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처님께서 목련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가비라국으로 가서 나의 부모와 친척들에게 문안을 여쭈어라. 그리고 라후라의 어미에게 나의 아들 라후라가 사미가 될 수 있도록 설득하여라. 어미 자식 사이의 은혜니 사랑이니 하는 것은 잠깐 지나가고 마는 것이요,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면 서로가 알아보지도 못하는 허망한 것이다. 라후라가 도를 얻으면 당연히 돌아와 어머니를 제도할 것이니, 영원히 생사의 윤회를 끊게 한다면 지금의 나와 같이 될 것이다.” 목련이 가비라국에 이르자 라후라의 어머니, 야수다라는 부처님께서 보낸 심부름꾼이 왔다는 소식과 그 이유에 대해 듣고서 라후라를 데리고 높은 누각으로 피했다. 목련이 누각으로 날아 올라가자 야수다라는 어쩔 수 없이 예를 갖추고 물었다. “세존께서
정반왕이 연로하여 병이 들었다. 뼈 마디마디는 끊어지려 하고 숨도 가빠졌다. 어떤 치료도 소용이 없었다. 두 아우와 이웃의 여러 왕과 신하들이 정반왕을 찾아 위로했다. “대왕께서는 평소에 악을 짓지 않았고 공덕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백성을 편안하게 해주셨습니다.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정반왕이 말했다. “싯달타와 난타, 아난타, 라후라를 마지막으로 한 번 보고 떠났으면 좋겠구나.” 왕은 눈물을 흘렸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멀리 떨어진 마가다국의 왕사성에 계셨다. 왕은 자신이 곧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곁에 없는 부처님과 왕자들의 생각이 간절했다.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왔다. 비록 멀리 있는 부처님이시지만 부처님께서는 부왕의 마음을 깊이 아시고 즉시 난타와 라후라 등
과거에 울마(또는 의마라고도 한다. 〈잡아함경〉에서는 고마라고 했는데, 방언 때문에 생긴 차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라는 왕이 있었다. 왕에게는 본처로부터 얻은 한 명의 아들과 둘째부인으로부터 얻은 네 명의 서자가 있었다. 본처로부터 얻은 장생이라는 아들은 완고하고 경박하며, 또 누추하고 못생겼기에 모든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았고, 네 명의 서자들은 모두가 총명하고 뛰어난 무용이 있었으며, 큰 위덕을 지니고 있었다. 하여 본처인 왕비는 늘 걱정이 많았다. 어느 날, 왕비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왕에게 말했다. “네 명의 서자들은 너무 뛰어나고 제 아들이 그에 못 미치니, 만약 내 아들 장생이 왕위를 이어받더라도 서자들이 반드시 그 자리를 빼앗을 것입니다. 왕께서 네 아들을 나라 밖으로 내쫓아 주시기
부처님께서 열반하시자 파파국을 비롯한 8개의 나라 대중이 군대를 갖추어 부처님의 열반을 지키러 왔다. 그리고 구시나가라 역사에게 말했다. “부처님은 바로 우리의 스승이요, 우리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당신네 나라에서 열반하셨지만 부처님은 만인의 스승이십니다. 우리가 이렇게 한 걸음에 달려온 것은 부처님의 사리를 받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사리를 받아 각자의 나라에 돌아가 탑을 세울 것입니다. 만약 우리 몫을 나누어만 준다면 온 백성이 중히 여기면서 함께 부처님을 기리겠습니다.” 역사가 대답했다. “세존께서 우리나라에 내려오시어 이 땅에서 열반하셨으므로 당연히 국내의 사민(士民)들이 공양해야 합니다. 멀리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지만 여러분들에게는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자 각국의 왕들이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에서 여름 안거를 하실 때였다. 묘의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음심(淫心)이 많은 여인이었다. 부처님과 인연이 있었던지라 부처님께서는 난타를 데리고 가끔 그녀의 집을 찾아 걸식했다. 하지만 음심이 많은 그 여인은 부처님을 공경하지 않고 난타에게만 관심을 가졌다. 난타를 보는 날이 점점 많아지자 그녀는 생각했다. “난타 비구가 나를 원하게 해줄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무엇이든 다 공양할 텐데.” 부처님은 그 마음을 읽으시고 난타에게 말했다. “오늘부터 난타는 그녀의 집에 가지 않도록 해라.” 그리고 부처님은 혼자 여인의 집이 있는 마을로 가서 3일 동안 금빛 광명을 놓으며 제천과 사람들을 제도하셨지만, 여인은 부처님께 관심이 없었다. 다음날 부처님께서 다시 난타를 데리고 나무 아래서
