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Weekly 선명상] 31. 감정 다스리기

감정 살펴 평상심을 유지하라 감정 상하면 시비 본질 사라지고  남는 것은 상처뿐…‘평상심’ 중요 평상심, 감정 소용돌이 탈피 단초 기도·명상, 평상심 유지에 효과

2025-08-14     진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오늘의 명상]
하늘 젖으니 산 비 내리고
산천초목 방울방울 내 친구 되었네.
어제의 흰 구름 옛 벗 되어 그리울재
하늘 말린 햇살들이 반가이 미소 짓네.

지구의 한쪽이 밝으면 반대쪽은 어둡습니다. 태양은 그대로 있으나, 지구가 스스로 움직임으로 낮과 밤이 교차합니다. 우리의 본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본래의 마음은 그대로 있지만,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좋고 나쁜 감정이 생겨납니다.

상대를 탓하거나 남을 원망하는 것은 태양을 탓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모습에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다 좋거나 다 나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맑은 하늘이 비를 내릴 수 없고, 어제의 구름이 있으므로 오늘의 햇살이 비출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과 감정도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여러 시시비비에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시비비는 모두 우리 마음의 움직임에서 비롯됩니다. 내 마음이 평화롭다면, 그 어떤 시비도 단순한 인연과 인과의 모습으로 보일 뿐, 감정이 상하거나 불편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대화나 토론, 심지어 스포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을 먼저 드러내면 평정심을 잃게 됩니다. 이로 인해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고, 경기를 이길 수 없으며, 자신의 마음만 상하게 됩니다.

대개 옳고 그름은 대화로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상하게 되면 시시비비의 본질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상처뿐입니다. 나중에는 본말이 전도되어 감정만 오가게 되고, 모두의 마음을 다치게 됩니다.

항상 나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인과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도록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해야 합니다. 평상심은 우리를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게 하고, 삶을 더욱 평화롭게 만듭니다.

좋고 나쁜 감정이 서로 충돌하거나, 반대로 서로 마음이 잘 맞는 순간들은 모두 인과의 결과입니다. 좋은 마음의 인과가 나타날 때는 서로가 의기투합하여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반대로 좋지 않은 마음의 인과가 나타날 때는 사소한 일에도 서로 충돌하여 마음이 상합니다.

이러한 순간에는, “지금 내 마음의 인과가 나타난 것이다”라고 자각하며 감정을 추스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감정을 바로 다스리는 능력은 우리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세상의 모습은 이쪽 모습과 저쪽 모습이 조화를 이루듯, 우리의 마음도 상반되는 감정이 오가며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므로 시시비비의 감정으로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기도와 명상은 우리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오늘 하루도 내 안의 감정을 살피고,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하며, 세상의 모든 모습을 조화롭게 바라보는 연습을 해 보십시오.

해당 삽화는 진우 스님의 선명상 게송을 생성형 AI에 입력해 제작됐습니다.

[오늘의 명상]
푸른 하늘 흰 구름 나의 벗이요
맑은 바람 밝은 달은 정다운 이웃일세.
기러기와 함께 한 이 하늘 멀다 걱정 않고
한강물 마신 이 물 깊다 원망 않네.

나를 둘러싼 자연은 나의 벗이자 이웃입니다. 하늘을 나는 기러기는 멀리 떠나도 걱정하지 않으며, 한강물을 마신 사람은 물이 깊다고 원망하지 않습니다.

흰구름과 먹구름, 맑은 바람과 센 바람, 구름 가린 달과 밝게 비친 달, 기러기와 한강물 모두가 나의 이웃이듯, 나와 인연 있는 사람들 또한 자연 만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흰구름 같은 사람은 좋고, 먹구름 같은 사람은 나쁘다며 구분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대상을 쉽게 구분합니다. 농사를 짓는 농부는 흙과 함께 생활하며 깨끗하지 못한 환경에서 지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농부에게는 편리함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거름으로 인분을 만지기도 하지만, 그리 역겨워하지 않습니다. 반면, 옆에 지나가는 사람은 이를 힘겨워하며 비위를 상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누가 더 편한 마음일까요?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은데, 오히려 옆 사람이 마음이 더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환경 자체와는 상관없이 각자의 업식(業識)이 따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내가 상대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업(自業)·동업(同業)·공업(共業)에 의해 한치의 오차 없이 원인과 결과의 인과에 따라 움직입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으니 마음 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가올 일은 아직 당도하지 않았으니 미리 염려하며 마음 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상의 삶은 원인과 결과에 의해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꿈속의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며 느끼는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원인과 결과의 완벽한 인과적 인연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고유의 법칙을 깨고 인과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우리는 늘 마음을 살피며 그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연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듯, 나와 인연된 사람들을 대하는 마음도 그러해야 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도와 명상은 이러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도 자연을 바라보듯, 나와 인연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내 마음을 관조하고 편안함을 유지하는 하루를 만들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