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불, 불교 계율 바탕 ‘생태 실천 약속’ 만든다

11월 22일 제2차 대화마당 개최 “시대 맞는 생태 실천 서원 필요”

2025-11-25     여수령 기자
‘자연의 권리를 생각하는 불자모임’은 11월 22일 서울 한국불교연구원에서 제2차 대화마당을 열고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불교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불교의 계(戒)를 기반으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태 실천 약속문’이 만들어진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 스님)와 신대승네트워크(대표 정성운)가 운영하는 ‘자연의 권리를 생각하는 불자모임(이하 자생불)’은 11월 22일 서울 한국불교연구원에서 제2차 대화마당을 열고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불교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대화마당 참가자들은 발제와 모둠토론 등을 통해 ‘불교의 계를 기반으로 한 생태 실천 약속’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생태 실천 약속문’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 모임을 출범키로 했다.

이날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연기적 관계망을 자각하는 인간, 호모 인드라네티우스’ 주제 발제에서 현대 생태위기의 근본 원인을 단절적 사고에서 찾고, 연기적 관계망을 스스로 인식하고 책임지는 인간을 뜻하는 용어인 ‘호모 인드라네티우스(Homo Indranetius)’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생태위기 극복은 관계 맺기를 새롭게 실천하는 삶의 전환과 공동체적 성찰에서 시작된다”며 “공존과 화합을 위해 대화·공감·연대가 필수적이며, 개인의 성찰을 넘어 ‘대화적 성찰(Dialogical Reflection)’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성 스님(팔리문헌연구소장)은 ‘불교생태학으로 기후위기 대응해야’ 발제에서 불교의 생명존중·연기 사상을 기초로 한 ‘불교생태학(Buddhist Ecology)’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승만부인의 십대서원, 남방불교의 오계파지운동, 틱낫한의 참여불교 등 다양한 역사적 실천 모델을 소개하며 “한국불교도 시대에 맞는 생태 실천 서원을 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총장은 불교의 오계를 불살생(생태계 피해 최소화), 불투도(미래세대 약탈 중단), 불망어(기후왜곡 금지), 불음주(소비 절제) 등 기후위기 시대의 윤리로 재해석했다. 한 사무총장은 “계율은 개인 수행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지키는 윤리이며, 생태 실천 또한 공동체 기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모둠토론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 수행 공동체’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제시했다. 이어 대화마당에서는 ‘기후·생태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의 서원, 생태 실천 약속’을 마련하는 후속 모임을 결성키로 했다. 이를 통해 불교적 생태윤리를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계율형 약속문’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자생불은 “이번 대화마당은 불교적 생태윤리를 실제 삶의 변화로 연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참여불교·불교환경운동의 전통을 계승해 ‘생활 속 기후행동의 불교적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