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불교, 산사에서 일상으로
8월 7~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부산국제불교박람회’는 올해도 불교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를 이어갔다. 단청 시연, 사찰음식 체험, 명상 프로그램, 불교 굿즈, 환경 캠페인 등 전시장 곳곳은 전통과 현대가 겹겹이 어우러져 마치 산사를 거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은은한 나무 향, 구수한 사찰음식 냄새, 명상 공간의 고요함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의 ‘마음굴림’ 부스에서는 4일간 800여 명이 ‘근본에 연결하기’, ‘감정 되돌려놓기’ 등의 주제를 선택해 호흡과 성찰을 경험했다. 선명상 체험존에서는 소리 명상과 싱잉볼이 깊은 이완과 정화를 이끌었다. 한 참가자는 “마치 방전된 배터리가 다시 충전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찰음식전에는 범어사, 황련사, 혜원정사, 홍법사 등 지역 대표 사찰들이 참여해 제철 식재료와 수행자의 마음이 깃든 사찰음식 체험과 발우공양 시연 등을 펼쳤다. “먹는 것이 곧 수행”이라는 메시지는 음식과 마음공부의 관계를 다시금 일깨웠다.
MZ세대들의 발걸음을 붙은 것은 ‘불교코어(Buddhism-core)’ 감성을 담은 굿즈였다. ‘무소유’, ‘비움’, ‘명상’ 등 불교의 철학적 메시지는 마음챙김과 힐링, 자기돌봄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과 맞닿아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수리보살’ 업사이클링 캠페인도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폐자원 재활용과 환경 퀴즈 등에 많은 이들이 호응했고, 불교가 환경과 사회 문제에서도 실천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불교박람회는 사찰에 머물던 수행이 거리로, 가정으로, 그리고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수행이 환경·문화·예술·공동체와 결합할 때 불교는 더 넓은 세상과 대화할 수 있다. 체험 속에 오간 미소와 대화는 그 첫걸음이었다.
이제 그 걸음을 일상에서 이어가야 한다. 매일의 삶 속 작은 실천이 모여 큰 길이 되고, 그 길 위에서 불교의 지혜는 살아 숨 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