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툰과 웹소설들의 소재적 트렌드는 ‘전생’이나 ‘환생’이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과 소원을 환생이나 전생을 통해서 이루고 싶다는 현 세대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지만, 전생과 환생이라는 개념 모두 욕망과는 거리가 있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기실, 불교도들의 궁극적 목표는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성불한다는 것은 곧 윤회를 끊어낸 자리인 것이다. 당연히 불교에서 ‘윤회’는 절대적인 전제, 진리 그 자체이다. 따라서 ‘윤회’는 불교를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불교는 윤회를 주장하는 가장
남송 시대 선승 무문 혜개(無門 慧開, 1183~1260) 선사가 지은 〈무문관〉은 〈종용록〉 〈벽암록〉과 함께 3대 공안집으로 불린다. 〈무문관〉은 총 48칙(則)의 공안과 함께, 평론해 길게 해설해 놓은 평창(評唱)과 간단하게 외우도록 시조 형식으로 풀이한 송(頌)으로 구성됐다. 박인성 동국대 명예교수가 저술한 〈무문관을 사색하다〉는 〈무문관〉의 본칙·평창·송을 해독·해석한 책이다. 무문관은 공안집의 이름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영화, 수행처의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 저간에는 〈무문관〉 제1칙 ‘조주구자’ 공안의 ‘무(無)
두 쪽으로 갈려 있는/ 이 잎은 본래 한 몸인가?/ 사람들에게 하나로 보이는/ 이것은 본래 두 개인가?/ 이런 물음을 궁리하다가/ 나 참 뜻을 깨달았다/ 그대는 내 노래에서 역시/ 내가 하나이며 또한 둘임을 느끼지 않는가?김준희 피아니스트의 〈클래식, 경계를 넘어〉는 괴테의 〈서동시집〉에 수록된 ‘은행나무’의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페르시아 시인 하피즈에게 영감을 받아 집필한 괴테의 유일한 단행본 시집에서 저자는 붓다가 설한 불이(不二) 가르침을 봤다. 클래식과 불교를 융합하는 독창적 해석을 내보인 이유도 이 같은 관점에서 기인
한국건축의 특징은 나무와 흙으로 지은 목조건축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가장 취약한 것이 화재다. 전쟁 등을 이유로 사찰과 사원, 궁궐이 전소됐던 것은 목조건축이라서다. 화마라는 재액을 막기 위한 여러 상징체계들이 문화유산과 기록 속에 들어있다. 통도사는 매년 단오절에 소금단지를 차려 놓고 구룡지에서 용왕재를 지낸다. 이 소금단지들은 모든 사찰 전각의 처마 밑 사방 기둥머리에 올려진다. 소금은 바다를 상징하고 바다는 부처님의 진리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직접 동해 바닷물을 떠다 용왕제를 지내기도 했다. 물의 신 용왕님이 화
저자 박현택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디자이너로 30여 년간 일하고 정년퇴직했다. 그의 저작인 〈박물관에서 서성이다〉는 전통문화유산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새롭게 다시보기’를 제안하고, 시대를 넘어 지켜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한다. 또 디자인의 이념과 표현이 어떻게 변해왔고, 어떻게 시대정신을 반영해왔는지를 소개하고 있다.디자이너인 저자는 이 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예술과 디자인 사이에서 진화하는 바람직한 디자인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한 것을 독자와 공유한다. 매 꼭지마다 시대적 배경과 소재는 달
만다라(Mandala)는 어원상으로 보면 ‘본질을 갖추는 것’ 또는 ‘제법(諸法)을 구족(具足)하는 것’으로, 이는 부처님의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즉 ‘가장 높은 깨달음’의 본질을 얻는다는 뜻이다.이처럼 만다라는 밀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의 내면세계 혹은 부처의 법신(法身)인 진리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수행자가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데 사용하는 수행 방편으로, 특히 티베트와 일본, 중국에서 크게 성행했으며, 우리나라도 후불탱화로 전해져 오고 있다.밀교의 대표적 경전은 〈대일경〉과 〈금강정경〉인데, 태장만다라(胎藏曼茶羅)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이수자인 해사 스님이 편찬한 〈불교상용의범〉은 사찰 일상 의식부터 재 의식까지를 총망라한 의식집이다. 사찰에서 전통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상용의범을 중심으로 하되, 전래되는 각종 의식문들을 참조해 수정·보완했다. 