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구사미국에 계셨다. 그때에 천타라는 장로가 있었다. 그는 성질이 나빠서 사람들은 그에게 말조차 걸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보다 못한 사람들이 그에게 진심어린 충고와 고언을 베풀었지만 천타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비구들이 부처님께 천타에 대해 말씀을 드리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으신 부처님께서 옛날이야기를 해주셨다. 옛날 어떤 장자의 아들에게 아마유라는 하인이 있었는데, 성질이 흉악했다. 어느 날 장자의 아들은 여러 바라문의 아들들과 함께 동산에 놀러 갔는데, 따라온 하인들은 모두 동산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아마유는 동산 문 밖에서 다른 주인을 따라온 하인들을 때렸다. 아마유에게 매를 맞은 다른 하인들은 저마다 자기 주인에게 이 일을 알
부처님께서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발기국에 이르러 비바리성에 머무르셨다. 그 해 그곳은 흉년이 들어 백성들은 거의 걸식을 하여도 음식을 구할 수 없었다. 성안에 살던 야사라는 장자도 출가하여 걸식을 하였으나 음식을 얻기가 어려웠다. 그는 어느 날 속가를 찾아 음식을 구걸했다. 오랜만에 아들을 만난 어머니는 그에게 말했다. “네가 아주 큰 고생을 하는구나. 우리 집에는 재물이 적지 않으니 너 필요한 대로 쓰려무나. 그리고 너의 아내가 아직 여기에 있으니 함께 생활하면서 보시하고 삼보에 공양하거라.” 하지만 아들 야사는 사문으로서 어머니의 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머니가 다시 말했다. “네가 사문으로서의 길을 가려하나 집안의 후사는 잇게 해다오. 그래야만 내가 죽은 뒤에 재물이 관청에 속하지 않게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였다. 5백 비구들이 불사를 위해 화주를 구하러 다녔다. 장사꾼들은 비구가 오는 것을 보기만 하면 이내 가게 문을 닫고 그들을 피했다. 그러면 비구들은 집으로 찾아가서 거듭 과보를 설명하여 신심을 내게 했다. 심지어는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억지로 보시하기를 권하기도 했다. “내가 왜 이러냐 하면, 그대로 하여금 색력(色力)과 수명을 얻고 공덕을 더하여 감로의 결과에 이르게 해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오.” 장사꾼이 그 말을 듣고 신심을 내어 약간씩 보시를 했다. 후에 장사꾼들이 사리불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일을 사리불에게 하소연 했다. 이야기를 들은 사리불은 돌아가 들은 이야기를 부처님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위국에 2백 살이 넘은 가난한 늙은이가 살고 있었다. 눈썹에는 삐죽하게 긴 털이 나있었고, 귀는 머리보다 솟았으며, 이는 마치 가지런한 조개 같았다. 손은 무릎을 지날 정도로 길었다. 그는 몹시 가난했다. 옷이 없어 거의 알몸으로 다녔고, 또 언제나 먹지 못해 배는 곯아 있어, 걷는 것도 힘겨웠다. 어느 날, 늙은이는 사는 것이 너무도 힘들어 부처님을 뵙고자 했는데, 제석과 법왕이 문지기에게 명하여 그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러자 늙은이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나 비록 가난한 백성이기는 하나, 천 년 만에나 만날 행운으로 부처님 때를 만나 살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의 죄와 공덕을 여쭈어 이 갖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대자대비 하시어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들었습니다. 왜 이
한 남자가 나무 아래서 괴로워하며 통곡을 하고 있었다. “아!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를 내가 죽이다니…. 나는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야 한다.” 그를 지켜보던 부수보살은 그가 율행을 닦아 현세에 제도되어야 하는 사람임을 알아보았다. 부수보살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고 신통으로 자신의 부모 모습을 만들어 어머니를 해친 그 남자에게로 갔다. 그리고 남자가 보이는 길에서 부수보살 부모는 변신한 부수보살에게 말했다. “이 길이 바른 길이다.” 그러자 변신한 부수보살이 말했다. “바른 길이 아닙니다.” 그렇게 다투다가 마침내 변신한 부수보살이 화를 내면서 부모를 죽이고 말았다. 그리고는 몹시 슬피 울면서 그 남자 곁에 다가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는 부모님을 죽였으니 당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네 명의 비구가 나무 아래 앉아서 서로 질문을 하고 있었다. 