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파 스님,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성파선예전' 관람
9월 10일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서 100미터 한지-옻칠 연작 등 3점 선보여 "형태 없는 것 보고 소리 없는 소리 듣다"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조계종 종정 중봉성파 대종사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 특별전 ‘성파선예전’이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파 스님이 9월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함께 전시를 관람했다.
성파 스님은 10일 오전 청주 문화제조창에서 열리고 있는 청주공예비엔날레 현장을 방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본전시장 작품을 관람한 스님은 곧이어 동부창고에 마련된 ‘성파선예전’ 전시장을 찾았다.
성파 스님은 이번 특별전에서 폭 3m, 길이 100m에 달하는 한지작품 ‘명명백백’과 자작나무에 옻칠과 자개가루로 장식한 ‘별들의 향연’, 한지에 옻칠 연작 시리즈 ‘공에서 색으로’의 3점을 선보였다. 순백의 한지로 전시장 공간 전체를 감싸고, 가운데 공간에 다른 두 작품을 설치해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성파 스님은 문 전 대통령 내외에게 ‘명명백백’에 담긴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스님은 “한지는 멀리서 보면 그저 비어 있는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실오라기 같은 가닥들이 모여 거대한 한 장의 종이를 이룬다”며 “이는 곧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파 스님과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칠흑 같은 옻칠 속에 반짝이는 자개가루를 품은 ‘별들의 향연’ 앞에 마주 앉았다. 스님은 옻칠 연작 ‘공에서 색으로’ 작품을 가리키며 “공(空)에서 색(色)으로, 없는 것[無]에서 있는 것[有]으로 이어진다. 하나도 없는 것는 없는 것이 아니고 전체가 그 안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원래 마음자리가 색도 없고 소리도 없지만 그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스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 훌륭한 법문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성파 스님은 이번 특별전에 대해 “강재영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수년 전부터 찾아와 한지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면 좋겠다고 제안해 이번에 내놓게 됐다”며 전시장이 100m 길이의 한지작품을 선보이는 데 적합한 공간이라는 데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특별전을 관람한 법산 스님(전 조계종 법계위원장)은 한지작품 ‘명명백백’에 대해 “한 올 한 올의 섬유질이 연결되어 하나의 종이가 되듯, 우리 모두도 인드라망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특별전을 통해 인간과 자연, 우주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껴보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로 14회를 맞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세상 짓기’를 주제로 72개국 작가들의 2500여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계속된다.
성파 스님의 특별전 '성파선예전'은 동부창고 6동에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