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아이들 위한 불서부터 만들어야 

2025-07-11     배희정 객원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 학생들의 연간 독서량은 36권으로, 이 중 종이책과 전자책이 34권을 차지했다. 

종이책에서 주로 읽는 분야는 소설(동화)이 41.8%로 가장 많았고, 그림책, 과학·기술·컴퓨터, 취미·오락·여행·건강 순이었으나 종교 분야는 찾을 수 없었다. 전자책에서도 종교 분야는 상위 응답에 없었고, 오디오북에서만 철학·사상·종교 분야가 포함됐으나 이마저도 4.1%에 불과했다. 

이는 미래 세대가 이미 불교에서 멀어진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문제는 ‘왜 안 읽느냐’가 아니라, ‘읽을 만한 책은 있느냐’이다. 신간만 해도, 최근 6개월간 발간된 국내 불교 관련 어린이·청소년 도서는 교보문고 판매 기준 10권이 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한국사 관련 전집을 제외하면, 단행본은 2권 남짓이다. 아이들이 줄고 있는 현실에서 ‘미래 세대를 양성하자’는 교계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책 발간은 저조한 실정이다. 

어린이·청소년 불교책 발간의 활성화를 위해 불교계가 취해야 할 해답은 학생들의 독서 장애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을 읽은 학생의 경우,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가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고, ‘책 이외의 매체 이용’,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다른 여가·취미 활동을 해서’, ‘책 읽기가 재미없어서’가 뒤를 이었다. 

결국, 불교계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책의 발간과 독서 습관을 돕는 포교법 개발, 여가·취미를 이끄는 다양한 컨텐츠 개발 등을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7월 9일 현재 교보문고 종교 부문 베스트셀러 1위부터 20위까지 상위권을 모두 기독교 서적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불교계는 미래 세대를 양성하기 위해 어린이·청소년 불서 발간과 이를 장려할 지원 제도 마련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왜 안 읽느냐고 탓하기에 앞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읽을 책을 먼저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