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법 정신을 흔들지 말라

2025-09-26     현불뉴스

정치 지도자의 언어는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도, 분열시킬 수도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보인 일련의 행보는 후자에 가깝다. 

그는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기독교 정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한 종교적 신념을 지속적으로 발언해 왔다. 급기야 당 대표 자격으로 교회를 공식 방문해 “하나님의 종에 대적하는 행위는 하나님께서 심판할 것”이라 공언했으니, 이는 개인적 신앙 고백이 아닌 공당 대표로서의 입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헌법이 보장하는 정교분리 원칙은 민주주의의 기초다. 그러나 장 대표는 공적 자리에서 종교적 언어로 정치 현안을 해석하며, 대한민국을 다종교·다문화 사회가 아닌 특정 종교 중심 사회로 비치게 했다.

가뜩이나 극단적 이념 대립과 국론 분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사회 갈등의 불씨를 더욱 부추기는 행태다. 불교계뿐 아니라 개신교 내부에서도 그의 발언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 모두의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정치 지도자의 기본 책무다. 종교를 정치적 지지 기반 결집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곧 국민의 신뢰를 잃는 지름길이 된다.

특정 종교에 치우친 언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정치 지도자라면 종교적 중립과 공공성을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이 민주사회 지도자의 최소한의 품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