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서 비구니 대회 “부처님 법으로 단합하자”

9월 27일 출라롱콘 대학서  담마난다 스님 중심돼 열려 긍정적 후속 결과 도출 중

2025-10-16     박영빈 객원기자 
첫 비구니 대회에 모인 태국 비구니 스님들. 사진 출처=라이온즈 로어

비구니 승단이 사실상 인정되지 않는 기존 테라와다 불교계에서 비구니 승단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10월 9일, 해외불교 전문매체인 ‘라이온즈 로어’는 지난 9월 27일 태국 방콕의 출라롱콘 대학에서 열린 첫 태국 비구니 대회의 모습을 상세히 보도했다.

대회에는 구족계를 완전히 수지한 92명의 태국인 비구니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태국 비구니 가운데 가장 높은 지도자로 불리는 담마난다 스님의 발원으로 열린 이 대회에는 1~2세대 비구니로 불리는 기성세대의 비구니 스님들과 젊은 세대의 출가자, 그리고 재가 신자들과의 연결과 미래를 위한 지속을 위해 열렸다. 

담마난다 스님은 “비구니 승가는 서로 협력하고 상호 간의 지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핵심 키워드는 단합이다. 우리는 단합하고 그 뿌리를 법과 율에 굳건히 뿌리내려야 비구니 승가의 미래를 지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담마난다 스님은 올해 1월에 이 대회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세납 81세인 스님은 2세대 태국 비구니로 손꼽힌다. 스님은 어머니이자 1세대 태국인 비구니였던 보라마이 스님의 뜻을 이어 2001년 출가 전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불교학자이자 활동가로서 27년간 탐마삿 대학교에서 불교 여성주의를 가르쳤다. 

담마난다 스님은 “태국 불교계를 받치는 의자의 네 다리 중 한쪽 다리, 즉 완전히 구족계를 수지한 비구니가 없어졌다. 네 번째 다리를 되찾아야 한다”며 “비구니 승가는 부처님께서 여성에게 허락하셨으나 태국에서 잃어버린 유산이며 이것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태국 불교계는 지난 1929년 당시 승단 최고 지도자였던 상가라자 스님에 의해 태국의 비구 스님들이 여성출가자를 수계하는 것이 금지된 이래 태국 내에서 비구니 승단이 생기는 길이 막혀 있는 상태다.

담마난다 스님은 스리랑카에서 2001년 사미니계를 수지, 2003년 구족계를 수계하면서 최초의 태국 테라와다 비구가 되었다. 이래로 현재 태국 38개 주에는 총 285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정진 중이다. 

이번 대회는 비구니 스님들이 대규모로 모인 첫 번째 대회로 태국 불교계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비구니 스님들은 종파를 불문하고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승단 내에 갈등 발생 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폭력인 대화와 율장에 대해 더욱 많은 연찬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태국 비구니 승가를 연구하는 작가 신디 리시콧은 “대회 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치앙라이 주의 비구니 스님들은 경장과 율장을 교육하기 위한 온라인 커리큘럼 개발에 들어갔다. 또한 태국 최대 비구니 사원인 왓송담마칼리아니 사원에서는 태국 내 비구니 승가의 인원과 사찰을 관리하는 디지털 지도 등을 개발 중”이라며 “대회가 성공적인 결과들을 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