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원, 대학이 무슨 중ㆍ고등학교도 아니고…” 최근 동국대에서 강의 중인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하소연으로 시작된 통화는 투덜거림으로 이어지며 시종일관 불평불만 일색이었다. 이유는 동국대가 실시중인 강의포트폴리오와 강의평가 때문. 강의포트폴리오는 교수의 자기평가다. 동국대는 ‘학사행정연구시스템(U-Drims)’에 교ㆍ강사가 자기평가와 함께 출석부를 비롯한 강좌 관련 자료를 전산입력하게 해 놨다. 지인은 “객관화와 계량화를 시도한다 해도 대학에서 과제 및 질문과 모범답안, 채점기준표, 상ㆍ중ㆍ하 등급별 답안까지 각각 따로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강의포트폴리오를 입력한 다수의 동국대 교ㆍ강사들도 “실효성 없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
국내 처음으로 6월 23일 연명치료 중단 방식의 존엄사가 공식 시행된 김 모(77)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호흡을 유지하면서 존엄사 가이드라인 마련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의료계와 법조계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반해 종교계, 특히 불교계는 이에 대한 논의조차 없어 아쉬움을 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한 의료계는 8월 말까지 초안을 마련해 종교계, 시민각계, 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국회도 이에 맞춰 기존 2건의 존엄사 법안 외에 3건의 존엄사 법안을 추가 발의할 예정이다. 현재 조계종은 종단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2004~2006년 불교생명윤리관에 관해 연구를 진행한 불교생명윤리연구위원회(위원장 미산) 연구결과가 존엄사에 대한 견해를
지난 6월 15일. 김천 직지사 스님들이 서울 인사동을 찾았다. 스님들은 템플스테이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전국 사찰에서 시행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 이제는 더 이상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다. 각 매체 등에서도 템플스테이에 대한 보도는 끊이지 않아 더 이상 생소할 것이 없다. 더군다나 직지사는 어린이ㆍ청소년ㆍ직장인 템플스테이 선두주자로 탄탄한 기반을 닦은 도량이다. 그런 직지사 스님들이 왜 상경했을까. 직지사 교무국장 정진 스님은 “오는 8월 불교계 최초로 직지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캠프형 템플스테이를 실시하는데 많은 도움 바란다”고 말했다. 총무국장 장명 스님은 “대도시에 비해 영어체험 기회가 적은 지역학생들,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영어체험 기회를
{image1}_d지역주의 타파와 서민중심의 경제, 남북의 평화공존을 지향한 정치개혁을 어렵게 실천했지만, 퇴임후 정치보복성 표적 수사에 휘말리자 온몸으로 항거한 故 노무현 前대통령. 당신의 수많은 별명 중에 바보가 가장 마음에 든다던 그가 서거(5월 23일)한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바보 대통령’을 잊지 못하고 있다. “눈앞의 이해관계로 판단하니까 이기적인 행동만 나오고…, 어쨌든 그냥 바보하는 게 좋아요.” 생전의 육성 그대로 ‘바보 노무현’이란 문구가 방송과 인터넷을 도배하고 이제는 추모의 분위기도 식어가고 있지만, ‘나도 바보 처럼 살겠다’고 발원한 국민이 적지 않다. 이러한 ‘바보 신드롬’은 지난 2월 16일 선종한 또 다른 바보, 故 김수환 추기경이 불러
남북관계가 심상챦다. 달까지 바뀌어 6월이 되니 한국전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전쟁 발발 전부터 이승만 대통령 수하의 장군들로부터는 “아침은 서울, 점심은 평양, 저녁은 신의주서 먹겠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쟁이 발발해서 열세에 몰리며 대구까지 물러났다 대전으로 잠시 올라왔던 정부였지만 큰소리는 여전했다. “적은 패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서울에 머물 것입니다. 국군의 총반격으로 적은 퇴각 중입니다.” 관공서의 국가문서는 물론 한국은행 지하의 은행권까지도 방치한 채 퇴각했던 정부의 변이 이랬다. 5월 25일 동국대 이사회(이사장 영배)의 제244회 이사회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이사회에 상정ㆍ처리된 11개 안건 중에는 2008회계년도 각급기관
