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 스님의 지장십륜경 강의] 43.승려의 종류

오도사문도 외도보다 훌륭하다

2025-11-14     법공 스님/ 경주 송림사 주지

사종의 승(四種僧)

“또 선남자야, 네 종류의 승려가 있으니 ①승의승(勝義僧) ②세속승(世俗僧) ③아양승(啞羊僧) ④무참괴승(無愧僧)이니라. 

①승의승이란 불보살 중에서 그 덕이 존귀하며 모든 법에서 자재함을 얻은 사람과 독각승, 아라한, 불환과, 일래과, 예류과 등이니, 이런 7종의 사람은 승의승에 속하느니라. 혹 유정으로서 재가 형상, 즉 머리를 깎지 않고 가사도 입지 않으며 비록 출가한 이가 별해탈계를 받을 수 없어 일체 갈마와 포살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불법이 있고 성인의 과보가 있으면 승의승에 포섭되니, 그러므로 그도 승의승이라 한다.

②세속승이란 머리 깎고 가사를 입으며 출가한 이의 별해탈계를 성취하는 자를 이른다.

③아양승은 근본 죄를 범했는지 범하지 않았는지 그 경중을 알지 못하고, 근본 죄에 수반하는 작은 죄를 범하고도 그 범한 것을 드러내어 참회할 줄 모르며, 어리석고 둔하여 조그만 죄라고(가벼이 여겨) 돌아보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스승을 의지하여 살지 않고 총명한 사람에게 자주 찾아가 받들어 섬기지 않으며, 자주 그에게 ‘어떤 것이 선(善)이며 어떤 것이 선이 아닌가? 어떤 것이 죄며 어떤 것이 죄가 아닌가? 무엇을 닦으면 훌륭하다 하고 무엇을 지으면 악이 되는가?’라고 공경히 묻지 않는다. 그런 일체의 사람을 아양승이라 한다. 

④무참괴승은 어떤 유정이 살기 위하여 내 법에 귀의해 출가한 뒤에 받아 지녀야 할 별해탈계를 모두 범하고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후세의 고과(苦果)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마음속은 다 썩어 달팽이나 소라와 같고, 세속 음악을 좋아하고 구행(狗行)을 짓고 항상 거짓말을 좋아하여 조금도 진실이 없으며, 간탐·질투·교만하여 신구의(身口意)로 짓는 세 가지 선업을 떠났으며, 이익에 탐착하고 명예를 공경하며 육진(눈, 귀, 코, 혀, 몸, 뜻의 6기관)에 빠져 음탕하기를 좋아하고 빛, 소리, 냄새, 맛, 촉감 등의 경계를 사랑하는 일체의 사람을 모두 무참괴승이라 하며, 이들은 바른 법을 훼방하느니라.”

사종사문(四種沙門: 승도사문, 시도사문, 명도사문, 오도사문)

“선남자야, 승의승 가운데에는 스스로 도를 이루는 승도사문(勝道沙門)에 속하는 이가 있다. 그들은 팔성도에 의지하여 스스로 모든 번뇌의 격류를 건너고 또 남도 건너게 한다. 이들은 부처님과 독각승과 모든 아라한이다. 이런 이들은 일체 유지(有支, 삼계윤회를 벗어남)의 권속을 떠났기 때문에 승도(勝道)라 하느니라. 또 보살마하살의 무리가 있다. 그들은 다른 인연을 빌지 않고 모든 법의 지견(知見)에 있어서 장애가 없으며, 일체의 유정을 거두어 이롭고 즐겁게 하는데 그도 승도사문에 속한다 하느니라.

또 승의승과 세속승 가운데에도 도를 가리키는 시도사문(示道沙門)에 속하는 이가 있다. 만일 그가 별해탈계를 성취한 착한 이생(異生)으로서 세간의 바른 소견을 원만히 갖추었으면, 그는 기설변현(記說變現)의 힘으로 남을 위해 설명하며 모든 성도의 법을 열어 보이나니 그런 사람을 가장 하열한 도를 가리키는 사문이라 하느니라. 그리고 예류과를 증득한 이를 제2, 일래과를 증득한 이를 제3, 불환과를 증득한 이를 제4, 보살마하살을 제5라 하나니, 이른바 초지(初地)에서 십지(十地) 사이에 머물거나, 최후신(最後身)에 편히 머무르는 이들은 모두 도를 가리키는 사문(시도사문)에 속하느니라.

또 어떤 이가 별해탈계를 성취하고 계율을 지키며 행이 청정한 이가 있다면, 이들은 명도사문(命道沙門)에 속하느니라. 도(道)로써 살기 때문에 명도라 한다. 보살마하살로서 일체 유정의  안락을 바라며, 육바라밀을 구족하게 수행하면 그 또한 명도(命道)라 하느니라.

이러한 승도, 시도, 명도의 삼종사문을 세간의 진실한 복밭이라 하고, 그 외의 사문을 도를 더럽히는 오도사문(汚道沙門)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문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이) 비록 진실하지 않아도 아직은 복밭의 수(數) 가운데 들 수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참괴함이 없는 사문을 의지하는 이가 있다면 그를 나의 바른 법인 율장(律藏) 중의 송장이라 한다. 그러므로 나는 대사라 부르지 않고, 그 또한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 그러나 스스로 사악한 소견에 집착하지 않고 남도 또한 나쁜 소견에 집착하게 하지 않으며, 남을 위해 나의 법을 널리 찬탄하고 훼방하지 않으며 항상 바른 서원을 세워 범한 죄를 끊임없이 싫어하고 참회하여 모든 업장을 다 없애면, 그런 사람은 삼보와 거룩한 계율의 힘을 믿고 공경하기 때문에 저 95종의 외도들보다 백천 곱이나 더 훌륭함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런 의미에서 여래는 일체 유정들이 그 업으로 받는 차별된 모양을 관찰하고는 이렇게 말하느니라. … 나의 법 안에서 머리 깎고 가사를 입은 이에게, 악한 왕 등의 권속들이 헐뜯고 욕하고 책벌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만일 누가 출가한 사람을 헐뜯고 욕하고 책벌하면 그가 받는 죄는 앞에 말한 것과 같이 무수한 고통을 받다가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