시대 탑과 왕릉이 비교전시될 계획이어서 미륵사지와 미륵신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동서 화합의 공간에는 백제 서동왕자와 신라 선화공주의 사랑을 통한 동서 화합의 상징물이 들어서게 된다. 익산시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270억원을 들어 2007년까지 1, 2단계로 나누어 추진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도
화려한 고려불화에 비해 조선불화는 소박한 듯 우아하고, 은은한 멋이 일품으로 평가 받는다. 그 조선불화가 완성되기 전 색을 입히기 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병진스님 소장 ‘조선 불화 초본 전시회’가 9월 24일~10월 12일 서울 동국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불화 초본(初本)들은 마곡사의 화풍을 잇고 있는 병진스님의 은사인 정연스님이 생전에 모아 놓은 것으로, 아미타구품도, 감로탱화, 산신도, 독성도, 칠성도 등 50여점이 선보인다. 40여년간 불화 그리기에 전념해 온 병진스님은 1971년 제2회 불교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현재 경기도 고양시에서 불교전문 화실 금어원을 운영하고 있다.(02)2260-3462 이은자 기자 ejlee@b
고건축·목공예·불화·조각 등의 분야에서 우리 문화의 전통을 오늘에 이어오고 있는 문화재기능인 107명이 문화재 보수 복원 작업의 경험을 창작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10월 2일~20일 덕수궁 내 유물전시관에서 열리는 ‘제6회 문화재기능인 작품전’에서 이들의 작품 155점이 선보인다. 문화재기능인협회 신응수 회장은 “이번 전시는 일반인들에게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각 분야에서 활동해 온 문화재기능인들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선후배 기능인들과 함께 비교하고 공부할 수 있는 경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부터 출품작 가운데서 우수작을 뽑아 문화재청장상과 문화재기능인협회장상을 개막일인 2일 발표할 예정이다.(02)3672-8805 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