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65] 46. 치매

신체·인지·사회활동 유지로 예방·관리 65세 이상 약 10%, 80세 이상 약 25%  퇴행성 치매 조기 치료 진행 속도 늦춰 14가지 위험요인 관리 시 45%까지 예방

2025-08-29     서지원 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다양한 후천적 원인에 의해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하나의 특정 질병명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의 집합을 일컫는 말입니다. 

치매 증상의 대표적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약 60~70%를 차지합니다. 그 외에 혈관성치매, 루이체치매, 전두측두엽치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치매가 있습니다.

치매 대다수는 노화와 관련된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65세 이상에서는 약 10%가 치매를, 80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 중 한 명은 치매를 앓을 정도로 흔한 병이며,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사람들은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치매의 증상 
정상적으로도 나이가 들면서 건망증과 같이 사소한 것을 깜박 잊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치매의 초기 증상은 건망증과 구별이 쉽지 않지만, 치매에서는 단순한 기억력의 장애뿐만 아니라 지남력(시간·장소·사람을 올바르게 인지하는 능력)이나 언어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 전반에서 장애가 나타나며 성격 변화와 망상과 같은 정신행동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억력이 저하되면 얼마 전 나눴던 대화를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한 번 해 놓은 일을 잊어버려 다시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언어장애로 인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물건, 사람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청력 저하로 인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저하되는 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방향 감각이 상실돼 자주 가던 곳을 가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계산 능력이 저하돼 이전에 잘하던 돈 관리를 어려워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치매의 진단 및 검사
치매의 다양한 원인 중에서 일부는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계 감염, 수두증, 양성 뇌종양, 갑상샘 질환과 같은 대사성 질환 등 완치할 수 있는 치매가 전체 치매의 약 10~15%를 차지하고 있어, 그 원인 질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츠하이머병처럼 완치가 어려운 퇴행성 치매의 경우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병이 다양하므로 어느 한 가지 검사로 진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혈액 검사 등 전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 인지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신경 심리검사,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보기 위한 뇌 영상 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하게 됩니다. 

치매의 관리 
치매는 서서히 진행하고 유병기간이 길어서 일상에서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관리를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초기 상태를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뇌를 자극해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향상하는 다양한 활동이 도움이 됩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지기능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은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치매 환자의 운동기능 유지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치매의 예방
치매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병입니다.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인을 줄이고 보호요인을 강화하는 것으로 치매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치매의 위험요인과 예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란셋(Lancet) 위원회’에서는 열네 가지 치매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최대 45%까지 치매를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혈관성 치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위험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흡연과 지나친 음주는 반드시 피해야 할 치매의 위험요인입니다. 청력 손실과 시력 손실도 치매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시력·청력을 보호하고 검진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 

중년기부터 지속적인 인지활동과 신체활동을 하고 노년기가 됐을 때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치매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머리 외상에 주의하고, 우울감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치매 예방 활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활동, 인지활동, 사회활동을 유지하면 치매는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