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환생 존속 발표에 티베트는 환영, 中은 반발
7월 2일, 제도 존속 공식 발표에 전세계 단체들 환영 입장 줄이어 7월 5일, 90세 축하 대규모 법회 세계 외신들 앞다퉈 특별 보도도
지난 7월 2일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인 달라이라마가 자신의 환생 제도에 대해 “제도를 존속할 것”이라고 공식 성명을 발표한 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반응들이 일고 있다. 티베트 불교권의 사회와 각 단체들은 환영 입장을 밝힌데 반해,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 성명을 발표했다. 7월 5일에는 달라이라마의 세수 90세를 축하하는 대규모 기념 법회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봉행되는 등 기념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달라이라마를 둘러싼 각계의 반응에 대해 세계 여러 외신들이 앞다퉈 특별 보도하고 있다.
앞서 달라이라마 사무국은 7월 2일 달라이라마가 직접 성명서를 낭독하며 “달라이라마 제도를 존속할 것이며 달라이라마 재단만이 미래 환생을 인정하는 유일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티베트 불교권에 속한 여러 국가와 전세계의 단체들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달라이라마는 앞서 여러 차례 달라이라마 제도를 폐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으나, 이번 성명에서 밝혔듯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제도를 존속키로 결정했다. 특히 발표가 이루어진 시기, 인도 다람살라에서 제15차 티베트 종교지도자 대표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해당 발표 직후 회의에 참석한 티베트 불교 각 종단의 종정들과 불교단체의 대표들은 환생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악의적 간섭을 거부하며,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특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 티베트 망명정부 내각은 “(달라이라마 제도의 지속) 발표는 티베트와 티베트 대중의 종교적, 문화적, 언어적, 그리고 국가적 정체성의 지속성에 대한 확고한 확신을 나타낸다”며 달라이라마의 발표에 무한한 감사를 표하는 공식성명을 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달라이라마의 발표에 대해 즉각 반발에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달라이라마나 판첸라마와 같은 고위 라마의 환생자는 반드시 금병추첨으로 선택돼야 하고,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한다”고 반박했다.
금병추첨은 청나라 때 중국황실의 권유로 도입된 달라이라마 선출 제도 중 하나다. 금항아리 안에 환생 후보자들의 이름을 넣어 제비뽑기 식으로 선출하는 방법인데, 현 달라이라마는 금병추첨을 거치지 않고 선출돼 티베트 정부의 승인으로 확정됐다. 중국불교협회 역시 “역대 달라이라마는 모두 중앙정부로부터 칭호를 받았으며 이것이 달라이라마의 칭호의 종교적 지위와 역사적 정통성의 근원”이라며 “중앙정부가 환생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으며 이는 결코 14대 달라이라마의 개인적 재량에 따를 수 없다”는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반박에 대해 티베트 불교 권위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연구자는 “동북아시아에서 흔히 이루어지던 책봉제도에 대한 전형적인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며 “이러한 논리라면 중국 황제의 책봉을 받던 당시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현대에도 완전히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아야한다”고 일축했다.
티베트 학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종교적인 전후맥락은 삭제하고 오직 중국 황제가 금병추첨을 도입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지극히 정치적인 이유라고 반박하고 있다. 더욱이 13대 달라이라마는 국민당 정권이 수립됨에 따라 전통적인 중국 황실이나 새로운 국민당 정부의 관리 및 간섭을 모두 거부한다는 공식 발표를 낸 바 있다.
박영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