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 스님의 강의] 30. 또 다른 무의행법(無依行法) 열 가지
선정 이루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일
본고(本考)에서는 또 다른 열 가지 무의행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역시 선정을 이루려는 중요한 대목으로, 해서는 안 될 일에 집착하는 것 등을 논하고 있습니다.
대범천아, 무의행법(無依行法)에 또 열 가지 법이 있다. 선정을 닦는 이가 이 중에 한 가지만을 따르더라도 삼매를 이룰 수 없고, 설사 이루었더라도 곧 잃고 만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① 사업을 즐겨 집착함
② 담론을 즐겨 집착함
③ 잠자기를 즐겨 집착함
④ (이익을) 구해 경영을 즐겨 집착함
⑤ 고운 빛깔을 즐겨 집착함
⑥ 아름다운 소리를 즐겨 집착함
⑦ 좋은 냄새를 즐겨 집착함
⑧ 좋은 맛을 즐겨 집착함
⑨ 연한 촉감을 즐겨 집착함
⑩ 심사(尋伺: 대충하는 것과 자세히 하는 마음 작용)를 즐겨 집착함
그때, 세존께서 ‘아야교진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허락하여, 아란야에서 선정을 닦는 비구에게는 최상의 방과 침구와 음식을 대어 주고 일체의 승사(교단의 사무)를 면제해 주리라. 왜냐하면 선정을 닦는 이로서 필수품이 모자라면, 나쁜 마음을 일으켜 삼매를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무간지옥에 떨어져 참기 어려운 큰 고통을 받기 때문이니라.
만일 선정을 닦는 이가 온갖 필수품을 다 갖추었으면, 이루지 못한 삼매도 이룰 수 있고, 이미 이룬 삼매도 끝내 잃지 않는다. 따라서 일체의 악법이나 나쁜 마음도 일으키지 않아 천상에 왕생하여 열반을 증득하느니라.”
이러한 말씀은 우리 인간들이 오욕칠정의 끈질김에서 떨어지기 어려움을 잘 아시고, 그것들의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말씀인 것으로, 이전의 십무의행보다 지금 것은 육근(六根)에의 집착을 경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선정을 닦는 이로서 삼매를 이루지 못했으면,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잠자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시끄러움을 멀리 떠나고 욕심을 줄여 만족할 줄 알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야 한다. 일체의 탐욕과 분노의 괴로움 … 질투, 거짓말 … 일체 세간의 오락, 방탕 등을 다 버려야 하느니라. … 이렇게 수행한 사람은 사천왕, 전륜왕등의 찬탄과 보시와 백 천 나유타의 공양을 받을 것이며, 아직 선정을 얻지 못한 자도 이러한 보시와 공양을 받을 것이다. 하물며 삼매를 얻은 사람이야 어떻겠느냐?”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선정을 닦으면 미혹을 잘 끊나니, 다른 업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네. 그러므로 선정을 닦는 이가 존귀하니, 지혜로운 이는 그에게 공양하라.”
출가 공덕의 칭양(出家 功德의 稱揚), 이 부분은 출가하는 이의 공덕을 칭송하며, 비록 그가 계율을 깨트리더라도 열 가지 공덕이 있음을 주장하고, <지장십륜경>의 중요한 관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때 천장 대범천왕이 사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불법 안에서 출가한 이를 저 찰제리나 대신이나 재상 등이, 매로 때리거나 감옥에 가두거나 꾸짖거나 사지를 찢거나 혹은 목숨을 끊는 일을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여, 저 유정들이 내 법 안에서 출가하여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었으면, 계율을 지키거나 깨트리거나 혹은 계율이 아주 없더라도 일체의 하늘, 사람, 아수라 등이 세속의 바른 법에 의한다 할지라도, 그를 때리거나 감옥에 가두거나 꾸짖거나 사지를 찢거나 그 목숨을 끊지 못하느니라. 하물며 비법(非法)에 의해서이겠느냐.”
“왜냐하면 계율을 지키고 법을 많이 들은[聞] 이는 제외하더라도, 나의 법 안에서 출가한 이로서 계율을 깨트리고 온갖 악법을 행하며, 속은 다 썩은 달팽이나 소라와 같으며,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을 자칭하고 범행(梵行)이 아님에도 범행이라 자칭하며, 항상 번뇌 때문에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이런 계율을 깨트린 나쁜 비구라도, 일체의 하늘, 용, 야차, 건달바 … 인비인 등에게 무량한 공덕보배의 복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말씀은 계율을 깨트리고 악행을 한 비구라도 하늘, 용, 야차, 건달바 … 인비인 등에게 무량한 공덕보배의 복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때리거나 목숨을 빼앗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출가한 공덕을 칭찬하심과 동시에, 썩은 달팽이와 같은 그러한 악한 비구라도 우황과 같이 귀하게 쓸 수 있는 말씀은 그만큼이나 ‘출가의 공덕’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편에는 계율을 깨트린 비구라도, 그 형상을 보는 일반 유정들은 열 가지 훌륭한 생각을 내어 무량한 공덕보배의 무더기를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