책은 크게 △일상의례 △제반의식 △상주권공재 △청문(각단불공) △시식 및 영반 △부록 등 6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일상의례는 사찰에서 일상적으로 거행하는 조·석예불과 사시마지, 각단 예경의식을 수록했고, 제반의식은 천도재나 각종 재회 시 설행되는 의식문을 수록했으며, 상주권공재도 재의 성격에 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이 전시작품을 교체하는 가운데 5월 8일, 국보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 普賢行願品)’을 대중에 공개한다.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은 故 이건회 회장 기증품으로, 변상도와 화가의 이름, 사성기 등 격식을 제대로 갖춘 고려시대 사경이다.‘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 공개는 2024년 1월 기증관 재개관을 기념하며 5월 6일까지 특별공개하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국보)와 고려시대 ‘시월관음도’를 대체하는 전시다.한국 최고의 문인화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
남원 대복사 동종이 보물로 지정됐다.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4월 25일 “장인 정우 스님 작품인 ‘남원 대복사 동종’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남원 대복사 동종’은 몸체에 새겨져 있는 주종기를 통해 승려장인 정우(淨祐) 스님이 신원(信元) 스님 등 7명과 함께 1635년(조선 인조 13)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 영원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다가 영원사가 폐사된 이후 현재의 봉안 사찰인 남원 대복사로 이안된 것으로 여겨진다.동종의 제작을 주도한 정우 스님과 신원 스님은 17세기 전반에 재
청주고인쇄박물관은 4월 28일~6월 30일 독일 클링스포어박물관에서 해외 특별전 ‘직지, 그 모든 것의 시작-한국의 금속활자 빅뱅’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2022년 직지문화제에서 진행된 클링스포어박물관 세계인쇄교류특별전 ‘한국에 경의를, 클링스포어 박물관의 보물’의 답방 전시다. 지난해 9월 ‘직지 복본 및 한지 유네스코 본부 특별전’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직지 복본을 선보이는 자리다. 직지 복본은 2021년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직지 소장 기관인 프랑스국립도서관이 협력해 원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직지의 원
불교 개혁론자이자 민족운동가이기도한 만해 스님은 문학인으로서도 한국 근대사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 스님의 시와 문학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와 인간의 삶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담고 있기 때문. 만해 스님이 저항문학가로 불리는 이유다.아름다운 우리말로 자유시를 썼고, 잡지를 발간하고, 현대적 개념의 소설을 발표했던 만해 한용운 스님의 인간적 감성과 깊은 철학적 심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최근 서울 성북구에 개관한 성북근현대문학관은 9월 29일까지 관내 1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시 ‘
BBS불교방송(사장직무대행 성기홍)이 라디오 뉴스 콘텐츠를 영상과 결합한 ‘토크 뉴스’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BBS는 4월 24일 정치, 경제, 사회 등 일반 기사 나열 중심의 지상파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을 5월 1일부터 디지털 매체 시대에 걸맞은 형태로 대폭 개선한다고 밝혔다.BBS 라디오 메인 보도프로그램인 ‘뉴스파노라마’가 ‘전경윤의 뉴스 이노베이션’으로 새 옷을 입으면서 40분의 런닝 타임 전체 콘텐츠를 오로지 기자 출연 코너들로 채운다. 이는 기존 메이저 TV방송사 기자들의 리포트 보도 형태를 답습해온 방식을 완전히 벗어
경주 칠불암과 제주 선덕사의 전통산사 문화유산 활용사업이 문화재청을 대표하는 국가유산 사업 10건에 선정했다.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최근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가운데 경주 칠불암의 ‘5감 힐링체험’과 제주 서귀포시 선덕사의 ‘보멍 들으멍, 마음에 새기다’ 등 10건을 대표사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칠불암 5감 힐링체험은 경주 남산의 유일한 국보 ‘칠불암 마애불상군’을 주제로 오감과 문화유산·숲·예술·명상 등을 융·복합한 프로그램이다.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을 추구하는 웰니스를 지향해 문화유산의 현대적 효용성을 높이고, 기
