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 스님의 강의] 29. 제3권 무의행품(無依行品, 의지함이 없는 행) 제3의 1 

십악 업륜 떠나  국토 안온 얻음 설해

2025-07-25     법공 스님/ 경주 송림사 주지

먼저 이 품의 요약을 말씀드리면, 부처님께 올리는 천장대범의 질문에 2종의 무의행법의 악행(惡行)을 나타내 이러한 악행 중 하나만 있어도 선정을 이룰 수가 없으며, 삼승(三乘)을 이룰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출가에 대해 십종승상(十種勝想)을 지을 것을 설하며, 파계승도 청정한 외도보다는 낫고, 국왕 대신이라 할지라도 (僧의) 비리(非理)를 침해하지 말 것을 주장하며, 오무간죄(五無間罪), 사근본죄(四根本罪), 방삼보죄(謗三寶罪, 삼보를 비방한 죄) (법과 사람에 대한 2종에 대해) 등의 11종을 범함은 불제자가 아니며, 타무간업(墮無間業, 무간업에 떨어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파리의 질문에, 악행 비구에 대한 속인의 기가(譏呵, 꾸짖음)에 관한 십비법(十非法), 십비인(十非人)을 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장은 말세구제의 본원(本願)에 의해 말세의 십악륜(十惡輪)을 설하고 국왕 대신 등 악 비구를 수호하며, 도리어 정중(淨衆, 청정승가)을 뇌해(惱害)하며, 지계(持戒)의 비구를 훼매(毁罵, 욕하고 꾸짖는)하는 등 타무간업의 비법(非法)을 열거하며 파계나 무계를 막론하고 비구를 욕해(辱害, 욕보이고 해롭게 함)해서는 안 된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타라(陀羅) 등과 같은 찰제리(귀족)·보상(輔相, 재상)·바라문·거사 등 진선(眞善)들과 대조해(상왕나찰象王羅刹 등 가사袈裟를 존중하는 인연을 들어) 파계승을 해함을 꾸짖음을 훈계하고, 찰제리, 전타라 등의 십륜 죄를 들고 있습니다. 

또 진선(眞善, 착한)의 국왕·대신· 바라문·거사·장자가 불법과 비구를 보호하는 것은 자연히 십악 업륜을 떠나 국토 안온을 얻는 것을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천장 대범천의 발문(天藏 大梵天 發問): 
그때 모임에 천장(天藏)이라는 대범천이 있었는데, 그는 제 십지에 머물러 보살마하살의 덕을 갖춘 이로 부처님께 예배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공덕의 창고며 슬기의 바다시여, … 저희는 목마르게 바라나이다. 뛰어난 법의 맛과 최상의 진리의 맛을 모두가 듣기를 바라나이다.”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셨고, 천장은 “예, 세존님”하고 게송으로 여쭈었습니다. 

“예리한 슬기로 선정을 닦는 이는 안주해 방일하지 않나니, 최고 진리에 머무르기 위해서입니까? 생사(生死)에 의지하기 위해서입니까?” 

“주야(晝夜)로 법의 뜻을 정진해 익히고 외우나니, 번뇌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입니까? 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입니까? 용맹스레 정근해 복 짓는 것은 열반으로 나가기 위해서입니까? 생사 속에 처하면서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입니까?” 

“총명한 찰제리(귀족)가 십왕륜(十王輪)을 성취함은, 생사 속에 잠기기 위해서입니까? 불과에 오르기 위해서입니까? 잡념의 마음은 조복하기 어려워 온갖 번뇌의 원인이니, 무엇으로 깨끗이 하여 정(定), 복(福), 송(誦)의 업을 닦겠나이까?”

그때 부처님께서는 천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착한이여, 너는 좋은 변재(辯才)로써 그 뜻을 묻는구나. 너는 모든 행에서 원만함과 수많은 부처님 밑에서 삼업을 닦아 바른 법을 흥성케 하고 삼보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였다. 그런데 무량한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그런 깊은 뜻을 다시 나에게 묻는구나.”

무의행대기별법(無依行大記別法): 
“천장이여, 큰 기별법(記別法, 부처를 인가하는 예언)이 있는데, 무의행(無依行)이라 한다. 과거 모든 부처님도 유정들을 성숙시키기 위해, 생사의 법을 싫어해 떠나게 하기 위해, 삼승을 닦는 이가 빨리 원만하게 일승(一乘)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 이 무의행이라는 큰 기별법을 설명하시고 거기에 주지(住持)하셨느니라. … 현재 시방 부처님도 … 미래 시방 부처님도 ….”

“무의행이라는 큰 기별법을 설명하시고 거기에 안주하셨느니라. 너는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여라. 너를 위해 분별 해설하리라.” 

천장은 “예, 세존님. 듣고자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