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산재 유가족에 “국가 책임” 통감

11월 18일, 위령재 전 면담 자리서 통감 유족들, 정부에 간담회 요청 공문 전달 진우 스님 “정부, 세심히 살펴달라” 당부 김 총리 “불교계의 산재 관심에 큰 감사”

2025-11-18     임은호 기자
김민석 총리는 11월 18일 조계종이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한 '산재사망 희생자추모 위령재' 참석에 앞서 희생자 유가족들과 면담하고 “일하다 희생을 당한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민석 국무총리가 산업재해 사망자 유가족들을 만나 “일하다 희생을 당한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며 책임을 통감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1월 18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한 '산재사망 희생자추모 위령재' 참석에 앞서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난 김 총리에게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정부에서 세심히 살펴 인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면담 자리에는 태안화력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해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씨, 베트남 출신 노동자 고 부뿌안 씨의 부모 응웬티투후엔 씨와 부반승 씨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유가족들은 김민석 총리에게 간담회를 요청했다. 김미숙 씨는 “산재 피해자 모임에서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높은 분’들과의 간담회”라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해서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직접 소통하길 원한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가족들 트라우마 같이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며 간담회 자리 마련을 거듭 요청했다. 양 위원장은 “특히 올해는 4월 28일 ‘산재근로자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첫 해”라고 설명하며 “정부에서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풀리는 것이 있으니 꼭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했다.

김 총리는 “일을 하다 희생된 것은 나라가 할 도리를 다 못해 그런 것이므로 국가 책임”이라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을 잃은 것도 참 아픈데, 이런 일을 없애고 해결하기 위해 유가족이 모인 것은 큰 결심이었을 것”이라면서 “노동부 장관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불교계에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김 총리는 “산재 문제에 대해 위령재 등 불교계가 앞장서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하다”면서 “정부도 함께 하나하나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김민석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진우 스님은 “종교적 입장에서보면, 이미 간 이들은 간 그들대로 저승에서 평안을 찾아야 하고,  유가족들은 유가족대로 현실적으로 마음이 평안해져야 한다”면서 “산자와 죽은자가 모두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위령재를 모시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우리 국민 모두가 사고, 특히 재해로 사망하는 일은 더 이상 발생하면 안된다. 그것이 우리나라가 더 좋은 나라가 되는 모습”이라면서 “정부차원에서 좀 더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이어 유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서한을 김 총리에게 전달하며 “세심히 살펴봐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김 총리는 “무겁게 받아들여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총리에게 전달된 서한에는 총리 면담 요청, 이주 노동자 단속 중단 및 이주정책 전환 요청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