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제 스님, “향상향하의 진리로 APEC 성공 회향 기원”

10월 25일, 부산 해운정사 앞마당 경주 APEC 성공 기원 법회 봉행 향상향하 법문으로 평화 서원담아 화쟁의 지혜로 세계 평화 기원해

2025-10-25     하성미 기자
진제 스님이 10월 25일 부산 해운정사에서 열린 ‘2025 경주 APEC 개최 성공기원 대법회’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조계종 제13‧14대 종정을 역임한 진제  법원 대종사가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인류 평화를 발원하는 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법회는 APEC을 ‘화쟁과 자각의 장’으로 승화시키고 불교의 수행적 지혜로 세계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의미를 담았다.

부산 해운정사(주지 성담 스님)는 10월 25일 해운정사 앞마당에서 ‘2025 경주 APEC 개최 성공기원 대법회’를 봉행했다.

식전예불과 명종 5타로 시작된 법회는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발원문, 축사, 법어, 축가,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축사에는 불산 스님(전국선원수좌회 상임수석대표)을 비롯해 서병수 전 부산시장, 박성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수석부위원장,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등 각계 인사가 나서 법회의 의미를 더했다.

진제 스님.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향상(向上)과 향하(向下)의 진리를 자유자재로 쓰는 이는 천상과 인간세계에 짝할 이가 없다”며 “불자들이 향상향하의 진리로 마음을 닦아 부처님의 광명이 세계 만방에 퍼지길 바란다”고 설했다.

이어 “경주 APEC이 성공적으로 봉행돼 국태민안과 남북통일이 성큼 다가오길 기원한다”며 “진정한 평화는 제도나 협약이 아니라 마음의 깨달음에서 비롯된다. 모든 반연을 내려놓고 화두를 뚜렷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참의심이 돈발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임제 선사의 ‘탁발화’를 인용하며 “시비와 분별을 놓는 수행이 인류 평화의 근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선원수좌회 상임수석대표 불산 스님. 

불산 스님은 “참선의 고요함 속에서 평화의 지혜가 샘솟는다”며 “오늘 법회가 단순한 국가행사의 성공을 기원하는 자리가 아니라, 인간의 본래 마음을 회복하는 수행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APEC이 다루는 경제와 외교의 주제 또한 결국 인간의 행복과 조화로 귀결되어야 한다”며 “참선의 지혜가 그런 세계적 논의의 방향을 밝혀줄 수 있다. 이번 대법회를 계기로 한국 선불교의 정신과 화쟁의 가르침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경주 APEC은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정신의 품격을 보여줄 무대”라며 “오늘 대법회를 통해 불교의 자비와 평화 정신이 그 밑바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과 경주는 불교문화의 중심지이자 국가 정신의 뿌리”라며 “이번 법회가 두 지역이 함께 만드는 평화의 상징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성현 부산시당 수석부위원장.

박성현 수석부위원장은 “정치와 종교, 이념을 넘어 국민이 하나 되는 자리가 바로 오늘의 법회”라며 “분열과 갈등이 많은 시대에 불교의 지혜와 화쟁 정신이 사회 통합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제 대선사께서 말씀하신 향상향하의 진리가 개인 수행을 넘어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해운정사는 오랜 세월 지역 사회의 정신적 중심으로 자리해왔다”며 “이번 법회는 시민이 함께하는 열린 도량으로서 불교가 지역 공동체의 힘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자리”라고 전했다. 이어 “행정에서도 불교문화가 시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법회 회향 후 해운정사 공양간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가 열렸다. 해운정사 신도들이 직접 음식을 마련해 약 2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점심공양을 올리며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전했다.

해운정사 측은 “이웃과 함께하는 공양이 바로 부처님의 자비 실천”이라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했다.

하성미 부산주재기자

해운정사 경내를 가득 메운 사부대중이 합장하며 삼귀의 및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