어린이ㆍ청소년 찬불가를 만들어 보급하는 ‘좋은 벗 풍경소리’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6년 창립 10주년 기념사업으로 만들어진 이 지난 3월 출판사 창고에서 퇴출당했기 때문. 음성 포교에 큰 원을 세우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성포교집이 찬밥 신세가 됐으니 담당자의 고충이 대략 짐작은 된다. 10주년 기념 반주곡집은 불자와 시민에게 보시를 하고도 5000여 권이 재고로 남았다. 전국 유명 서점에 입점했지만 홍보나 판매가 전혀 안 됐다고 한다. 교계에서 찬불가 피아노 교본이 필요하다던 열화와 같은 성원은 다 어디 갔을까? 이 뿐 아니다. ‘좋은 벗 풍경소리’가 매년 제작하는 어린이 찬불가 음반에 대한 조계종 포교원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만들 때마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불교 표준 수화집이 올해 말 편찬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청각장애인들은 불교 표준 수화집의 발간으로 불법을 쉽게 접하게 됐다. 무엇보다 스님을 대머리로 표현하는 등의 잘못된 표현, 지역별 서로 다른 수형으로 사용되는 불교 수화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다. 불교계에서 장애인에 대한 포교가 전무한 상황에서 청각장애인 포교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아쉽게도 장애인 포교에 대한 관심 부족은 이웃종교에 비하면 여전히 심각하기만 하다. 장애인 불자들의 모임 ‘보리수 아래’가 월1회 여는 정기법회에는 150여 명의 회원 가운데 한 달에 6~8명의 회원만이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부대중 대다수는 장애인 법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청량사 주지 지현 스님과 불교방
국가위탁시설 운영을 둘러싸고 조계종 유지재단 통장이 가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사건의 발단은 근로복지공단의 부천 스포피아 매각결정에서 시작됐다. 부천 스포피아는 근로복지공단이 시민 복지증진을 위해 설립해 1999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조계종유지재단이 관리, 운영권을 수탁받은 시설로, 석왕사 측이 주지 영담 스님을 관장으로 실질적인 운영을 해왔다. 그런데 2004년 부천 스포피아가 74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하자 근로복지재단이 3개월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2005년 9월 65억에 부평 ‘은혜와진리’ 교회에 매각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적자사업을 위탁받아 겨우 살려놓은 시설을 근로복지공단이 교회에 매각하자 석왕사는 부당성을 제기하며 같은 해 8월부터 12월까지 발생한 공과
뭇 생명들은 숨을 쉰다. 대종사편에 ‘진인은 발뒤꿈치로 숨을 쉬고, 범부는 목구멍으로 숨을 쉰다(眞人之息以踵 衆人之息以喉)’고 했다. ‘발뒤꿈치로 숨을 쉰다’ 함은 참사람(眞人, 부처)이 한 호흡마다 발뒤꿈치까지 온몸의 구석구석에 고루 퍼지는 것을 ‘자각(自覺)’하고 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참사람이나 범부나 한숨 들이켰을 때 허파꽈리가 부풀며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주고받는다. 들숨과 날숨하는 모양새는 똑같다. 범부는 관심이 남과 밖으로 쏠린 탓에 자신의 호흡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있어도 목구멍에 이따금 차고 더운 공기가 오고감만을 느낄 뿐이다. 숨이 들고 나는 ‘때’를 모른다. 호흡하는 순간순간마다 항시 깨어 숨이 들고 나는 ‘때’를 바로 아는 참사람은 일상의 모든 것에도 깨어
최근 성희롱 파문으로 불교계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2월 조계종 포교원 산하기관인 불교상담개발원 성희롱 사건에 이어 불교계 모 언론사 간부가 상습적인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건이 견지동을 뒤흔들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동안 불교계 내부에서 범죄 수준의 성관련 행위들이 비일비재 해왔다는 것. 한 교구본사의 교역직 스님이 여성 종무원의 엉덩이를 만져 교역직을 그만두거나 서울 ㅂ사찰의 스님이 모 청소년수련관 관장에게 술시중을 들게 하고 손을 잡고 몸을 더듬고 껴안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ㅂ종단의 총무원장은 비구니 스님을 성폭행 한 후 피해 스님에게 돈을 달라고 협박까지 했다.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사단법인보리,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6개 단체
