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세대전승, 불교 전법의 뿌리
올해 6월 미국 여론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종교 지형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불교 인구는 3억4300만명에서 3억2400만명으로 줄며 약 5% 감소했다. 불교 신도의 세계 인구 비율 역시 2010년 5%에서 2020년 4%로 줄었다. 반면 이슬람은 17억명에서 20억명으로, 기독교 인구는 21억명에서 23억명으로 늘었다.
이는 불교도가 밀집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의 ‘저출산 고령화’, ‘탈종교화’ 현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처럼 종교인의 수가 줄어드는 한국사회는 개종이 어려워지는 ‘가족 신앙 형태’가 굳어지는 추세다. 1984년부터 10년 단위로 한국사회의 종교인식 변화를 조사하고 있는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제5차 비교조사 보고서(2015)에 따르면 한국사회 개종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1984년에는 개종을 경험한 사람은 17%, 1994년에는 16%에 달했지만, 2014년에는 10%로 줄어들었다. 이는 향후 가족 중심으로 한 신앙의 전승이 중요한 전법포교의 기반이 됨을 의미한다.
불교 세대전승의 모범사례 중 한 곳은 한마음선원이다. 이는 한마음선원이 매년 11월 봉행하는 신도수계법회를 보면 알 수 있다. 국내외에서 모인 5000여 명의 신도들이 안양본원에서 연비를 받고 재발심하고 오계를 수지하고 불자로 거듭나는 초심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주목할 것은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참석한 아이들이다. 부모와 함께 <대행 스님의 뜻으로 푼 천수경>을 봉독하고 “거짓말 하지 않겠다고 부처님과 약속했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세대전승이라는 불연(佛緣)의 싹이 잘 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10년, 20년 뒤 미래 불교의 ‘핵심 신도’들이 된다. 이들이 불교를 외호하고 불·법·승 삼보에 공양을 올릴 거사와 보살이 되거나 승가의 일원으로 불문에 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대전승’은 불교 전법의 뿌리지만, 현재 불교계는 이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실제 부모세대가 신실한 신심을 지녔어도 자녀세대에서 신앙이 단절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년세대 포교와 더불어 ‘세대전승’ 역시 불교계는 전법의 화두로 가져야 가야 한다. 그래야 탄탄한 전법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