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종, 개산조 태허 조사 열반 46주기 다례재
“포교·교육 헌신한 근대불교 선각자” 관음종 창종 60주년도 함께 기려 조계산 선암사서 7월 18일 엄수
대한불교관음종(종정 홍파 스님, 총무원장 법명 스님)은 개산조이자 한국 근대불교의 대표적인 선각자인 태허 대조사(太虛大祖師)의 열반 46주기를 맞아 추모 다례재를 봉행했다.
이번 다례재는 관음종 창종 6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7월 18일 조계산 태고총림 선암사 만세루에서 봉행된 법회에는 종정 홍파 스님과 총무원장 법명 스님을 비롯한 종단 스님들,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 전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주지 승범 스님과 신도 등 사부대중 300여 명이 동참했다.
법회는 삼보례, 개경게, 여래수량품 독송 등 불교의식에 이어 태허 스님 행장 소개, 축원, 법어, 추도사, 인사말, 종사영반 순으로 봉행됐다.
태허 스님(1904~1979)은 포교와 교육, 사회참여를 실천한 선각자로, 근대 한국불교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태허 스님은 1919년 경성예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경동전문학교에서 근대 학문을 수학했으며, 1928년 낙산 묘각사에서 수행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 상해 법정사에서 구법 행을 이어갔고, 귀국 후 묘각사 주지로 활동하며 교육과 포교에 정진했다.
1950년대에는 승려 교육제도 개선과 어린이 백일장 개최 등 대중 포교에 앞장섰으며, 1958년부터는 종로 탑골공원 등지에서 거리설법을 이어가며 ‘대중 속의 불교’를 실천했다. 또한 초대 선시(禪詩) 강사로 위촉돼 수행과 문학의 접목에도 힘썼다.
종정 홍파 스님은 법어에서 “우리는 저 태양과 달에 비하면 하룻밤 자고 가는 과객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부처님 인연법으로 만난 오늘의 자리가 얼마나 숭고하고 고귀한지 깊이 새겨야 한다”고 설했다. 이어 “태허 스님의 인연법이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법명 스님은 추도사에서 “스님은 전란 속에서도 결코 편한 길을 택하지 않으셨으며, 거리에서 대중을 향해 법을 설하며 시대의 고통에 응답하셨다”며 “그 뜻을 잇는 것은 단순한 전통의 계승이 아니라 오늘의 실천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은 “다례재에 많은 대중이 동참해 감사드리며, 이 인연공덕으로 자비광명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전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태허 스님은 조선불교에서 종정을 역임한 큰 어른으로, 법화사상과 대중친화적 전법정신을 관음종 후학들이 깊이 새겨 계승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선암사 주지 승범 스님은 “근현대 불교 쇠퇴기에 샛별처럼 등장한 태허 큰스님은 경전 속 진리를 현실로 이끈 개산조로서, 오늘날 관음종의 정신적 뿌리가 되셨다”며 “이번 다례재를 통해 스님의 종지종풍이 더욱 깊이 뿌리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