당나라 때 보화(普化) 스님은 요령을 들고 다니며 가르침을 폈다. 입적할 때를 미리 알았던 스님은 스스로 관을 만들었다. 관을 짊어진 보화 스님은 대중들에게 “내일 동문 밖에서 열반하겠다”고 알렸다. 큰스님의 입적 소식에 대중들이 운집했다. 보화 스님은 “오늘 말고 내일 남문에서 가련다”고 말했고, 다음 날은 서문에서, 그 다음 날은 북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루하루 미뤄질 때마다 사람들은 “속았다”며 스님의 입적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문에 이르러 아무도 오지 않자 스님은 “이제야 갈 때가 됐다”며 한참 요령을 울리고는 관 속에 들어가 입적했다. 보화 스님은 죽음을 거추장스럽게 남에게 보이려하지 않았고, 남과 함께 하려고도 않았다.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善終, ‘착하게 살다가 복
정확히 1년 전이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내놓은 ‘영어 몰입 교육’ 정책으로 전국의 학부모와 교사들의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전국을 달궜다. ‘어륀지(orange)’라는 유행어를 남기고 잠잠해졌지만 세계화 시대에 서로의 문화를 대화로 소통하기 위해서 영어교육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1월 28일 조계종 포교원과 불교TV가 공동 제작한 ‘헬로우 달마 스쿨(Hello Dharma School)’이 불교TV를 통해 첫 방송됐다. ‘헬로우 달마스쿨’은 어린이 대상의 불교 포교와 함께할 수 있는 영어교육이 절실하다는 현장의 요청과 해외에서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고 있는 사찰의 필요에 의해 제작됐다. 불교와 영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방송콘텐츠인 ‘헬로우 달마 스쿨’은 일선 사찰 어린이법회에서
{image1 center} “야, 너는 위원장의 허락도 구하지 않고 말을 하냐. 위원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위원장 허락도 없이 말해도 되냐. 개×× 야!” 이런 욕설과 막말이 터져나온 곳은 폭력과 폭언이 난무한 대한민국 국회 회의장이 아니다. 다름 아닌 1월 20일 열린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위원장 무애) 회의장. 3선 중앙종회의원인 무애 스님이 ‘위원회에서 역경원장 월운 스님 해임문제를 다룰 수 있느냐’ 여부를 논의하던 중 종회 사무처 재가종무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사람과 하늘의 스승이 돼야 할 스님이 출가수행자의 위의에 맞지 않고 사회통념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힘없는 재가 종무원에게 한 것이다. 그동안 일부 스님들이 노 거사님이나 보살님들에게 무례한 언행을 하는 장면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불교문화상품공모전에서 욕조마개 ‘연지’가 대상을 수상했다. 마개부분에 입욕제를 넣고 욕조에 물을 채우면 물위에 뜬 연꽃 형상이 사찰 연못의 수련을 연상시킨다. 시각적 재미와 동시에 입욕제에 의한 수치요법(水治療法)은 심신의 건강을 도모한다. 세계적으로 마음 치유에 관한 문화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불교사상과 적절히 접목된 아이디어 상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캐릭터 상품이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비 대상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유통문제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시장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제작된 제품은 사랑받기 어렵다. 소비자의 필요에 부흥하는 제품이 결론적으로 뛰어난 아이디어 상품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이 필요하다고 느껴지
“고니시 장군은 왜군 중에서도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의 수하군대는 늘 십자가 군기를 높이 들고 조선의 전장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조선군과 맞섰습니다. 이순신은 어떠했나요? 그가 과연 주님을 알고, 믿음이 있었을까요? 그는 주님 주자도 모른 지옥권세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고니시가 비록 왜장이지만 순교로 피를 흘리러 왔는데 그에게 칼을 들이댄 것은 잘못한 것입니다.” 위 글은 국내 유명 교회인 여의도 S교회 신앙상담 게시판에 실린 글이다. 현재도 인터넷 상에서 쉽게 검색 가능한 이 글은 종교적 맹신(盲信)의 한 단면을 보게 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특정 교리에 대한 신앙은 교단내 신도들에게는 당연한 믿음으로 여겨지겠지만, 타신도에게는 전도몽상(顚倒夢想)일 수 있다. 