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명상은 삶의 방식입니다 

2025-07-04     하성미/부산주재기자

부산 송정해수욕장에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서퍼들이 파도를 타는 동안 그 옆에서는 시민들과 군 장병, 청년들이 눈을 감은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2025 부산 글로벌 명상 문화 페스티벌’의 개막 현장이다.

문화예술사단법인 쿠무다(이사장 주석 스님) 부산명상협회가 주최한 이 페스티벌은 명상을 도심 한가운데,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낸 기획이었다. 이 행사는 명상이 더 이상 특정 장소나 일부 수행자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줬다. 

서핑과 명상은 닮아 있다. 파도가 멈추지 않듯, 삶의 흐름 또한 통제할 수는 없다. 다만 그 흐름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힘. 그 기술이 서핑이고, 명상이다. 
주석 스님이 “호흡 하나로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변이라는 열린 공간, 바다라는 역동적 배경 속에서 시민들은 정적인 수행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명상 체험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연결’되도록 조계종 미래본부의 ‘하루 5분 선명상’ 캠페인을 함께 펼치며 ‘생활 속 명상 실천법’을 제시하고 명상이 일회성이 아닌 습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한 점도 눈에 띈다. 명상은 더 이상 나이와 종교, 환경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장병들에게 “졸림조차 고통이 될 수 있지만 억지로 참기보다 ‘잠깐 멈춤’으로 다스리는 것이 수행의 길”이라는 주석 스님의 말은 오늘날 청년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응답이기도 했다.

명상은 더 이상 ‘비워내는 고요함’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혼잡한 삶 속에서 멈출 수 있는 용기, 지속 가능한 마음의 중심 찾기에 가깝다. 이번 행사가 보여 준 것은 그런 명상의 본질이 어떤 특정한 공간에 국한되지 않으며, 오히려 삶의 현장에서 실현돼야 한다는 점이었다.

한여름의 해변에서, 파도 소리 위에 얹힌 호흡 하나가 던진 메시지. 명상은 단지 수행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자 일상의 태도임을 확인했다.