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 스님의 강의] 36. 지옥 중생 구제 서원과 십악륜의 과보
지장보살이 지옥에 떨어진 사람을 구제하는 원
금일의 내용은 제4권 제3장, 의지함이 없는 행(무의행품無依行品) 2편이 되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지장보살님이 무간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에 대한 구제의 발원과 함께 열 가지 악륜(惡輪)을 설한 뒤, 37·38호부터는 재미있는 설화 형식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지장보살 타무간지옥자 발제의 원(地藏菩薩의 墮無間地獄者 拔濟의 願)
그때 지장보살마하살은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습니다.
“세존이시어, 많은 불국토가 있사옵니다. 그런데 오탁악세로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장래 많은 국토의 중생들은 번뇌가 치성하여 온갖 악행을 익혀 어리석고 사나워 교화하기 어렵습니다. 이른바 찰제리(귀족), 재관, 거사, 장자, 사문, 바라문 등은 선근이 적어 신심 없고, 아첨과 간사와 어리석으면서 총명하다는 교만한 마음으로, 후세에 받을 괴로운 과보는 돌아보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선지식을 버리고 지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이들은 재리(財利)를 위하기 때문에 파계한 악행비구와 비법(非法)의 당파를 만드는데, 이는 반드시 무간지옥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만일 이런 곳이 있으면, 나는 마땅히 그곳에 가서 일체중생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법왕(法王)이신 부처님의 위없는 미묘한 감로법미와 방편으로 교화하게 하고 그와 같은 찰제리와 포악한 바라문으로 하여금 무간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하겠나이다.”
열 가지 악륜(십악륜十惡輪)
십악륜은 북량본(北쏐本)과 같이, 십악륜을 말하나, 살(殺) 내지 사견(邪見) 등 십불선(十不善)이나 십악업(十惡業)을 가리킨 내용은 아닙니다.
“선남자야, 열 가지의 악륜(惡輪)이 있다.
미래 세상의 부처님 국토에 있는 포악한 찰제리, 재관, 거사, 장자 등은 이 열 가지 악륜 중에서 그 하나를 성취하거나, 혹은 전부를 성취함으로써 먼저 닦아 모은 일체의 선근이 다 무너지고 소멸하여 재가 되니, 오래지 않아 그 몸을 못 쓰게 되며, 오랫동안 그 혀가 묶여 말을 못하며, 참기 어려운 고통을 받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결단코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①그 열 가지란 어떤 것인가? 그 계율을 깨뜨린 악행비구는 나쁜 견해를 가지고 찰제리와 재관들에게 아란야의 청정한 비구들을 비방하여 말한다. ‘어진 이들이여, 저런 비구들은 어리석은 범부로, 거짓 이상(異相)을 나타내 세간을 미혹시키며, 욕심도 버리지 못하고 번뇌도 끊지 못하면서 덕이 있는 체하는 것이다.’
…그때 삼보를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하늘, 용, 야차, 신 등은 포악한 찰제리 등에게 분노를 느껴 이같이 말한다. ‘여러분 보라, 저들은 일체의 법안과 삼보의 종성을 경멸하고 헐뜯으며 모든 선근을 없애고 훼손시킨다. 저들이 사는 국토와 도시를 옹호해 주지 말자.’
…그리하여 신들이 보호하지 않자, 나라에는 전쟁이 일어나고, 갖은 병과 굶주림이 일어난다.…저 포악한 왕의 무리들은 오래지 않아, 몸을 못 쓰게 되며 참기 어려운 지독한 고통을 받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②또 선남자야, 저 포악한 이들은 나쁜 벗의 행동을 따라 행하고 선근이 적어…성문승과 연각승을 헐뜯고 비방하여 중생이 받아 지니며 읽고 외우는 것 등으로부터 한 게송조차도 듣지 않느니라. 이런 삶을 부처님의 정법을 헐뜯고 비방하는 자라 하며, 팔성도를 무너뜨리고 무량한 중생들의 법안을 빼어 뭉개는 자라 하느니라.…이들 또한 오래지 않아 사지가 무너져 몸을 못 쓰게 되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③또 선남자야, 포악한 왕, 재관 등은 계율을 깨뜨린 악비구의 행동을 따르므로, 그 나라에 있는 진실한 복밭은 이들을 버릴 마음을 가지고 보살피지 않는다. 그 나라에 살더라도 법을 의지하여 살며 언제나 속인들 사이에 살기를 좋아하지 아니하고, 시주의 집에 자주 가지 않으며, 설사 잠시라도 말을 늘 조심한다.
…또 속인들 앞에서는 파계한 이를 비방하지 않으며, 그 비행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복밭을 가까이 하면서 계율을 깨뜨리는 일을 멀리한다.…그럼에도 저 악행비구들은 성을 내고 원한을 품어 헐뜯고 능욕한다. 만약 여러 중생이 무간죄를 범하고, 혹 무간죄에 가까운 성죄와 차죄를 짓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저 왕 등이 계율을 깨뜨리고 법을 벗어나 중죄를 짓는 것보다 가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