한 비구가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괴로움은 무엇일까?” 한 비구가 말했다. “천하의 괴로움 가운데 음욕을 참는 것보다 더 큰 괴로움은 없을 거야.” 다음 비구가 말했다. “아니야, 세간에서 굶주림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을 거야.” 또 다른 비구가 말했다. “아니, 세간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성냄을 참는 일일 것이야.” 나머지 한 비구가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놀라움과 두려움 속에 있는 것일 거야.” 그렇게 네 명의 비구는 괴로움의 이치를 따지면서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멀리서 그들의 말을 들으시고 그들을 찾아가셨다. 부처님께
사위국에 한 장자가 살고 있었다. 재산이 많아서 부유하기로는 부족할 게 없었지만 자식이 없는 것이 유일한 걱정거리였다. 그래서 장자 부부는 늘 자식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했다. 정성이 쌓였는지 어느 날, 장자의 부인은 아이를 가지게 됐고 아들을 낳았다. 장자 부부는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을 불러 강가에서 잔치를 열었다. 장자 부부는 잔치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랑하며 기뻐했다. 장자 부부는 번갈아 아이를 안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그런데 장자 부인이 아이를 안고 춤을 추다가 실수로 그만 손이 풀려 아이를 강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아이를 건지려 했지만 아이는 빠르게 흐르는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말았다. 허망하게 아이를 잃은 장자 부부는 시름에 빠져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아이는 복덕이 있었는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였다. 반특이라고 하는 비구 하나가 새로 출가했으나 품성이 미련했다. 부처님께서는 5백의 아라한으로 하여금 날마다 그를 가르치게 했지만 3년이 지나도록 게송 하나도 알지 못했다. 나라 안의 모든 사부대중 중에 그의 미련함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기시어 그를 불러 게송 하나를 일러 주셨다. “입을 지키고 뜻을 껴안으며 몸으로 범하지 마라. 이렇게 수행하는 이라야 세간을 넘어설 수 있다.” 반특은 부처님의 인자한 은혜를 느꼈고 기쁜 마음이 열리어 한 번에 게송을 읊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이 다 늙어서 이제야 비로소 게송 하나를 외웠는데, 이것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는 것이므로 기특하게 여길 거리가 못 된다. 이제
아난이 길을 가는 중에 목이 말랐다. 마침 발길제라고 하는 전다라(백정) 여인이 물을 긷고 있어, 아난은 다가가 그녀에게 물을 좀 달라고 부탁했다. 여인은 아난에게 말했다. “저는 마등가 종족으로 백정 발길제입니다.” 아난이 말했다. “나는 지금 그런 것을 묻는 것이 아니요. 그저 물 한 모금 부탁하고자 하는 것이오.” 여인이 다시 말했다. “당신은 석가의 종족이시며, 바사닉왕 조차도 공경하는 분입니다. 그리고 말리 부인의 스승이신데, 이렇게 천한 신분의 제가 감히 물을 가져다 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난이 말했다. “나는 그런 것은 상관없습니다. 물만 주시면 됩니다.” 그제야 여인은 먼저 물을 한 움큼 움켜쥐고 아난의 발에 뿌리고 다시 물을 움켜쥐어 아난의 손에 뿌렸다. 그러자 여인에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의 일이다. 장로 가류타이가 아라한의 도를 얻고서 생각했다. ‘예전에 육군(六群)비구들이 사위국의 모든 집을 욕되게 했다. 내가 다시 청정하게 해야겠다.’ 그는 곧 사위국에 들어가 999집을 제도했다. 그 가운데서 남편은 도를 얻었는데 아내가 도를 얻지 못했거나, 아내는 도를 얻었는데 남편이 도를 얻지 못한 집은 그 수에 넣지 않았다. 당시 사위국에 한 바라문의 집이 있었는데, 응당 성문(聲門)으로서 제도되어야 하는 인연이 있었다. 가류타이는 생각했다. ‘내가 다시 이 집을 제도한다면 사위성에서 천 집을 꼭 채울 수 있겠다.’ 가류타이는 이른 아침에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바라문의 집에 이르렀다. 주인은 없고 그의 부인이 문을 잠그고 전을 부치고 있었다. 가
