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명상 한자리에 ‘국제명상엑스포’ 개막
9월 25일 동국대 남산홀서 개막식 ‘2025 명상, 하나 되는 길’ 주제로 진우 스님 ‘선명상과 감정 조절’ 연설 11월까지 학술·문화 등 프로그램 다채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마음의 평화와 공동체 화합이 절실한 지금 명상이 개인과 사회를 잇는 치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명상을 한자리에서 경험하고, 한국 전통 명상의 우수성을 알릴 ‘제6회 서울국제명상엑스포-명상, 하나 되는 길’이 9월 25일 서울 동국대에서 막을 올렸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정도 스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엑스포는 지난 4월 열린 ‘K-청소년 명상’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학술·문화·체험·교육의 4개 영역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9월 25~26일에는 세계 명상 전문가와 해외 석학 6명과 국내 석학 3명이 참여해 최신 명상 연구를 공유하는 명상 콘퍼런스, 명상을 주제로 한국음악·클래식·무용·합창 등을 선보이는 선명상 콘서트, 세계 명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 부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본관 남산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호계원장 정묵 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동국대 정각원장 제정 스님, 총무부장 성웅 스님,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 교육부장 유정 스님, 재무부장 여학 스님, 문화부장 성원 스님, 호법부장 도심 스님, 사서실장 남전 스님, 박물관장 서봉 스님, 선명장위원장 금강 스님, 김도형 문체부 종무실장 등 사부대중 500여 명이 함께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를 통해 현대 사회가 선명상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진우 스님은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후위기, 경제적 불평 등 기술 혁신이 몰고 온 변화 속에서 극심한 외로움과 불안을 겪고 있다”며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처럼 선명상은 혼탁한 삶 속에서도 깨어있는 의식으로 타인과 세계를 바라보는 힘을 길러준다”고 밝혔다. 이어 “선명상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으며 인류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정신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우 스님은 또 미래 세대에게 선명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청년들이 자주 길을 잃는데 선명상을 통해 분별심을 내려놓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면 이것만큼 미래를 준비하는 확실한 투자는 없다”며 “선명상이 미래 인류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회향처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은 격려사에서 “명상은 치유와 회복을 바라는 이들에게 불안을 조절해주는 강력한 도구”라며 “이번 엑스포는 명상이 가진 보편적 가치와 불교적 지혜가 모여 하나 되는 길을 모색하는 자리”하고 설명했다.
돈관 스님은 그러면서 “학술·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명상의 길을 열어주고, 서로 다른 이들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함께하는 모두가 스스로의 마음을 밝혀 주인공으로 이 자리를 체험하고, 바쁜 일상에서 돌아보지 못했던 마음을 성찰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윤재웅 동국대 총장도 “일반인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대중 명상법을 안내하고, 명상전문가의 지도 아래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명상의 생활화를 이끌겠다”며 “앞으로도 ‘K-명상’ 플랫폼으로 명상의 생활화와 세계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를 대독한 김도형 문체부 종무실장은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 차분히 하는 시간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길 바란다”며 “이번 엑스포가 명상문화를 널리 알리고 국민 행복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뮤지컬 싯다르타 팀의 축하 공연 이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선명상과 감정조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진우 스님은 “모든 중생은 감정 덩어리다.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행동하지만 기쁨이 생기면 반드시 그 반대인 괴로움도 함께 따른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분별’이다”며 “즐거움과 괴로움 등 모든 감정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선명상을 제시했다. 스님은 “행복을 깊이 추구하면 불안도 깊어진다. 있는 그대로 보고 마음을 평안히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동요하지 않는다”며 “좌선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는 연습을 하면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도 감정이 쉽게 일어나지 않게 된다. 감정을 ‘제로화’시키는 것이 곧 중도”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이러한 경지에 이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괴로움이 사라진다. 그 상태가 바로 보살”이라며 “선명상과 육바라밀 실천으로 보살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 전 세계가 정토 극락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