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인공!”…500여 동국인, 불자로 거듭나다

동국대, 11월 5일 수계법회 봉행 영캠프 신청 실패 학생 요구 빗발 학교서 적극 수용…수계식 마련돼 ​​​​​​​돈관 스님 “참된 불자되길” 당부

2025-11-05     신중일 기자
동국대는 11월 5일 본관 남산홀에서 ‘2025 동국인 수계대법회’를 봉행했다. 이사장 돈관 스님과 윤재웅 총장을 비롯한 법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저희들은 이제 대덕 큰스님께 의지해 삼귀의계와 오계를 받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겠사오니 원하옵건데 대덕 큰스님께서는 청정한 계를 주시옵소서.”

500여 동국대 학생들이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며 불자로 거듭났다. 동국대(총장 윤재웅)는 11월 5일 본관 남산홀에서 ‘2025 동국인 수계대법회’를 봉행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참석대중들. 

이날 수계법회는 지난 9월 16일 열린 ‘영캠프’ 참가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을 위한 후속조치다. 올해 ‘영캠프’는 참가 신청 시작 2분 만에 매진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고, 500석 규모의 추가 신청도 접수 개시와 동시에 마감됐다.

이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의 수계법회 요구가 이어졌고, 학교 측은 이를 적극 수용해 수계법회를 봉행하게 됐다. 학생들의 열기를 반영하듯 본관 남산홀은 500여 명의 학생들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계대화상 돈관 스님이 오계를 설하고 있다. 

이날 전계대화상으로 법상에 오른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은 스스로 수계를 발원해 법회를 열게 한 학생들에게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오계를 설했다.

돈관 스님은 “여러 인연을 거쳐 남산홀에 모여 수계를 받는 이 자리는 동국의 자긍심을 갖고 참된 불자로서 살아가겠다고 부처님과 여러분 스스로에게 약속하는 법석”이라며 “오늘의 약속들이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뗏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입으로 몸으로 뜻으로 지었던 죄업들을 참회해 자신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고 이를 통해 삶의 바른 지혜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돈관 스님은 수계 대중에게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지 말고 자비심을 가져라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고 복덕을 지어라 △그릇된 생각과 행동을 하지 말고 청정한 행을 지켜라 △거짓말을 하지 말고 진실을 말하라 △술과 같은 중독성 물질을 가까이하지 말고 맑은 지혜를는 오계를 설했다.

스님들이 연비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법회에는 연비 대신 염주가 전달됐다. 

계를 수지한 학생들은 연비의식을 통해 지난날의 과오를 참회하고 불·법·승 삼보에 귀의했으며, 연비사 스님들은 500여 학생들에게 연비 대신 염주를 전달하며 학생들이 참된 불자로 거듭나길 기원했다.

수계 대중에게는 계첩이 수여됐다. 계첩은 학생들을 대표해 불교동아리 가람수호 정재훈 학생과 캠플스테이 고수진 학생에게 수여됐으며, 동참한 수계자 전원에게는 동국대 통합모바일앱을 통해 ‘모바일 수계증’이 전달됐다.

돈관 스님이 학생 대표 정재훈 학생에게 계첩을 전달하고 있다. 
돈관 스님이 학생 대표 고수진 학생에게 계첩을 전달하고 있다. 

오계를 수지한 학생들은 청년불자로서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호빈 중앙불교동아리 회장(불교학부 2학년)은 “남산홀에서 수 백명의 학생들과 함께 수계를 받으니 진정한 불자로서 한 걸음, 두 걸음 내딛는 느낌”이라며 “동국인이라는 자긍심과 유대감도 깊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통합모바일앱을 통해 받은 모바일 수계증도 법명과 그 의미를 항시 되새길 수 있어 불자로서 마음가짐을 다잡는데 매우 용이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동국대로 유학 온 김선진(국문학과 4학년, 본명 제이콥) 씨는 “국문학 전공이지만 불교학도 복수전공하고 있다”면서 “동국대에 다니다보니 불교를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어 좋다. 법회를 통해 불교적 삶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