바라문이 말했다. “월광왕은 인자하고 은혜로운 분입니다. 가난한 백성들을 윤택하게 하시므로 마치 백성들의 부모와 같은데, 우리들이 무슨 마음으로 악한 음모를 따르겠습니까? 차라리 스스로 이 몸을 죽여 없앨지언정 그런 짓을 할 수 없습니다.” 비마사나왕은 다시 나라에 명을 내렸다. “나를 위해 월광왕의 머리를 잘라 오는 자에게 나라의 반을 주고, 나의 사위로 삼겠다.” 며칠 후 노도차라는 한 바라문이 왕을 찾아와 자기가 그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노도차는 길을 떠났다. 이때에 월광국에서는 신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8만 4천의 여러 작은 나라 왕들이 꿈을 꾸었는데, 왕의 금 당기가 갑자기 부러지고 대월 대신의 꿈에는 귀신이 나타나 왕의 금관을 빼앗아갔다. 그때에 성문을 지키는 신장은 누군가 왕의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4신족(神足)을 얻으면 1겁 동안 더 살 수 있다 여래는 이제 얼마나 더 살면 되겠느냐?” 부처님께서 여러 번 물으셨는데도 아난이 악마에게 홀려 대답하지 않자 부처님께서는 다시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고요한 데로 가서 조용히 생각해 보아라.” 아난이 일어나 숲으로 갔다. 그때에 악마 파순이 부처님께 와서 말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세상에 게시면서 교화를 펼치시어 중생들을 두루 제도하여 생사를 벗어난 이들의 수가 항하의 모래만큼이나 많습니다. 이제 나이도 늙으셨다고 하니 그만 열반에 드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악마에게 말했다. “석 달 후에 열반할 것이다.” 파순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돌아갔다. 아난이 자다가 꿈을 꾸었다. 커다란 나무한
여러 천인이 가섭의 발에 예배하면서 게송으로 말했다. “대덕께서는 아십니까? / 법의 배는 깨지려 하고 / 법의 성은 무너지려 하며 / 법의 바다는 마르려 하고 / 법의 당기는 넘어지려 하며 / 법의 등불은 꺼지려 하고 / 설법하는 사람은 떠나려 하며 / 도를 행하는 사람은 점차로 적어지고 / 악한 사람은 더욱더 성합니다. 마땅히 큰 사랑으로써 / 부처님의 법을 세우셔야 하시리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난 뒤였다. 부처님이 몸소 길을 걸으며 전해주시던 법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법은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가섭은 생각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3승기겁 동안에 얻기 어려운 이 부처님 법을 어떻게 하면 세상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오직 3장(藏)을 결집하는
훗날 가섭의 아버지가 되는 니구율타는 마갈국의 바라문 집안에서 태어나서 전생의 복과 덕으로 인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 재물이 나라 안에서 국왕 다음일 정도였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으나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는 아이를 갖기 위해 집 근처의 수신(樹神)에게 제물을 올리며 기원했다. 하지만 여러 해가 되었어도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자 그는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만약 7일 안으로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 나무를 당장 베어서 불살라 버리고 말리라.” 이 말을 들은 수신은 두려운 마음에 식의천왕(息意天王)에게 올라가서 고했다. 천왕은 이내 수신을 데리고 가서 천제석에게 말했다. 제석은 이내 천안으로 욕계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아직은 그의 아들이 될 만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제석과 천
부처님께서 나열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은 보살과 4부대중이 모인 법회에서 법을 설하고 계셨다. 임신을 한 어떤 장자의 아내가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배 안에 있는 아이가 합장하고 경을 듣고 있었다. 부처님은 대중들에게 그 모습을 보게 하시려고 큰 광명으로 장자의 아내를 비추셨다. 대중들이 모두 배 안의 여자 아이가 합장하고 경을 듣는 모습을 보았는데, 마치 거울을 비추는 것과 같이 선명했다. 부처님께서는 여덟 가지 소리(八種聲)를 가지고 배 안의 여자 아이에게 물으셨다. “너는 무엇 때문에 합장을 하고 경을 듣느냐? 부처님의 거룩함 때문이냐?” 태아가 대답했다. “세간 사람들이 모두 10악행을 하므로 저는 10선행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세간 사람들이 생사를 끊지 못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부처님께서 바라나국 녹야원에 계셨다. 녹야원은 5신통을 얻은 선인들이 살았으며, 범부들이 사는 곳이 아니었다. 