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內 불교 공동체 사회적 차별로 곤경 처해

인도·미얀마 외신 등 집중 보도 소수 종교 신자 대한 차별 심화 사회·경제적 배제…국가는 묵인 수천 불교도, 이슬람교로 위장

2025-09-04     박영빈 객원기자
파키스탄 스와트계곡에 있는 일묵다라 스투파. 파키스탄은 고대 간다라불교의 중심지 였다. 사진=위키피디아

 

한때 간다라 문화의 요람이었던 파키스탄에서 이제 불교는 의도적인 방치와 문화적 차별에 의한 쇠퇴의 증거로 꼽히고 있다. 8월 25일 인도의 ‘인디아 뉴잉글랜드 뉴스’와 미얀마의 ‘밋지마 뉴스’의 외신은 현재 파키스탄의 불교 공동체가 사회적으로 소외받으며 곤경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밋지마 뉴스는 선리(Sun Lee)라는 필명의 연구자가 발표한 현지 조사보고서를 인용하여 “2025년 현재, 파키스탄 불교도들의 곤경과 불교문화유산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파키스탄 사회에서 그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버림받으며 소외되는 모습을 역력히 보여 준다”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현재 미약하게 남아 있는 파키스탄 불교도들에겐 현재 그들을 위한 종교적 공간이나 존중이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디아 뉴잉글랜드 뉴스는 “파키스탄 북부를 중심으로 한 간다라 문명은 한때 탁실라, 스와트, 페샤와르 일대에 불교승원들과 불탑조성이 번성했던 중심지였다”면서 “그러나 황금기의 유산들은 이민족의 정복, 종교적 변혁, 그리고 노골적인 무시와 방치로 해체되고 있다. 오늘날 이 유적들은 살아 있는 신앙의 상징이라기보다는 고고학적 유물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현재 파키스탄의 불교도는 수천 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대부분 이슬람교도로 위장한 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 외에도 파키스탄 내에선 힌두교도, 기독교도, 시크교 등 소수 종교인들이 차별과 박해를 받으며 자신의 종교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선리의 보고서는 “인도 국경지역에 다수 포진한 불교도 가족들은 박해를 피하기 위해 신앙을 숨기고 있다. 불교도임을 공개하는 경우 사회적·경제적 배제의 위험에 처하며, 제한된 기회조차 잃게 된다”고 전했다. 

실제 불교도가 다수 거주했던 잠무-카슈미르 지역과 구 라다크 지역의 경우 사찰들이 남아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예불과 참배는 물론 보수공사 등도 금지되어 의도적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뉴잉글랜드 뉴스는 파키스탄 불교도들과 종교적 성지들이 처한 상황은 단순히 문화유산 보존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광범위한 불관용의 징후라고 지적했다. 

선리의 보고서는 현재 현지 불교도들의 곤경은 파키스탄 내 다른 소외 계층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현지 불교 정체성의 약화는 다원주의를 훼손하고 이슬람으로 대표되는 민족 정체성을 고착시켜 타 종교와 공동체에 대한 광범위한 배제의 한 줄기로 작용”한다고 비판했다.

박영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