자기 종교의 색(色)에 갖혀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 때문에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고생하는 가운데서도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작은 설렘으로 잠시 들떠있는데, 세상을 또 다시 강타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해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지상군도 투입할 태세라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이번 공격은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연립여당이 강경파 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여, 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고 집권을 이어가려는 정치적 배경이 강하다”고 한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마 이런 분석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국제 정치에 있어서는 국내 문제 때문에 엉뚱한 약자를 공격하는 일이 흔한데, 이 점에 있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항상 가장 확실한 사례
{image1 left}_c 아쉬운 한 해를 보내고 새해 새날이 밝았다. 희망찬 한 해의 시작이다. 국민 모두가 힘들어 하며 장탄식을 하던 지난해였다. 결과에는 필연의 과정들이 있기 마련이다. 누구의 탓이라기보다 모두가 감내할 공업(共業)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 가면 급훈이 걸려있다. 대부분 정직, 성실, 노력을 적고 있다. 그 가르침 속에서 배우고 익혀 세상살이를 하는 우리들은 진정으로 그러한가. 나는 정직한지, 성실한지, 노력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문해 볼 문제다. 정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짓의 탈을 쓰고 살며, 서로 불신의 장벽만 높여 왔다. 차용증서를 주고받지만 상대를 불신해 약속을 어기기 일쑤 아니였는가? 인류의 성장을 이끈 지혜의 결정체는 도덕율이다. 성실도 별반 다를 바
12월 11일 강원 삼척 준경묘 묘역에서는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쓰일 110살 금강송의 첫 벌채가 있었다. “어명이요”하는 외침 후 목수는 도끼를 휘둘렀다. 나무를 베기 전 고함만 친 것은 아니었다. 돼지머리를 올린 상에 문화재청과 삼척시 공무원, 목수들이 절을 올리며 산신제를 지냈다. 전주 이씨 문중 사람들은 준경묘 제각에서 고유제(告由祭)를 올리며 나무를 베겠다는 축문을 읽었다. 이보다 앞선 12월 8일 조계종립대학 동국대(총장 오영교)에서는 인사위원회가 열렸다. 회의에서 월운 스님은 역경원장에서 해임됐다. 사전협의나 통보 없이 동국대가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학교 측은 “(가칭)불교학술원 설립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하지만, 졸지에 평생 일군 불사에서 물러나는 변을 당
최근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가 국내 최초로 환자의 죽을 권리, 즉 이른바 존엄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당사자는 지난 2월 폐 조직 검사를 받던 중 폐혈관이 터지면서 곧바로 뇌사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인공호흡기로 연명해 오고 있던, 올 해 76 세 할머니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평소 이 할머니의 언행이나 구체적 행동 사례들로 미루어볼 때, 만약 의사표현이 가능했다면, 인위적인 의료장치를 부착하면서까지 생명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한 나머지, 법원에 ‘연명치료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번에 법원이 몇 가지 단서조항을 달긴 했지만 환자가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법으로 보장한 것이다. 이 사건은 병원의 항소 여부에 따라 앞으로 대법원까지
올 하반기 문화 키워드는 단연 ‘신윤복’이다. 그러나 불교계는 그의 등장이 반갑지 않은 모양이다. 영화 ‘미인도’에 보여진 조선시대 불교 묘사에 ‘스님과 사대부 규중처자의 정사’ 장면이 ‘재구성 혹은 왜곡’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사측은 흐름상 필요한 장면이라고 해명하며 수출용 필름은 사찰 정사 장면을 최종 편집키로 해 일단락 된 분위기다. 대중이 열광한 ‘신윤복’은 어떠한가. 영화 ‘미인도’는 11월 13일 개봉해 503개 극장에서 상영,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200만 관객 돌파를 달성했다. 12월 4일 종영한 드라마 은 스타 배우 문근영, 박신양을 기용해 14%대 꾸준한 시청률을 보였다. 서울 간송미술관 조선시대 서화展은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기 위한 10만 명 관객이 몰려 가을 정기전이 12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