사위국과 비사리국의 두 나라는 원한이 있어서 늘 서로가 노략질하고 괴롭혔다. 사위국의 왕이 생각했다. ‘나는 한 나라의 왕으로서 적을 물리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이 마땅하다. 어찌 백성을 괴롭히는 도둑들을 놓아두겠는가.’ 왕은 곧 장사에게 칙명을 내렸다. “그대는 어서 백성들을 괴롭히는 도둑들을 잡아오라.” 이때 사위국의 비구가 안거를 마치고 비사리로 가던 중에 길을 잃고 도둑들의 소굴에 떨어졌다. 비구들이 물었다. “그대들은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도둑들이 대답했다. “우린 비사리로 갑니다.” 비구들이 다시 말했다. “우리도 비사리로 가는 길인데 길을 몰라서 그러니 같이 가면 어떻겠습니까?” 도둑들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도둑이라 험한 길로만 다니는데, 그대들이 어떻게 우리들을 따
수라연국에 바라문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아기달이며 총명하고 지혜가 많았다. 어느날, 수다타에게 물었다. “이 땅에 거룩한 사람으로서 존경할 만한 분이 계십니까?” “계십니다. 싯다르타 태자가 부처님이 되셨는데 모든 천인과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아기달은 곧 부처님을 뵙고 말씀드렸다. “원컨대 부처님과 스님들께서 저의 석 달 동안의 하좌(夏坐ㆍ하안거)를 돌보아주소서.” 지극하게 청하는지라 부처님께서는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청을 받아들여 그 나라로 가셨다. 성읍은 지저분하고 백성들은 가난하며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으므로 걸식도 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우선 정사조차 없었다. 성의 북쪽 숲에 자리를 잡으신 부처님이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이 마을은 가난하며 좁고, 백성들은 우리
하늘은 오랫동안 비를 내리지 않아 씨를 뿌려도 나지 않고, 물이란 물은 모두 마르며, 바다 밑으로 들어간 바람이 해를 수미산으로 옮긴다. (〈잡아비담심론〉에서는 “겁이 소멸되는 때에 일곱 개의 해가 있는데, 유건타산에 머무르다가 거기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또 말하기를 “해 하나가 쪼개져서 일곱 개의 해가 되었다.”고 했으며, 또 말하기를 “아비지옥으로부터 중생의 업력 때문에 나온다.”고 했다.) 해가 하나가 나올 때에는 온갖 풀과 나무가 일시에 시들어 떨어진다. 해가 둘이 나올 때에는 백 유순으로부터 7백 유순에 이르는 4대해(大海)의 바닷물이 저절로 마른다. 해가 셋이 나올 때에는 천 유순에서 7천 유순에 이르는 4대해의 바닷물이 차츰차츰 말라간다. 해가 넷이 나올 때에는 4대해의 깊이가 천 유순이
겁초(劫初) 때 사람의 수명은 4만 살이었는데, 그 뒤에 차츰 줄어들어 백 살에서 그치고, 점차로 다시 열 살에까지 이르며, 여인은 태어난 지 다섯 달이면 모두 시집을 간다. 인간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 세 가지 소겁(小劫)이 있는데, 첫째가 도병(刀兵)겁이고, 둘째가 기아(飢餓)겁이며, 셋째가 질병(疾病)겁이다. 도병겁이라 함은, 사람들이 대부분 삼독에 물들어 열 가지 악한 법만을 행하고, 만일 하나의 선행이라도 하는 이가 있다면 그를 사람들이 함께 비웃고 어리석다 여기면서 업신여긴다. 서로가 오로지 악행만을 가르치므로 착한 사람은 하나도 없게 된다. 오곡은 나지 않고 좋은 맛은 사라지며, 비단과 겁패는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돌피와 쭉정이만 먹고 풀을 엮어 옷으로 삼아야 한다. 칠보는 사라지고 모래와
옛날 도리천궁에 한 천인이 있었는데, 수명이 다하려는 일곱 가지 조짐이 나타났다. ‘수명을 마친 뒤에는 내려가 구아나갈국의 옴딱지 붙은 어미 뱃속의 돼지가 되겠구나.’ 천인은 자신의 내생이 축생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미리 걱정하고 괴로워 했다. 이를 본 다른 천인이 걱정스러워 그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부처님만이 그대의 죄를 벗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서 부처님께 가 보십시오.” 천인은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는데, 묻기도 전에 부처님께서 천인에게 말씀하셨다. “온갖 만물이 모두가 무상하다 함을 그대는 평소에 알고 있었다. 그리고 육도의 윤회 또한 알고 있음인데 그대는 무엇을 걱정하는 것이냐?”
전세에 지은 모든 나쁜 업 현재 몫으로 다하게 하며 밝은 스승을 만나 수행 끝나면 부처 되길 발원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천명하실 때, 천인과 인간뿐만 아니라 용과 귀신에게까지 은혜를 베푸셨다. 해서 재세와 후세의 제자들에 의해 보존된 불전 속에는 비유나 전생담 등 신비한 고사들이 함께 하는데, 감로와 같은 부처님 말씀에 가려 드러나지 않음이 있음이다.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과 부처 사이의 신이한 이야기들을 쫓아가 본다. 이야기의 구성은 〈경률이상-동국역경원〉에서 가져왔다. 〈불설미증유경〉 상권에서 전한다. 비마국 종타산에 야간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사자에게 쫓기다 우물에 빠졌는데, 사흘 째 되는 날, 죽을 것을 깨닫고 게송을 남긴다. “온갖 것이 모두 허망하니 /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못함이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