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 대종사의 지혜와 자비, 영원히 피어오를 것"
11월 24일,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서 영결식 엄수
포교와 전법의 원력을 세우고 한평생 전법의 현장을 지켜오다 지난 11월 20일 홀연히 원적에 든 금산당 도영 대종사의 영결식이 11월 24일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에서 엄수됐다.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봉행된 영결식은 명종 5타에 이어 삼귀의례, 영결법요, 행장소개, 추모입정, 생전 법문 청취, 영결사, 법어, 추도사, 문도추모문, 조사, 헌화, 인사말, 사홍서원, 발인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의 집전으로 도법 스님의 헌향, 법등 스님의 헌다, 영진 스님과 등운 스님의 헌화에 이어 지명 스님의 행장 소개가 진행됐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자광 대종사는 영결사를 통해 평소 도영 대종사가 자주 인용했던 ‘작야몽중두두불(昨夜夢中頭頭佛) 금조개안물물살(今朝開眼物物薩)’를 낭송하고 “금산당 도영 대종사의 법체는 비록 떠났지만 남기신 가르침은 세세생생 이어질 것이며, 이별의 슬픔보다는 적멸의 기쁨을 찬탄해야 한다” 말했다.
이어 “도영 대종사는 35사단을 시작으로 군포교에 헌신하셨고, 포교원장 재임 시절 군종교구의 출범을 이끌며 감로법문을 전하셨다”며 “전북불교회관을 설립하고 템플스테이를 정례화한 것도 모두 스님의 큰 원력의 결실로 중생에게 해탈의 길을 밝히신 출격장부였다”고 회고했다.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원로의원 상월 보선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를 통해 “대종사께서는 한 잔의 차향으로 법을 나누시고 말 없는 흐름 속에서 누구에게나 따뜻한 도반이 되어주셨다”며 “대종사께서 형색은 거두셨으나 그 자취는 대지와 산하, 수행자들의 일념 속에 광명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또 “지혜와 자비의 향연은 영원히 피어오를 것이며, 그 불꽃은 후학들의 길을 밝혀주는 샛별이 될 것”이라며 “대종사시여! 허공에 두루 하시어 법계의 중생을 제도하고 종문의 등불로 다시 나투소서”라고 애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대종사께서는 ‘한 사람이 바로 서면, 한 세상도 바로 설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 생각, 한 걸음, 한 사람을 따뜻하게 품는 길을 평생의 도로 삼으셨고 말보다 실천을 중시하며 법이 필요하다면 어디든 가셨고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으셨다”고 회고했다.
진우 스님은 또 “언제나 미소 머금은 얼굴, 자애로운 음성으로 보살행을 실천하신 대종사께서는 세상 속에 들어가 고락을 나눈 보리살타의 화현으로 오늘의 빈자리는 단순한 부재가 아니라, 남기신 공덕과 원력을 더욱 선명히 드러내는 진정한 법석”이라며 “대종사께서 일생을 걸어 밝히신 포교의 등불은 이제 남은 대중의 서원이 돼 한국불교를 더 깊고 넓게 펼쳐나갈 원동력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도추도문은 불일 평상 대종사가 낭독했다. 스님들은 추도문에서 “대종사님께서는 인내의 도리를 온몸으로 보여주신 분이었다.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시며 조용한 인욕으로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신 모습이야말로 수행자의 걸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저희에게 온전히 보여주는 가르침이었다”고 스님을 기렸다.
이어 “대종사님은 참으로 온화한 자비보살이셨다. 포교의 일선에서 불교의 지평을 넓히고 방편을 다양하게 하신 공덕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며 “대종사님! 부디 적멸의 즐거움에 오래 머무르지 마시고 다시 사바세계에 나투시어 반야도량을 함께 일구는 보리 행자로 저희 곁에 돌아오소서”라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조사를 통해 “큰스님의 발걸음은 조용했으나 그 여운은 수많은 대중의 마음을 일깨우는 사자후였으며 세상으로 두루 퍼진 큰스님의 법향은 금산보림을 이루었다”며 “이제 저희 후학들은 생사 없는 도리를 일러주고 열반적정의 세계로 나아가신 큰스님의 자취와 원력을 이어받아 용맹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광수 금산사 신도회장은 조사에서 “대종사님의 크신 원력은 군 장병 포교에서 특히 빛을 발했고 사회의 그늘진 곳에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고자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셨던 스님의 모습은 저희 신도들에게 진정한 보살행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셨다”며 “저희는 스님께서 남기신 고귀한 가르침에 따라 부처님의 법을 등불 삼아 정진하고, 스님께서 가르쳐주신 보살행을 묵묵히 실천하겠다”고 발원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금산사 조실로서 종단의 중심을 잡아주는 한편 대중 교화와 사찰의 변화를 이끌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자 했던 원력을 보여주셨다”며 “가진 것을 나누고 욕망을 비우며 지혜와 자비를 채우는 ‘나비채 정신’을 마음에 새기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불교연합합창단은 ‘아름다운 인연’을 합창하며 스님의 원적을 추도했다. 이후 원로회의 의장 자광 스님과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영진 스님은 문도를 대표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영진 스님은 “수행과 원력, 가람수호에 평생을 바치신 스님을 이제는 따뜻하고 정중하게 모셔드리고자 한다”며 “남은 것은 제자들의 몫이다. 스님의 원력에 따라 수행과 전법도생, 가람수호에 더더욱 매진하겠다. 전국 각처에서 찾아주신 스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도영 대종사의 법구는 인로왕번을 앞세우고 오색만장과 위패, 영정뒤로 이어진 사부대중의 긴 행렬을 따라 금산사 모악산 수목의 배웅을 받으며 연화대로 이운됐다.
연화대에 안치된 스님의 법구는 ‘스님! 불들어 갑니다’는 소리와 함께 오열하는 사부대중을 뒤로하고 붉은 불기둥과 함께 모악의 품으로 돌아갔다.
금산당 도영 대종사의 49재는 1‧2‧3‧5‧6재는 완주 송광사, 4재는 대전 죽림정사, 7재는 금산사 대웅보전에서 거행된다.
금산사=조동제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