바라나국의 왕이 나가서 사냥을 하다가 천 마리의 사슴 무리가 그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왕이 병사를 동원해 사슴의 무리를 에워싸자 사슴 떼들은 두려워 소리조차 내지 못했고, 어떤 놈은 땅에 엎드려 제 몸을 숨기기도 했다. 석가모니불께서 보살로서 이 사슴무리의 왕이셨을 때의 이야기다. 부처님께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슴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는 마음을 편안히 하고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왕에게 부탁하여 반드시 목숨을 구제하게 될 것이다. 저마다 다른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여라.” 부처님이 바라나국왕에게 무릎을 꿇고 간청했다. “지금 왕의 뜻을 살피건대, 천 마리의 사슴을 한
부처님이 아난에게 부처님의 전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과거 세상에 바라(波羅)왕이 다스리는 우바라월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에는 음탕한 여인이 있었는데 얼굴빛이 곱고 아름다웠다. 그녀는 우연히 남의 집에 갔다가 아이를 낳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 어미가 갓 난 제 아들을 잡아먹으려 하는 것이었다. 음탕한 여인이 그에게 연유를 묻자, 애기 엄마가 대답했다. “내가 너무 굶주렸기 때문입니다.” 음녀는 아이를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애기 엄마의 허기를 해결해야 했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당신에게 밥을 구해다 주겠소.” 애기 엄마가 대답했다. “당신이 문을 나가기도 전에 나는 굶주려 죽을 것입니다. 당신을 기다리지 못할 것입니다.”음녀는 생각했다. ‘만약 아이를 빼앗아 데
유리왕으로부터 살아남은 한 석씨 여인이 5백 명의 여인들에게 말했다. “내가 일찍이 듣건대 부처님 법에 ‘만약 사람이 아주 위급한 가운데서 일심으로 귀명(歸命)한다면 바로 평안함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이때 5백 명의 여인들이 다 함께 소리를 모아 지극한 마음으로 나무석가모니를 염송했다. “겨우 살아남았으나 저희들은 손발이 아프고 마음은 괴롭고 애통합니다.” 이때 공중에서 여래의 선근의 힘으로 대비의 구름이 일어났다. 대자비의 비가 내리더니 모든 여인들의 상처난 손발이 아물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여인들은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 곧 여인들은 옷과 발우를 구해 왕원정사로 나아가 출가할 것을 청했다. 이때에 이들을 맞은 비구니가 석씨 여인들의 나이가 아직
“석씨 무리가 많기도 하구나. 모두 발만 땅에 파묻고, 사나운 코끼리로 밟아 죽이도록 하라.” 성문이 열리자 유리왕이 말했다. 그리고 5백 명의 석씨 여인들을 뽑아 처소로 데리고 갔다. 이때 마하남이 왕을 따라오며 간청했다. “내가 지금 연못 속에 들어갈 테니 내가 물속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모든 석씨가 마음대로 도망가게 해주십시오. 만약 내가 물에서 나오거든 뜻대로 그들을 죽이시오.” 유리왕이 마하남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하남은 이내 물밑으로 들어가 머리카락을 나무뿌리에 매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동안 성안에 있던 석씨들은 다투어 도망갔다. 유리왕이 신하들에게 말했다. “마하남이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는구나.” 병사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보니 마하남이 이미 죽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유리왕
사위국의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왕위를 이어받고서 생각했다. ‘먼저 가비라국의 석씨 여인과 혼인을 해야겠다.’ 그리고 왕은 석씨 집안에 청혼을 했다. 하지만 청혼을 받은 석씨 집안에서는 반대하는 이가 많았으며, 한 편에서는 괜찮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때 부처님의 사촌 동생인 마하남이 말했다. “바사닉왕의 사람됨이 포악한지라,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나라를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마하남의 여자 하인의 자식 중에 얼굴 생김이 단정한 여인이 하나 있었는데, 석씨들이 의논하여 그 하인의 딸을 보내기로 했다. “이 아이가 나의 딸이오. 성혼을 하십시다.” 마하남은 하인의 딸을 자기 딸이라며 왕에게 말했다. 이에 왕이 기뻐하면서 이 여인을 첫째 부인으로 삼았다. 이 여인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