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스님의 Weekly 선명상] 29. 탐냄 성냄 내려놓으니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내 마음에 즐거움이 있다면 괴로움 동반될 수밖에 없어 불교 가르침 잘 이해하려면 인과의 법칙 먼저 깨달아야 선명상 통해 탐진치 내려놓길

2025-07-25     진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해당 콘텐츠는 조계종 미디어 홍보실 후원으로 불교AI음악 크리에이터 곰딴이 제작했습니다. 

[오늘의 명상]

마음에 욕심 차 있을 때에는
세월 흐르는 소리 들리지 않더니
탐냄 성냄 내려놓으니
새벽이슬 맺히는 소리 희안(喜安)하게 들려오네.

얼마 전 강의에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불교의 핵심을 간명하고 쉽게 전하려 노력했지만, 나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깊은 회의감과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명상의 글과 덧붙이는 설명 또한 혹시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물론 불법(佛法)을 배우고자 하는 불자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첫째, 가르침을 전달하는 방식이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반성합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알려 주려는 욕심이 지나쳤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둘째, 불교를 비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 장벽으로 느껴졌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선악(善惡)을 분별하지 말고,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떠나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불의(不義)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해답입니다. 사람은 즐겁고 기쁘며 행복하기 위해 살아갑니다. 하지만 마음의 구조상 한 가지 감정만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즐거움이 있으면 괴로움도 함께 나타납니다. 큰 행복이 있다면 큰 불행이 뒤따릅니다. 이것을 소위 업(業)이라 하며, 인과(因果)라고 부릅니다.

<화엄경>에서는 이를 차생고피생(此生故彼生), 차멸고피멸(此滅故彼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생기면 저것이 생기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멸한다는 뜻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면, 이 인과의 법칙을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내 마음에 즐거움이 있다면 괴로움도 동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선악과 정의, 불의가 보인다는 것은 내 마음에 이미 그 두 가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것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마음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두 마음을 모두 떠나라고 가르치십니다. 끊임없이 윤회(輪廻)하는 고리를 끊고,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현실에서 불의한 상황을 마주한다면,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십시오. 다만 그 과정에서 감정을 얹지 않고,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아야 합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감정이나 집착을 내려놓고 행동하라는 뜻입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 수행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길러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좌선과 명상을 통해 마음의 본성을 깨닫고 탐진치(貪嗔痴)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요한 마음으로 지체 없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자유자재(自由自在)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한 걸음 멈추어 내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지금 내가 무엇에 얽매이고 있는지,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를 살펴보며 내 마음의 고요를 되찾아 보십시오.

오늘 하루도 탐진치를 내려놓고, 인과의 흐름 속에서 마음의 고요를 유지해 보십시오. 그 속에서 우리는 본래의 평화를 되찾고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삽화는 진우 스님의 선명상 게송을 생성형 AI에게 입력해 제작됐습니다.​

 

[오늘의 명상]

도(道)가 높아지면 마(魔)가 성(盛)하고
좋은 일에도 걸림이 많아지는 법,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는 반드시 고비가 생기니
마음을 깨치는 일이야 말해서 무엇 하리요.

도고마성(道高魔盛),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습니다. 거울이 맑을수록 티끌이 더 잘 보이고, 마음이 청명할수록 미세한 번뇌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좋은 일에는 반드시 방해가 생겨나고, 큰일을 성취하는 데에는 수많은 장애가 따릅니다.

이러한 장애는 당연한 것이니, 일일이 마음 쓰지 않고 오로지 목표를 향해 정진(精進)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은 상대적인 인과관계로 얽혀 있습니다. 희생 없는 성취가 없고, 노력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마음을 깨치는 일보다 더 큰일은 없습니다. 욕심이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인과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고, 윤회의 사슬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번뇌로 인한 고통을 없애는 길은 마음을 깨치는 것뿐입니다.

마음을 깨친다는 것은 탐심(貪心), 성냄[嗔], 망상(妄想)의 티끌조차 없는 경지입니다. 바로 성불(成佛)의 자리입니다. 마음을 깨치기 위해서는 수억겁에 걸쳐 쌓인 업장(業障)을 모두 멸(滅)해야 합니다. 작은 욕심, 물질, 건강, 목숨, 집착, 미련까지도 내려놓는 무소유(無所有)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를 소유하면 하나의 고통이 따르고, 열 개를 소유하면 열 개의 고통이 따라옵니다. 이는 인과의 법칙입니다. 업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모든 소유를 내려놓고 자유로워지는 길밖에 없습니다.

마음을 깨달을수록 삼독심(三毒心)은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끊임없이 마음을 흔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성찰하며 경계하고, 기도와 참회를 통해 극복해야 합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성불의 목적지에 닿게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고요를 유지하며,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기도와 좌선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 수행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수행을 돕기 위해 놓음(방하착) 선명상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놓음 명상은 우리가 움켜쥐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늘도 놓음 명상을 통해 삼독심을 잠재우고, 인과의 흐름 속에서 자유로운 마음을 경험해 보십시오.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본래의 평화를 찾고, 성불에 가까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