전통 불화가 신예지와 서양화가 조민경의 초대전 (이하)이 5월 5일까지 서울 불일미술관에서 열린다. 동양의 전통 불화기법과 서양의 현대 판화기법이라는 다른 방식과 재료로 불교라는 공통된 주제를 풀어낸 2인전으로 조계종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주최·후원으로 마련됐다.두 작가는 동국대 예술대학 미술학부에서 불교미술과 서양화를 전공했다. 장르는 서로 다르지만 부처님 가르침과 불교미술의 예술적 가치에 매료돼 불모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 은 90년대 홍콩 무협 영화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동양의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차를 재배하기 시작한 시배지인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 쌍계총림 쌍계사(주지 지현 스님)가 ‘2024년 차문화 대축전’을 개최한다.쌍계사는 2024년 5월 2일(목)~5일(일)까지 4일간 천년을 이어온 차의 역사와 전통 차문화를 체험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하동 야생차 축제’와 연계하여 ‘쌍계사 차문화 대축전’ 개최한다.특히 올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茶)-디카시로 만나다’를 마련해 한국 전통 차문화와 미래세대를 잇는 문학 장르의 확산을 꾀한다.쌍계사는 차나무를 최초로 식재한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을 증강현실로 만난다경주시(시장 주낙영)는 4월 21일 “디지털 복원에 발맞춰 증강현실(AR) 콘텐츠 개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경주 황룡사지에서 황룡사 9층 목탑을 배경으로 한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 사전 시연회도 4월 12일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주시는 지난해 2월부터 올 4월까지 5억원의 예산을 들여 황룡사 9층 목탑 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시연회는 2020년 7월 디지털 복원을 마친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에 이어 곧 완료될 황룡사 9층 목탑 디지털 복원에 따라 문화유산
통도사 백련암에 주석하고 있는 원산 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은 19세에 말없이 집을 나왔고, 보름만에 다시 집을 찾아 출가의 뜻을 밝히고 불문에 들었다. 이후 원산 스님의 어머니는 스님을 다시 찾지 않았다. 묵묵히 자신의 현재에 충실할 뿐이었다. 농사를 지으며 아들 셋, 딸 다섯을 교육시키고 시집 장가를 보냈다. 대강백 관응 스님에게서 전강을 받고 강주의 자리에 오르고, 통도사라는 대찰의 주지를 맡아도 어머니는 원산 스님을 찾아가지 않았다. 스님의 어머니는 자녀들의 효도를 받으며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돌아가시기 한 해 전,
한국불교는 ‘〈천수경〉 신앙’이라 할 정도로 〈천수경〉의 다라니 천수주(대비주)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천수경〉은 천수다라니를 중심으로 의례에서 활용하는 것이지 상호 독립적인 의례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치 〈천수경〉을 읽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고 생각하는 불자들도 있다. 그래서 다른 경전과 의궤와 달리 〈천수경〉은 여러 의례에서 활용되는 것을 모아 놓아 사실상 연속성이 있다고 할 수 없을 때도 있다.천수주 염송 이후 사방찬 도량찬을 하지만 사방으로 감로수를 쇄수도 하지
20대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전체 인생의 향방이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학점 관리, 어학공부, 자격증 시험 등 치열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노력하고 애쓴 결과가 그만큼의 행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모든 것이 불만족스럽다. 미국의 대학생들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브라운대학에서 마음챙김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인 상담학자 에릭 룩스는 무엇이 총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젊은이들의 삶을 팍
바야흐로 명상 전성시대다. 최근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파민 디톡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대표적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명상’이다.〈명상하는 엄마〉는 명상전문가이자 선치료상담가인 전현자 씨가 아이들과 함께 명상하며 체득한 명상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20대 무렵부터 명상서적을 탐독하며 수행하는 삶을 동경했던 저자는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명상을 배우기 시작해, 쌍둥이 아들도 명상의 길로 이끌었다. 현재 저자는 명상전문가로, 아이들은 직장에서 섬기는 마음으로 명상을 안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