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태극기' 원본, 덕수궁서 만난다

국가유산청, 광복 80주년 기념 ‘빛을 담은 항일유산’ 특별전 덕수궁 돈덕전서 10월12일까지 ​​​​​​​‘환수’ 안중근 유묵 등 110점 전시

2025-08-11     신중일 기자
10월 12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특별전 ‘빛을 담은 항일유산’에서  전시되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를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관사 태극기' 원본을 비롯한 항일유산 110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덕수궁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8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에서 근대기 항일 독립유산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조명하는 특별전 ‘빛을 담은 항일유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시는 개항기부터 대한제국·일제강점기·광복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를 담은 항일 독립유산이 품고 있는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자주구국의 유산’ △‘민중함성의 유산’ △‘민족수호의 유산’ △‘조국광복의 유산’ △‘환국의 유산’ 총 5부로 구성된다.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

전시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태극기 배지의 원본이자,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인 보물 ‘서울 진관사 태극기’를 비롯해 110여 점의 항일유산들이 대중에게 선보여진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인 칠성각(七星閣)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내부 불단(佛壇) 안쪽 벽체에서 발견됐다. 당시 태극기에 보자기처럼 싸인 독립신문 류 19점이 함께 발견됐다.

진관사 태극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 의지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왼쪽 윗부분 끝자락이 불에 타 손상됐고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어 만세운동 당시 혹은 그 이후 현장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전시에 앞서 진관사 태극기 등의 전시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이와 함께 2024년 7월 일본에서 환수한 의병장들의 결사항전 기록으로, 의병을 체포하고 서신을 강탈했던 일제의 의병 탄압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말 의병 관련 문서’를 비롯해 △지난 4월 개인소장자가 경매를 통해 환수해 온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 △대한제국 주미공사 이범진의 외교일기인 국가등록문화유산 ‘미사일록’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편찬한 역사서인 ‘한일관계사료집’ 등이 처음으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앞서 지난 8월 5일 국가유산청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차주영 배우와 함께 특별전 전시 유물을 소개하는 ‘빛을 담은 항일유산’ 영상을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해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 한국어 해설자로 참여한 차주영 배우는 이번 특별전 전시 유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음성 해설(오디오 도슨트)로도 참여해 국내외의 관람객들이 항일유산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전시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특별전을 전국 곳곳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8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부산 근현대역사관, 광주 역사민속박물관, 울산박물관, 목포근대역사관 등 총 4개의 지역 박물관에도 전시부스를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덕수궁 돈덕전 아카이브실에서 이번 특별전과 연계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8월 14일에는 ‘항일독립운동과 문화유산’을 주제로 학술 발표회(세미나)가 개최되며, ‘빛을 담은 항일유산 전시를 말하다’(8월 15일 황선익 국민대 교수)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그리고 광복에 미친 영향’(8월 16일 최태성 한국사 강사)을 주제로 한 대중강연도 진행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일제의 강압과 억압 속에서도 독립을 위해 싸운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항일유산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이자 정신이며 우리 국민의 정체성으로 미래세대에 계승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특별전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광복 80주년을 기념하고, 광복의 참된 의미와 항일유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