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찰음식 맛과 마음, 유럽에 전하다

문화사업단, 佛파리·英런던서 ‘사찰음식’ 행사 파리 만찬, 장인 여거 스님 맡아 ‘더덕 버무리’ 인기, 참가자 호평 런던 르꼬르동블루, 한국문화원과 ‘한국 사찰음식 주간’ 성공적 개최 ​​​​​​​명장 정관 스님 오찬 및 강연 진행

2025-11-04     신중일 기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4일부터 11월  1일 영국과 프랑스에서 사찰음식 강연, 체험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10월 28, 29일 르꼬르동블루 런던캠퍼스에서 열린 채식전문과정 강연에서 사찰음식 장인 여거 스님과 수강생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한국 사찰음식의 맛과 철학이 영국과 프랑스에 전해졌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일화 스님, 이하 문화사업단)은 “10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사찰음식을 통한 불교 수행정신과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제 문화외교 활동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내년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주프랑스대한민국대사관(대리대사 김병준) 초청으로 시작됐으며, 프랑스 미식가협회 사무총장 로랑 풀티에 뒤메닐(Laurent Poultier du Mesnil)과 파리 한식 레스토랑의 오너셰프 피에르 상 부아예(Pierre Sang Boyer) 등 현지 셰프 및 인플루언서들이 함께해 한국 사찰음식의 철학적 미학을 체험했다.

문화사업단장 일화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프랑스-한국 두 나라의 깊은 우정을 기념하고 전 세계인들과 지구의 건강을 위한 사찰음식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며 출가 본사인 순천 송광사에서의 ‘원주’소임을 살았을 때에 사찰의 전반적인 살림살이를 주관하는 것 뿐 아니라 ‘공양간’의 총책임자이기도 했던 경험을 나누었다.

스님은 “고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수행의 본질을 몸으로 이해하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프랑스에서의 만찬은 사찰음식 장인 여거 스님이 준비했다. 제주 더덕에 대추·포도 유차청을 곁들여 한국식 샐러드인 ‘더덕 버무리’가 특히 인기였다. 참가자들은 “균형 잡힌 맛과 자연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방송인 로랑 풀티에는 현지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날의 사찰음식 경험을 소개할 계획임을 전했다.

프랑스에 이어 런던에서는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과 르꼬르동블루 런던(Le Cordon Bleu London)과 ‘한국 사찰음식 주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문화사업단은 지난 2021년 4월 주영한국문화원과 르꼬르동블루 런던, 문화사업단 3자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1년부터 채식전문과정(Plant-based culinary Arts) 내 한국 사찰음식 강연 및 시연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문화외교를 이어오고 있다.

런던 첫 일정으로 일화 스님은 주영한국문화원을 방문해 “한식과 사찰음식이 영국에서도 인기임을 실감하며, 선명상과 참선수행을 통한 마음공부와 건강한 사찰음식을 통한 몸건강과의 조화를 교육·홍보하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선승혜 원장은 “영국은 차문화가 발달하여 ‘다선일미(茶禪一味)’ 수행 전통이 문화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채식과 불교 철학, 문학에 대한 영국 현지의 높은 이해와 관심이 사찰음식 확산에 큰 힘이 될 것”이라 화답했다.

특히 10월 28일과 29일에는 르꼬르동블루 런던캠퍼스에서 일반인 대상과 채식전문과정 수강생 대상 강연이 열렸다. 여거 스님은 “사찰음식은 단순 채식이 아니라 수행의 길”이라며 절제와 명상의 철학을 전했으며 르꼬르동블루 런던 학장 에밀 미네프(Emil Minev)는 “사찰음식은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철학이 담긴 문화예술이며 문화사업단이 추진하게 될 사찰음식의 유네스코 등재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채식전문과정을 1년 2코스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채식전문과정에 수강중인 이탈리아 출신 미켈레 가띠(Michele Gatti)는 “향신료(특히 마늘) 없는 한국음식을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한국 사찰음식의 맛의 깊이와 균형이 경이롭다”고 평가했고, 멕시코 출신 카밀라 페르난데스(Camila Fernandez)는 “명상을 즐기는 나에게 사찰음식의 수행적 의미가 매우 깊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10월 31일, 런던 중심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코드 바이 르꼬르동블루(CORD by LeCordonBleu)’에서는 사찰음식 명장 정관 스님이 만든 요리가 오찬으로 제공됐다.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한승호 대사대리와 현지 언론계 인사, 요리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찰음식의 절제와 평화의 미학을 공유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사전 예약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팝업레스토랑이 열려 70여 명의 런던 현지인들이 사찰음식의 미학을 느꼈다.

11월 1일, 주영한국문화원(KCCUK)에서 열린 정관 스님의 ‘음식명상(Food Meditation)’ 은 한국의 정원 미디어 아트를 배경으로 사찰음식과 명상을 동시에 체험하는 행사였다. 참가자들은 한국 사찰로 이동한 듯 느낌을 받으며 평화와 긍정의 에너지를 나눴다.

정관 스님은 “음식은 마음을 담는 수행이며, 사찰음식은 맑은 정신과 온전한 나를 찾는 길”임을 강조하며 △기후위기 극복 △자연보호 △생명존중의 실천을 현대 사회의 화두로 제시했다.

11월 3일에는 르꼬르동블루 런던에서 16명의 언론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정관 스님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정관 스님은 시그니처 메뉴인 표고버섯 조청조림과 감말랭이 고추장 무침을 시연했고 참가자들이 스님의 레시피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화 스님은 “이번 프랑스-영국 행사를 통해 미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 전인류 평화와 지구 건강을 함께 회복시키는 수행문화로서의 사찰음식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 앞으로도 한국과 유럽 간 문화교류를 지속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