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종 “조세이탄광 유골 수습 환영…韓日 관심을”
8월 25일 유골 발견에 메시지 발표 새기는회, 잠수안전조치 중 발견 DNA 검사 진행…본격 송환 기대 관음종, 2017년부터 추모 동참해 “양국 미래로 나아갈 발판되길”
일본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유골로 추청되는 뼈가 발견됐다. 희생자 유골 일부가 수습됨에 따라 조선인 강제 징용 노동자의 유해가 한국으로 송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음종(총무원장 법명 스님)은 8월 2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모임(공동대표 이노우에 료코, 이하 새기는회)은 8월 25일 오후 2시 9분경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당시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고 우리 종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아픈 역사다. 1942년 2월 3일 해저탄광인 일본 우베 탄전의 조세이 탄광에 바닷물이 유입돼 침수 사고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노동자 47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당시 일본은 전쟁 중이어서 보도 통제가 심해 사건은 일반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 정부의 배상과 사과는 없고, 183명의 유해 발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와 일본인 노동자의 위령사업을 위해 1991년 일본의 깨어있는 시민들이 ‘새기는회’를 결성했고, 2013년부터 유해 발굴과 송환을 위해 잠수조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까지 5차 잠수조사를 진행했고 갱도 입구를 발견하는 성과를 냈다. 이번 유골 발견도 새기는회가 내년 잠수조사를 위해 진행한 안전조치 작업 중 한국인 잠수사가 발견한 것이다.
새기는회에 따르면 본 갱도 안에서 희생자 4명의 유해가 발견됐고, 잠수사가 이 중 일부를 가지고 나왔다. 공개된 유골 중 가장 큰 것은 42cm로, 새기는회측은 이 유골들을 경찰에 인계해 DNA(유전자) 정밀 감정을 받을 예정이다. 해당 유골이 인골(人骨)로 확인될 경우 수몰 사고 발생 80여 년 만에 희생자 유해 수습과 한국 송환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2017년부터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추모위령재와 잠수조사 후원을 종책 사업으로 채택한 관음종은 총무원장 법명 스님의 명의의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고 유해 발굴 및 송환 사업에 한일 양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법명 스님은 “우리 종단은 이노우에 료코 새기는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회원들의 헌신과 노력에 깊이 경의를 표하고, 주일 히로시마 총영사를 비롯한 임직원들께서 보이지 않게 후원해 주었던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 일본인 노동자 47명의 유골이 모두 수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도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한 촌로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국적을 초월한 인도주의적 실천이 유골 발견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가져왔다. 마치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성과”라고 평가하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한일 양국은 서로 손을 맞잡고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음종은 한국불교계에 관심도 촉구했다. 법명 스님은 “부처님께서 차별하지 않고 중생을 구제하셨듯, 우리 모두 그 가르침을 좇아 바른 일에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희생자 전체의 유골 수습이라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불자들께서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고 시민들께서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후원과 관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