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 스님의 “주인으로 사는 길”

지식·정보 시대 고립된 현대인 성찰로 새로운 삶의 방향 모색 “불교 윤리청정성 회복 필요” 연재 법문상좌와의 대화 엮어

2025-11-20     여수령 기자
조계종 원로의원인 금산당 도영 대종사는 법어집 '어울리면 열리는 길'을 통해 불교적 윤리와 청정성 회복을 설파했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불교적 윤리는 인간이 본래 지닌 청정성을 믿는 데서 출발하며, 그것을 일상에서 구현하려는 지속적인 실천이다.”

11월 20일 원적에 든 조계종 원로의원 금산당 도영 대종사는 유작이 된 법어집 〈어울리면 열리는 길〉에서 불교적 윤리와 청정성 회복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스님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이 시대, 오히려 진정한 만남과 소통은 상실한 채 고립되고 단절의 감각에 시달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대적 모순은 결국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도록 만든다”며 “나의 행복과 안녕이 타자의 그것과 분리될 수 없다는 자각이 바로 불교적 윤리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불교적 윤리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가 직면한 소외와 고립, 경쟁과 배제의 문제를 성찰하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계종 원로의원 금산당 도영 대종사. 현대불교 자료사진.

“불교는 인간을 독립적이고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하므로 저것이 생한다’는 연기의 가르침을 통해, 존재는 언제나 관계 속에서 성립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불교적 삶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의 깨달음이 곧 타자의 깨달음과 맞닿아 있음을 자각하는 데 있다. ” 

1부 ‘주인되어 살자’는 지난해부터 월간 〈법공양〉에 연재한 법문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 부처님과 옛 고승들의 일화에 스님이 수행하며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곁들여 불교의 핵심을 설명한다.

2부 ‘본래 청정과 불교적 인간’은 도영 스님이 상좌 법진 스님과 평소 나눈 대화를 참고해 재구성한 것이다. 초기불교의 연기와 중도 사상, 대승불교의 반야중관 사상과 여래상 사상, 중국 선종의 가르침이 모두 ‘인간 본성은 원래 청정하다’는 토대 위에 서 있음을 밝히고, 중도와 바라밀 등 윤리적 실천을 통해 열반을 이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영 스님은 “세상과 단절된 자아는 끝내 닫힌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계와 인연 속에서 어울림을 실천하는 자는 스스로의 삶을 열어 가며, 동시에 타자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선사한다”며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이 불교적 윤리의 길 위에서 자신과 타자 그리고 세계의 새로운 조화를 모색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어울리면 열리는 길 / 도영 스님 지음 / 효림 /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