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 스님의 지장십륜경 강의] 44. 삼승의 바른 법을 지키는 길 

수행·견해 잃은 이와는 가까이 말라  

2025-11-21     법공 스님/ 경주 송림사 주지

친근해야만 할 승려와 사람[親近供養僧及人]

  “선남자야, 무량한 유정들이 계율을 깨뜨리고 악행하는 비구들을 친근하면 모든 선법을 잃고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그러므로 천상에 나서 열반의 즐거움을 얻고자 하면 승도(勝道)사문을 친근하고 공양하며, 그에게 삼승의 긴요한 법을 묻고 들어야 하며, 혹은 시도(示道)와 명도(命道)사문을 구해야 하고, 만일 그런 삼도의 사문이 없으면 오도(汚道)사문 가운데서라도 스승을 구해야 하느니라. 비록 계율은 깨뜨렸지만 바른 견해가 있고, 뜻과 수행을 갖추었으면 마땅히 찾아가 공양하고 삼승의 긴요한 법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수행과 뜻과 견해까지 깨뜨린 사람은 찾아가 친근 공양하지 않아야 한다. 또 그가 계율은 깨뜨렸더라도 삿된 견해가 없고 뜻과 수행과 견해를 갖추었으면 마땅히 찾아가 삼승의 법을 물어야 하나, 그를 경멸하거나 헐뜯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삼승 중 한 승(乘)을 택하여 배우거나 정진하더라도 다른 승을 경멸하고 헐뜯지 않아야 한다. 만일 그가 삼승 가운데 다른 한 승이나 한 게송을 헐뜯으면 그와 친근, 동행, 사업을 하면 안 된다. 그리하면 함께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만일 유정 등이 삼승 가운데 한 승을 헐뜯고 비방하거나, 삼승 모두를 비방하는 사람을 친근하여 법을 묻고 들으면 이 인연으로 모두가 무간지옥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으면서 벗어날 기약이 없느니라.” 

사신문송본생의 인유(捨身聞頌本生의 引喩)

“왜냐하면 선남자야, 나는 과거에 보살행을 닦아 위 없는 지혜를 증득하려 할 때, 성문승이 설하는 바른 법이나 한 게송을 구하기 위하여, 내 몸의 손, 발, 피, 살, 가죽, 뼈, 머리, 눈, 뇌수 등을 다 버렸고, 독각승이 설하는 바른 법이나 한 게송을 위해 내 몸의 모든 것(손, 발, 피 등)을 버렸으며, 혹은 대승이 설하는 한 게송을 위해 내 몸의 모든 것을 버렸다. 이렇게 괴로움을 이긴 끝에 삼승 중 (그 하나를 얻었고) 한 게송이 가르치는 법을 얻었으며, (얻었을 때마다) 깊은 환희심을 내어 공경하고 받들어 지녀, 설한 그대로 수행하였으며 쉬지 않고 무량한 겁을 지내면서, 일체 고행을 수행하고서야 위 없는 지혜의 과(果)를 증득할 수 있게 됐고, 또 저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 삼승의 바른 법을 설명해 나타내 보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한 게송만이라도 비방하거나 감추거나 없애서는 안 되며, 그것을 공경하고 읽고 외우며 묻고 들으면서 굳은 서원을 세워 증득하기를 구해야 하느니라.”

삼승의 호지(三乘의 護持)

“선남자야, 이같이 삼승에서 나온 요긴한 법은, 삼세의 항하 모래 수보다 많은 부처님이 말씀하시고 호지하시는 것이니라. 그것은 일체유정을 생사의 큰 고통에서 건지기 위해서이며, 삼보의 종성을 흥성하게 해서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그러므로 이 삼승의 바른 법을 두루 믿고 공경해야 하며 비방·방해하여 없애서는 안 되느니라. 만일 누구나 이 삼승의 바른 법이나 한 게송만이라도 비방·방해·은폐하거나 없애면 반드시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야, 미래 부처님 국토에 사는 포악한 왕, 거사 등은 어리석으면서도 총명하다는 교만한 마음을 품고 … 삿된 견해로 질투하며 나쁜 벗을 친근하나니 이는 삼승의 성현의 법기(法器)가 아니니라. 그리하여 성문승의법을 조금 듣고 익히기만 해도 독각승과 대승의 법을 비방하며, 혹 독각승의 법을 조금 듣고 익히기만 해도 성문승과 대승의 법을 비방하며 널리 펴지 못하게 하느니라. … 이렇게 대승의 사람이라고 거짓으로 일컫고, 스스로 어리석고 교만한 힘으로 자기가 익히지 않는, 삼승의 바른 법을 비방하고 방해해 널리 퍼지지 못하게 하며 (자기가 익히지 않는) 삼승법을 배우는 사람을 질투하며, 비방하고 헐뜯고 욕하며 그 위세를 없애느니라.”

이사의 호지(二事의 護持)

“선남자야,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마하살은 일체의 유정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 큰 자비심으로 두 가지 일을 호지하신다. 첫째는 삼보의 종성을 흥성하게 해서 항상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해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는 것이요, 둘째는 삼승에서 나오는 긴요한 (법인) 사성제(四聖諦) 등과 상응하는 바른 법을 호지하시는 것이니라. 이 같은 두 가지 일은 오직 부처님과 보살들만이 능히 호지할 수 있으며, 성문이나 독각승 등이 할 일이 아니며 또 백천 나유타 수의 대범천왕·제석천왕·전륜성왕 등은 호지할 수 없느니라. 미래세 이 부처님 국토에 사는 포악한 왕 등은 나의 법에 의지해 출가하고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이를 보면 … 음식을 주지 않고 몸과 목숨을 해치느니라. 그들은 나의 모든 제자를 헐뜯고 욕하고 벌주며, 깊은 나의 법을 비방하고 없애려 하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함께 호지하시는 삼승의 바른 법을 방해·은폐해 널리 퍼지지 못하게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